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살아본 아파트는 장미아파트가 유일했다
하지만 그 시대의 아파트가 그랬듯이
어쩌면 더 가까운 이웃들로 구성된 공간이었다
물론 지금도 아파트가 삭막한 공간은 아니겠지만
추억보정이 들어가도 그 시절의 아파트는 정말 마을 그 자체였다
아파트에서 기억나는 이웃이 그리 많지않다
내가 살던곳이 4동인가 5동인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3층 끝집이었기에 304호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동네에 간간히 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할머니와 친분있는 다른분들과 안면은 있었겠지만
내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없다
먼저 건너편에 살던 선생님부부
아마 그시절에 맞벌이보단 외벌이 확률이 높았을테니
아주머니는 그냥 주부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저씨는 근처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지금은 양원역이 들어서있는 송곡여고 선생님
담당하는 분야는 모르겠다 나도 선생님인것만 알고있었기 때문에
바로 앞집이라 친분도 많았고 나도 가끔 집에 놀러갔었다
만약 정년까지 그 고등학교에 계셨다면 교장선생님까진 하시지 않았을까?
그리고 바로 아랫집 목사님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지나가며 인사했던 기억만 얼핏 나는 정도이다
하지만 늘 그시절 이야기를 하면 목사님 이야기가 빠지지않는다
5~7살까지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미친놈이었는데
정말로 단 한번도 시끄럽다고 올라온적이 없다고한다
옛날 아파트가 최근보다는 층간소음이 덜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절대 없을수가 없을텐데....
정말 목사님이 아니었으면 넌 큰일났을꺼라며 이야기를 하도들어서
밑에집은 목사님이었다는걸 절대 까먹지는 않을것이다
그리고 윗집 할머니와 손자
아마도 할머니가 맞을꺼다
나보다 1살어린 꼬마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와 비슷한 또래의 할머니가 계셨다
내 기억엔 할아버지는 기억이 없다
비슷한 또래라서 가끔 올라가서 놀고 우리집에서도 놀고 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그애의 집에 있었던 컴퓨터
우리집에도 고모때문에 컴퓨터가 있긴 했지만 그게뭐야? 정도였고
무슨 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윗집 할머니네로 놀러가서 그 동생과 컴퓨터를 했다
심지어 당시 최신(?)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린세스메이커2를 유딩들이 즐겼다
지금와서 생각하는데 프린세스메이커 1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내가 기억하는건 프린세스메이커를 확실히 즐겼었고
그중에서 무사수행하며 몬스터같은걸 잡으며 탐험하는걸 제일 좋아했다
2가 가장 유명했기때문에 당연히 2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1에도 무사수행이 있었고 그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1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이 났다
아무튼 그렇게 윗집 동생과 프린세스메이커를 즐기며 노느라 저녁먹을때나 되서 집에간적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누군지는 모르지만 동네 형
도대체 어디사는지도 모르고 이름도 얼굴도 전혀 기억이 안난다
다만 확실한건 같은 아파트사는 1살많은 동네 형이 있었다
밖에서도 많이 놀았지만 할머니네집에서 노는걸 제일 자주했다
그중 가장 자주하던 놀이는 지하철놀이
길어진김에 다음에는 지하철 놀이를 써봐야겠다.
그외에도 아파트 입구에 슈퍼아줌마아저씨
할아버지와 같이 일하시는 경비아저씨들
정말 아주 잠깐 다녔던 피아노학원 선생님
기타등등 이상하게 그시절 기억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다
심지어 생각할수록 선명해지는 기억들도 있다
물론 진짜 사실인지 왜곡된 기억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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