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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30126 - 여행 44일차(파리 - 인터라켄)

파리를 떠나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 파리에서 일정이 조금 빠듯한 느낌도 있고 아쉬웠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떠냐야지. 우리가 쓰던방이 4인실이었는데 같이 쓰는 사람은 여자2명이었다. 뭘하는지 얼굴도 볼수 없었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떠날준비를 하니까 그떄서야 자는 모습을 볼수있었다. 짐을 챙기고 아침은 일단 기차에서 먹기위해 다른 쇼핑백에 담아만 두었다. 친구가 옷을살때 받았던 커다란 쇼핑백에 먹을 양식과 내짐을 넣고 내가 들고다녔다. 얼마나 무거운지 나중에는 점점 짜증이났지만 그래도 뭐 어쩔수없지. 그런데 어제까지 잘 쓰던 넥워머가 사라졌다. 이제 정말 추운곳으로 향하는데 넥워머가 없으니 큰일이다. 두꺼운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넥워머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엄청나게 큰데.. 갑자기 사라져서 찾아봤지만 도대체 없다. 일단은 기차시간에 늦지 않기위해 서둘러 방을 나섰다. 새벽의 파리거리는 우리나라처럼 고요했다. 어느 나라나 새벽풍경은 참 비슷하다. 새벽에 일어나는게 힘들지만 새벽풍경은 참 기분이 좋다. 그렇게 스위스로 넘어갈 준비를 마쳤다.

 

스위스행 떼제베 탑승

역으로 가서 바로 스위스로 가는 떼제베에 탑승했다. 스위스로 들어가는길은 여러개가 있지만 그중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길은 파리에서 베른으로 향하는 길이다. 하지만 늦게 예매한탓에 베른가는 티켓을 못구해서 어쩔수없이 로잔행 티켓을 구매했다. 베른에서 인터라켄으로 향하기 전에 베른을 좀 구경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 그래서 올림픽의 도시인 로잔으로 향했다. 스위스 로잔에는 IOC라고 불리는 올림픽 위원회가 있다. 그래서 올림픽의 도시로 불리기도 하는데 시간이 많이나면 박물관도 구경하고 주변을 좀 둘러보려 했지만 기차 시간표를 보니 그냥 역에서 가만히 있어야 할것 같았다. 떼제베를 타고 오랫만에 유레일패스 개시를 하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긴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지 몇시간동안 앉아있으니 할 이야기도 없었다. 전날 스마트폰에 라디오도 몇개 담고 동영상하고 책도담았지만 그걸 계속보는것도 힘들었다. 일단 일행이 있으니 조금은 마음놓고 잤다. 이제부터 사실상 진짜 기차여행의 시작인데 역시 기차여행은 재밌지만 지루한면이 없지않아 있다.

 

스위스 도착

자다가 일어나니 주변에는 눈으로 뒤덮여있었다. 아직은 스위스로 넘어가기 전이지만 국경에 가까워오니 설원이 펼쳐져있는게 스위스에 가까워졌다는걸 새삼 느낄수가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로잔. 내려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기 전까지 그냥 가만히 있었다. 참새를 구경하며 플랫폼에 앉아있었다. 지루하게. 어디 돌아다닐까 하고 지도를 봤지만 볼만한곳은 조금 멀리 떨어져있고 뭔가 움직이기도 귀찮았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인터라켄행 열차를 타고 드디어 본격적인 스위스 여행이 시작되었다. 가는동안 잠을 하나도 안자고 창문만 열심히 바라봤다. 로잔에서 인터라켄까지 가는 철도길이 이른바 '골든 패스 라인'이라고 불리며 엄청난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로잔쪽에 있는 호수도 지나고 산도 지나는데 원래 최초의 계획은 제네바에 도착해서 로잔까지는 유람선을타고 로잔에서부터 열차를 타는거였지만 겨울시즌이라 유람선을 탈수가 없었다. 스위스에서 유람선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실패. 아름다운 산맥들과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인터라켄까지 향했다. 그냥 풍경 자체가 계속 눈을뗄수가 없게 만들었다. 무언가를 보는것이 아니라 그냥 스위스 자체가 무언가였다.

