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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30109 - 여행 27일차(산티아고 - 마드리드)

정말 여행의 시작

미리 어제 짐을 싸놓아서 아침에는 별로 짐을쌀게 없었다. 문제는 어제저녁에 잠깐 그친것 같던비가 아침에 일어나니 다시 내리고 있었다. 주방에가서 마지막으로 내 먹을꺼를 먹으면서 음식물 정리까지 마치고 가방을 가지고 알베르게를 나섰다. 공항버스를 타는곳도 어제 한번 미리가봤고 대략 시간대를 알아서 맞춰서 비를 맞으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산티아고 대성당을 눈에 담으며 버스정류장앞에서 일단 비를 피할만한곳에 가방을 놓고 기다렸다. 한 20분정도 기다렸을까? 원래는 버스가 와야할 시간인데 도대체 오질 않았다. 버스가 한대 오긴했지만 공항에서 이곳으로 오는 버스였는지 기사아저씨가 안태워준다. 혹시나해서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중에 왠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것 같은사람 한명을 잡아서 여기가 버스타는곳이 맞냐고 물어봤더니 맞다고한다. 일단은 계속 기다려보기로했다. 그리고 5분정도 더 기다렸더니 공항버스로 보이는 버스가 한대 정류장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아까 길을 물어봤던분도 그걸보더니 저게 맞다고 저거타고 가면 된다고 말을해준다. 짐을 버스 아래에 싣고 드디어 버스에 탑승했다.

 

공항에서의 2시간

겨우겨우 공항버스를타고 이제야 한숨 돌리면서 버스창가자리에 앉아서 산티아고 풍경을 바라보았다. 기차역도 들렸다가고 이곳저곳 들렸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타지는 않았다. 공항은 시외곽에 위치해있었는데 그렇게 멀리 떨어진건 아니라서 시내를 구석구석 돌고 공항으로 향했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니 체크인까지는 약 2시간정도 남아있었다. 내가 너무 서둘러서 출발한걸까? 공항에서 코드를 꽂을만한 곳을 찾았는데 마땅히 보이지도않고 일단은 천천히 공항을 둘러보았다. 작은 공항이라서 둘러보는데 그리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딱히 특별한것도 없었고. 밖에 나가서 공항 외부도 조금 둘러보았는데 산속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그냥 외딴곳에 공항만 하나 덜렁있었다. 그나저나 날씨가 안좋아서 비행기가 연착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카운터에서 수속도 못해서 빈둥빈둥대며 시간을 보내다가 바로 수속하러 갔다. 사람들이 미리 줄서있어서 조금 늦게 줄서긴했지만 그래도 뭐 이정도면 나쁘지않다. 마드리드까지는 라이언에어를 이용하기로했는데 저가항공이라 수속하는게 굉장히 까다로웠다. 가방크기제한이나 무게제한에 특히 민감했는데 그래서그런지 공항줄 한쪽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각자 다들 가방을 신경써서 준비하긴 했는데 그래도 수속하면서 무게를 재보았더니 무료기준치인 10kg이 넘어서 그런지 한쪽에서 가방을열고 다시 정리를 하고있었다. 나도 혹시 10kg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9.5kg정도가 되었다. 내가 인천에서 수속했을때 10kg이 조금 넘었었는데 순례길을 걸으며 입었던옷도 버리고 짐이 조금 줄어든게 있어서 10kg이 안넘은것같다. 미리 조금 무거운건 가지고 탈 가방에 옮겨담기도했었고. 이제 수속도 마치고 비행기가 뜨기전까진 정말 할게없었다.

 

시작부터 불안한 비행

게이트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기다리다가 슬슬 한두명씩 사람들이 줄을서길래 나도 따라서 섰다. 어차피 수속할때 자리배정은 받아서 선착순은 아니지만 그래도 빨리앉는게 좋으니까. 그런데 줄을서면서 참 신기한 광경을 보았다. 우리가 타야할 게이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방금 도착한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내렸나보다. 보통 탑승게이트쪽에선 사람들이 안내리는데 어찌된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작은공항이라 게이트가 모잘라서 그런거려니 하고 넘어갔다. 문제는 그다음부터. 조금 시간이 지나더니 탑승을 시작했다. 방금 사람들이 내렸던 그 비행기를 우리가 그대로 탔다. 잠깐의 시간동안 간단한 청소정도만 했나보다. 이게뭔일이래? 비행기가 무슨 버스도아니고 사람들이 내린다음에 정리조금하고 바로타는건지... 내 목숨과도 직결되는 문제라서 순간 혼란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안탄다고 할수도없고 그냥 마음을 놓기로했다.

