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순례길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산티아고에 도착하는날..
하룻밤 묵었던 폰테세수레스(Pontecesures) 알베르게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날씨가 흐린게 별로다..
폰테세수레스에서 패드론(Padron)으로 향하는 다리
패드론 초입에 들어서자 마을 장터가 열렸다
오늘이 일요일이었는데 주말마다 장터가 열리는것 같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이제 막 장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풍경은 여느 장터와 비슷한 분위기
패드론 대성당
앞에 보이는 문이 입구가 아니라 옆문인데
일요일인걸 모르게 아무생각없이 열었다가 미사에 방해만 주었다
너무 놀라서 조심히 문을닫고 한쪽에 가서 쭈그려 앉아있었다
패드론 알베르게쪽
보이는건 패드론 수도원이고 그 옆에 알베르게가 있다
패드론까지는 은진누나와 같이걷고
누나는 버스를 타고 산티아고로 가기로했다.
산티아고에서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마지막으로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한창 공사중이었던 구간
그런데 이곳역시 주말이라 공사를 쉬는것 같았다
중간에 그냥 마을 골목길을 지나가는 코스가 있었다
강옆 둑방길도 밭을 지나가는길도 좋지만
그 동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볼수있는 골목길이 제일 정겹고 좋다
잠시 철로 옆길을 걸으며 혹시 기차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내가 걷는 동안에는 기차가 지나가지는 않았다
중간에 산티아고 대성당과 비슷한 모양의 교회가 있었다
쉬는데 정신없어서 사진도 못찍고
안찍은걸 깜빡하고 걷다가 뒤를 돌아서 찍었다
몇걸음 안되지만 차마 다시 되돌아가서 사진을 찍고싶지는 않았다
카미노 루트를 안내하는 표지판
뒤에 흰천으로 가려진게 왠지 거리와 방향을 표시하는 비석같았다
아마 공사중이어서 가려놓고 임시우회로를 표시한게 아닐까?
평소같으면 모험삼아 가봤을지도 모르지만 마지막날이라 자제하기로했다.
갑자기 마을 언덕을 오르는길
락카칠을 한거봐서는 임시길이 맞는것같다
숲길을 잠시 내려가자
다시 카미노 비석을 만났다
이때 내가 내려온길 말고 다른길을 만나서 합류를했는데
왠지 느낌이 그 길이 원래 카미노 루트같았다
공사때문인지 비때문에 땅이 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살표 머리가 사라져버린 길..
오히려 이런 큰개들이 별로 짖지않고
작은개만 열심히 짖는다
이제는 국도를 걷는길이라 미리 나오는 경고문
잠시 국도를 끼고 걸었는데 차가 많이 다니지는 않았다
포르투갈길에서 산티아고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 알베르게가 있는 테오(Teo)
알베르게 표지는 있었지만 루트에서 살짝 벗어난 길이라 보지는 못했다
전체적으로 마을이 큰마을이 아니라 길가에 집들이 모여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왠지 큰 마을이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괜히 실망했다
산 중턱에 뜬금없이 위치했던 풋살장
누가 이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시스템 자체가 너무 부러웠다
문에 조가비 마크가 인상적이었던 집
이제 10km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10km도 안남았다!!!!
군데군데 이렇게 눈이 남아있었다
내가 포르투에 머물때 이베리아반도 북서쪽지역에 눈이 내렸다고 했는데
그 눈이 아직 녹지 않았나보다
이곳에서도 간간히 파티마 표시를 만날수가 있었다
드디어 저곳이 산티아고구나!!!!
대도시인건 알았지만 그래도 성당이 안보일줄은 몰랐다
걸으며 계속 찾아보면서 걸었는데 결국 못찾았다
마지막에 만나서 그런지 인상적이었던 문구
Forever...
아마 순례길을 걸었다고해서 그게 그냥 끝은 아닌것같다
단순히 걷기위한 하나의 목적을 제시한게 산티아고 대성당이라는 목적지일뿐
도착했다고해서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 도착도 안했는데 괜히 감격스러워 지고있다
드디어 산티아고로 진입
아직 초입도 들어가지는 않았다
점심 부페가 9.99유로라 인상적이여서 찍었다
나중에 여기서 밥먹어야지란 생각을 했는데
사실 대성당과 너무 멀어서 포기
산티아고 중심지로 점점 들어가면서 걷는데 도저히 대성당은 보이지도 않았다
언제 나타날까 생각하면서 묵묵히 화살표와 지도만 보면서 걷고있었는데
저 멀리서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자마자 가이드북과 노트10.1을 가방에 집어넣고
무조건 성당만 바라보며 그냥 걷기 시작했다
그쪽으로 점점 다가가면 만날수가 있겠지..
노란색 화살표는 그저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을뿐
그걸 따라가는게 정답은 아니여서 그냥 내 발길 가는데로 걸었다
드디어 이 순례길의 마지막 화살표와 만났다
이 코너만 돌면 대성당을 만난다
드디어 마주하게된 산티아고 대성당!!!
걷는건 약 2주반정도 걸었지만
중간중간 쉬고 여행하느라 3주가량 걸린것같다.
근데 사실 대성당을보고 벅차거나 그런 감동이 없었다
참 희안한게 10km도 안남은 그 지점부터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했다
그동안 걸은 길부터 참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그러고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자
"끝났다"
라는 생각말고는 크게 드는 생각은 없었다
멍하니 광장에 앉아서 대성당을 바라보다가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텅빈 성당내부...
사실 가방을 메고 이곳을 돌아다니기에는 내 모습도 그렇지만
사실 힘들어서 빨리 가방을 놓고 나중에 구경하기로하고
잠시 앉아서 무사히 도착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돌아섰다
성당에서 나와서 한 순례자에게 순례증 발급사무소를 물어보고
기념사진을 찍어달라길래 찍어주고 나도 한컷 찍었다
대성당 뒷편
순례증을 발급받으려고 돌아다녔는데
씨에스타 때문인지 문을 열지 않았었다
한시간가량 헤메다가 그냥 나중에 받기로하고
일단은 숙소로 돌아가기로했다
그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은진누나가 미리 말을해준 알베르게로 가서 은진누나와 다시 만났다
다행히 주소는 모르고 어느쪽이라고 이야기만 들었는데
한번에 잘 찾아서 들어갔다.
씻고 정말 마음편히 누워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연초라서 아직은 분위기를 내고있었다
펍에들어가서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마시면서 은진누나와 이야기를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저녁의 산티아고 대성당의 모습
시간시간 매번 볼때마다 성당이 풍기는 모습들이 참 달랐다
은진누나와 말없이 야간의 성당의 모습을 바라보며 숙소로 돌아왔다.
드디어 순례길이 끝났다
신자라서 걷는걷도 뭐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열심히 걸었다
그냥 예전부터 걷고싶었고 그래서 걸은것 뿐이었다
도착을 했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보다는
그동안 걸으면서 겪었던 일들과 과정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았다
아마 그런것 때문에 길을 걷는게 아닐까?
오늘 걸은 길
폰테세수레스(Pontecesures) - 산티아고(Santiago)
Today : 27.4km
Total : 38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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