 

인터라켄(Interlaken)의 축제

인터라켄에서 내려서 바로 숙소로 향했다. 스위스 여행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리는곳인 인터라켄은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열차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다. 겨울이라 그나마 사람이 없었는데 숙소도 어떻게 하다보니 싼곳을 선택했다. 숙소로 향하는데 낯익은 한글들이 많이 보인다. 자전거대여, 행글라이더탑승. 한국인들이 확실히 많이 오긴 오나보다. 숙소에 점점 가까워지는데 뭔가 시끄러워서 보니 무슨 축제를 하는것 같았다. 각자 분장을 하고 악기 연주를 하고있었는데 일단 축제를 보다가 그래도 짐부터 내려놓는것이 우선인것 같아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처음엔 호텔로 되어있어서 깜짝놀랐는데 보니까 호텔을 하면서 몇몇방에 침대를 여러개놓고 호스텔처럼 운영하고 있었다. 체크인을하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시설이 장난아니다. 2층침대가 6개있는 6인실이었지만 지금 들어온사람은 우리 둘 뿐. 방상태도 굉장히 깨끗하고 좋은데다가 티비도있고 침대빼고는 그냥 호텔방이었다. 둘이서 만족하면서 소리지르고 밖을 쳐다봤더니 퍼레이드를 하고있었다. 일단은 짐을 간단하게 풀고 축제를 즐기기위해 나갔다. 갑작스런 축제인데 자주하는건지는 몰라도 어쨌든 축제는 즐겁다. 악기연주를 들여면서 따라가니 왠 공터에 다들 모였다. 그리고는 또다시 연주를 하면서 맥주와 소세지를 먹으며 왁자지껄하게 떠들었다. 사실 혼자면 몇몇사람한테 말이라도 걸어보겠지만 둘이다보니 둘이서만 이야기했다. 나중에도 계속 이야기하겠지만 이점은 둘이라는게 참 아쉽다. 뭐 둘이있는데 그냥 말걸면 되지라는 생각도 있지만 혼자있을때보다 오히려 더 안걸게 된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유럽에서 첫번째 라면

오늘 저녁은 드디어 라면으로 정했다. 일단 추운데왔고 라면좀 먹어야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통해 결정. 친구가 한국에서 오면서 라면을 6개 가져왔는데 나름 비상식량으로 정말 먹고싶을때만 먹기로 했다. 드디어 오늘 첫 라면을 먹을 차례. 그전에 인터라켄을 한바퀴 둘러보면서 동네산책을 했다. 근처에 큰 마트가 멀리 떨어져 있기도했고 내일 가기위해 역을 미리 가볼겸사겸사 돌아다녔다. 인터라켄은 크지는 않은 동네지만 역이 동쪽, 서쪽 2개가 있었다. 그래서 역을 잘 확인해야하는데 내일 티틀리스 산으로 가기위해선 동쪽에서 타야했기때문에 미리 답사를 갔다. 마을 한켠에는 엄청나게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보니까 근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한 사람들이 내려오는 착륙지점이 그 공터였다. 뱅글뱅글 돌면서 내려오는데 군대있을때 탔던 낙하산이 생각났다. 그때 하늘에서 보던 광주의 풍경보다 스위스 인터라켄의 풍경은 차원이 다르겠지? 패러글라이딩은 못하고 근처의 산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내가 생각하던 스위스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그곳. 기대를 많이했지만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또 하나의 특이한점은 거의 100m 정도마다 애완견 대변처리용 비닐봉지가 있었다. 산책시키고 볼일을보면 치우라고 마련해 둔것같은데 괜히 선진국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에 도착해서 내일 먹을것까지 한 10유로정도의 장을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드디어 라면 개시! 스위스에서 먹는 신라면은 그냥 라면하고 똑같았다 다를것이 없었다. 하지만 오랫만에 맛보는 이 얼큰한맛이 너무나 맛있었다. 그동안 잠시 쉬었던 혀를 자극해주는 느낌. 정말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먹어버렸다. 군대에서 먹은 뽀글이보다 어찌보면 더 맛있는 느낌이다.

 

스위스 에서 만난 싸이

배를 채우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향하면서 제발 아무도 안오길 바랬는데 역시! 아무도 안왔다. 둘이 엄청 좋아하면서 뭘 볼까하면서 티비를 넘겼다. 어차피 볼껀 없지만 지금이 축구시즌이라 어디든 축구채널 하나는 하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유럽와서 정말 오랫만에 티비를 보는건데 참 좋았던점은 같은 유럽이기 때문에 저녁먹는 시간에 축구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맨날 한국에선 새벽에 잠도못자고 축구를 보는데 정시에 축구를 보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깨달았다. 축구를 보면서 맥주를 먹다가 또 채널을 돌리는데 갑자기 싸이가 나온다. 뭔가싶어서 계속봤더니 지금 파리에서 무슨 음악 시상식을 하는데 싸이가 상을 받았던것이다. 순간 저기가 오늘 아침까지 우리가 있던 그 파리맞지? 하면서 계속봤다. 싸이가 유럽에서 상을받고 실시간 생중계를 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소름이 돋았다. 그전에 포르투갈의 작은 시골의 마트에서 울려퍼지는 강남스타일을 들었을때보다 더 소름돋았다. 그렇게 싸이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사진....photo/12-13 유럽여행....Europe] - 130126 - 여행 44일차(파리 - 인터라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