짧은구간이라 창가자리에 자리를잡았다. 수속할때 창가자리 있으면 달라고해서 창가자리를 받았는데 사람들이 짐을 얼마나 가지고탔는지 윗쪽에 짐을 놓을 공간이 부족해서 그거 정리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히드로에서 리스본으로 넘어갈때와 비슷한 비행기 크기였긴했지만 그땐 그래도 영국항공이었고 지금은 라이언에어라 사실 조금 불안불안했는데 다행히 이륙은 성공적이었다. 뭐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영국항공과 별 다를게 없었다. 기내에서 음식먹을때 돈내는거 말고는 딱히뭐.. 이런저런 홍보 팜플렛도 나눠주고 자리에도 팜플렛이 있었다. 나는 창가자리에 앉아서 창가만 계속 쳐다보았다. 구름위로 올라가니 역시 하늘의 날씨는 맑다. 방금 전까지 비가오던 풍경은 사라지고 햇빛이 강렬했다. 어느정도 쳐다보다가 딱히 특별한것도없고 노트를 조금 만지작거리다 잠이들었다.

금새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착륙도 성공적으로 했다. 살짝 구름이 끼긴했지만 비는 안내려서 날씨는 산티아고보다 좋았다. 자기네들도 무사히 도착한게 신나는지 '빰빠라밤~' 하면서 무사도착을 자축했다. 그러면서 우리 비행기는 예상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단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봤더니 애초에 비행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놓고 왠만하면 일정보다 일찍 도착해서 저렇게 자축을 한다고하더니 진짜였다. 무사히 도착해서 짐을 찾은뒤 일단 숙소로 향했다.

 

또 숙소찾는데 해매다

공항에서 지하철을타고 일단 숙소가 있는 안톤마틴(Anton martin)역에서 내렸다. 문제는 여기서 숙소가 어딨는질 모른다. 이전에 리스본에서 한번 헤맨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가이드북에도 표시하고 주소도 알고 길도 미리 구글스트리트뷰로 확인까지했다. 역에서 나와서 맞는길로 나온뒤 혹시몰라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한번 더 물어보고 길을 걸어가는데 도대체 숙소가 안나온다. 이렇게 까지 역에서 멀지는 않았는데... 걷다가 다시 지도를보고 와이파이잡아서 구글지도로 확인해보니 완전 반대로왔다. 순간 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져서 어떻게할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다시 안톤마틴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한번 천천히 지도를 확인하고 지금까지 갔던길과 반대편으로 향했다. 길을 얼마 안걸어서 드디어 내가 묵을 숙소를 발견했다.

내가 오늘부터 2일간 묵을 숙소는 No Name City Hostel이었다. 이름이 없는 호스텔이라니 참 이름도 특이하다. 일층에서 보증금을내고 키를 받은뒤 방을 배정받았다. 예전에 여기 썼던 사람이 3층은 방에서 와이파이가 잘 잡히지 않으니 2층으로 방을 달라고 부탁하라고 했었는데 그걸 깜박하고 그냥 호스텔 찾은게 기뻐서 키를받고 3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서 자리에 짐을풀고 앉았더니 그 말이 바로 생각났다. 여기서 다시 말해서 방을 옮기기도 귀찮고 복도나 1층에선 잘 잡히니 그냥 군말없이 이곳에서 지내기로했다.

 

프라도미술관 나들이

짐을풀고 잠시 쉬다가 오늘은 프라도 미술관으로 가기로했다.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한게 4시무렵이어서 딱히 오늘 뭔가 하기도 뭐하고 마드리드내 주요 미술관들이 저녁 6시부터 무료로 야간개장을 한다고해서 그걸 보기로했다. 어차피 미술이나 예술에 큰 조예가 있는것도 아니고 봐도 잘 모르는데다 그런 미술작품 보는것보다 동네 골목길을 한발자국이라도 더 걷는게 나에게는 훨씬 좋았다.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봐봤자 큰 감흥도 없을것같고. 일단은 대략의 위치만잡고 골목길로 돌아다녔다. 이제 슬슬 문을 닫는 가게들도 많았다.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벌써부터 골목 가게들은 정리를 하는것같다. 천천히 걸어서 골목길을 돌아다니니 어느새 프라도 미술관이 나왔다. 미술관을 들어가는데 공항처럼 간단한 스캔도하고 검사를 받았다.

 일단 간단하게 팜플렛을 살펴보니 고야(Goya)라는 작가의 작품이 대표적으로 많은것 같았다. 그외에도 미술책과 인터넷으로만 보던 많은 작품들도 있는것 같았다. 일단은 1층부터 돌아보기로 하고 천천히 돌아봤다. 약 2시간정도 구경할 시간이 있었는데 작품수도 많고 크기도 큰 미술관이라 눈으로 담으면서 관심가는 작품은 조금 천천히 둘러보았다.

 

스페인에서 우연한 만남

미술관을 둘러보다가 지하 1층으로 향했다. 지하에도 작품들이 있었는데 한참을 둘러보다가 길을 걷는데 저 멀리서 갑자기 눈에 들어온 한국인이 있었다. 원래 걸을때 주위 사람들을 잘 안둘러보는 편인데 미술관이라 그땐 다른 사람들도 좀 둘러봤다. 어차피 작품이 있는곳에는 다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러다가 에이 설마하면서 천천히 다가갔다. 그사람도 날 보고 서로 눈이마주쳤는데 역시 맞다싶었다

"어!!!"

"어!! 용우야"

"와 준희형??"

"우와 어떻게 여기서 만나냐"

"그러게요 형 왜 스페인에 있어요?"

"나 방학이라 잠깐 여행하려고 왔는데.. 진짜 어떻게 여기서 만나지?"

이렇게 대학교 선배와 머나먼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지하1층에서 우연히 만났다.

 

내일 여행도 같이

대학선배인 준희형은 노르웨이에서 교환학생을 하고있었다. 여행을 할 당시에는 페이스북에 외국친구들에게 잘 걷고있다고 보고아닌 보고를 하려고 걸으면서 계속 걷는 루트를 남기고 있었다. 그래서 준희형도 내가 유럽에 온건 알고있었고 나도 교환학생을 하고있는걸 알고있었다. 그래서 유럽에 있는 아는사람을 만나려고 했는데 북유럽은 내 일정에 없어서 그냥 생각도 안하고있었다. 그러다가 여기서 만나다니! 옆에 한 여자분도 있었는데 중학교때였나 친구라고한다. 그런데 그 둘도 서로 아는 친구가 있어서 어찌저찌하다가 만났다고했다. 아무튼 여기서 이렇게 만날줄이야 너무 반가워서 말도안된다고 서로 신기해했다. 준희형도 자기가 신기한일이 많이 있었는데 여기서 날 만난게 제일 신기한일이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있던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래서 셋이 같이 돌아다니며 미술관 구경을 하다가 폐장시간이 다가와서 일단은 미술관에서 나왔다.

다들 저녁을 안먹어서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그 같이다니는 누나가 자기가 블로그에서 찾은 맛집이 있다며 그곳으로 가자고한다. 역시 이런건 여자들을 따라갈수가없다. 셋이 도착한 음식점은 가격도 싸고 맛있고 양도많았다. 밥 먹으면서도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갈 바르셀로나 정보도 얻고 서로 갔었던곳 이야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셋다 여행스타일이 비슷했다. 이곳찍고 저곳찍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스타일이었다. 어차피 마드리드에대한 정보는 가이드북밖에 없는데다가 딱히 마드리드란 도시가 여행지가 많은 도시는 아니어서 내일 둘이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나도 같이 껴서 돌아다니기로했다. 밥을먹고 밤10시쯤됐을까? 내일을 기약하며 각자 호스텔로 돌아갔다.

스페인에서 이런 우연한 만남이 있을줄은 몰랐다. 그래서 또 이전까지 있었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아직 유럽에 온지 한달도 안되었는데 이 짧은 시간동안 정말 말도안되는 일들도 기억에 많이남는 일들도 많았다. 지금까지 여행을 온걸 한 순간도 후회를 해본적이 없었다. 앞으로 남은시간에 또 어떤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참 잊을수 없는 경험을 하게되었다. 내일은 또 어떤일이 펼쳐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