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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26 - 여행 13일차(포르투, 와이너리 투어)

가방부터 고치자

아침에 일어나서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었다. 어제부터 아침이란걸 제대로 먹는것같다. 메뉴는 리스본에서 묶었던 아침과 비슷하지만 잼의 종류가 더 많아서 좋았다. 특히 나중에 보니 그날 남은 빵같은건 주방에 따뜻하게 보관하면서 누구나 먹을수 있게 되어있어서 좋았다. 일단은 어제 망가진 가방을 고쳐야하는데 리셉션에 물어보니 근처에 구두수선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아마 해줄꺼라는 이야기를 했다. 밥도먹고 기운도 차렸고 가방을 들고 언덕을 살짝 오르자 구두집이 나왔다. 그곳에 들어가서 혹시 가방수선이 되냐고 물으니 이곳은 구두를 파는곳이고 그 위에 수선집이 있으니까 가라는 식으로 바디랭귀지를 했다. 역시 이제는 뭐만해도 다 알아들을수 있다. 조금 더 올라가니 구두수선집이 있었다. 가방을 보여주면서 들이대니까 고쳐달라는 식의 바디랭귀지를 또 보여주신다. 그래서 맞다고 하고 잠시만 기다리란다. 뭔가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수제로 하는 미싱도있고 한쪽에서는 구두를 만들기도하고 고치고 광내고. 마치 구두공장에 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방이 뜯어진건 어쩔수없고 그 덕분에 또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생각을 하면서 한참을 구경했다. 한 20분정도 뜯고 고치고 했을까? 오히려 더 튼튼한 가방이 완성되었다. 수리비는 고작 3유로. 정말 고맙다면서 인사를하고 다시 호스텔로 향했다.

 

일단 포르투 대성당으로

가방을 다시 숙소에 가져다놓고 간단하게 짐을 꾸리고 길을 나섰다. 일단 포르투까지 기차를 타고왔으니 가장 먼저 무사히 왔다고 대성당에 보고를 해야할것같아서 성당부터 가기로했다. 숙소에서 조금 걸으니 바로 대성당이 나왔다. 어제 저녁에 걸었던 상벤투역도 지나고 안개를 헤치며 걸었더니 금방 대성당이 나온다. 안개에 쌓여있는 성당의 모습을보니 신비로운 모습도 보인다. 가장 먼저 기마상이 나를 반겨준다. 입구가 앞쪽이 아니라 옆쪽이라 대성당을 끼고 돌았더니 드디어 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앞모습을 언뜻 보면 리스본 대성당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런데 뭔가 더욱더 웅장해 보인다. 옆에 수도원같은 건물도 같이있었는데 아마 그것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오랫만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는 노란색 화살표도 만났다. 덤으로 파티마로 향하는 파란색 화살표까지...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화려하지않은 소박한 느낌이었다. 리스본대성당이나 포르투 대성당의 내부가 전체적으로 화려하지는 않고 엄숙한 느낌이랄까? 성당을 둘러보고 근처 관광안내소에서 앞으로 남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정보를 받았다. 가이드북이 있기는 하지만 혹시 내가 모를 추가정보가 있을지도 몰라서 물어보니 간단한 지도와 숙소정보가 담겨있는 프린트를 몇장 나눠주었다. 정보도 얻고 이제 본격적으로 포르투 여행을 시작하기로했다.

 

포르투 와이너리 투어

포르투 여행의 특이한점은 와이너리 투어가 있다는 점이다. 포르투 와인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보통 와인은 프랑스라고 생각을 하는데다가 아직 와인에 대한걸 잘 모르기때문에 그거도 배울겸 와이너리 투어를 해보기로했다. 무료인곳과 유료인곳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큰 차이는 없다고해서 이왕이면 조금 유명하고 무료인 테일러 와이너리 투어를 하기로했다. 워낙 양조장이 많아서 한군데 뿐만이 아니라 여러곳을 가보는것도 좋을것 같지만 나는 그냥 한군데만 가기로 결정. 드디어 도우로강과 마주했다. 에펠탑을 만든 에펠이 디자인을 했다는 동 루이 1세 다리를 건너가는데 아직은 위쪽이라 다리의 모습은 잘 안보였고 도우로강변의 모습을 보며 강을 건넜다. 포르투의 메트로는 지상에선 트램처럼 다니기도했는데 동 루이 1세 다리위쪽은 트램과 보행자만 다녔고 아랫쪽이 차가 다니는 길이었다. 강변을 보는데 아쉬운점은 안개가 너무 많이끼어서 생각보다 멋있어 보이지가 않았다. 내가 생각한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역시 겨울이라 날씨운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테일러 양조장을 향해서 걸었다.

가면서 길을 살짝 헤메느라 생각보다 늦게 도착하기는 했지만 덕분에 여러 양조장의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테일러 양조장에 도착을했다. 여러가지 언어로 투어를 했는데 영어투어가 곧있으면 시작한다길래 곧바로 신청을 했다. 그런데 기존에 알던것과는 다르게 3유로를 내라고하네? 그새 바뀌었나보다 생각을 하면서 3유로를 내고 등록을 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이트와인을 마시고 있었는데 나한테는 안준다. 한잔씩도 와인을 팔던데 다들 사먹은걸까? 곧 있으니 투어를 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와서 투어가 시작되었다.

투어의 시작은 일단 물부터 시작되었다. 와인에서 중요한것은 원료인 포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물역시 당연 중요하다고 강조를 한다. 그리고 한쪽 벽면에서 잠시 멈춘다. 엄청나게 큰 포르투 인근지역의 지도가 벽면에 걸려있었다. 사실 와이너리 투어를 오기전 다리를 건너면서 왜 포도밭이 안보이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예전에 잠깐읽었던 신의물방울 만화책에보면 포도밭이있고 양조장도 같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이곳에는 그냥 건물들밖에는 안보였다. 아무래도 발달이 되다보니까 포도는 다른곳에서 재배하나? 그런생각을 했었는데 드디어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포트와인의 포도들은 포르투가 아니라 도우로강 상류에서 재배가 된다. 그곳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1차 제작을 한뒤 수출이나 이래저래 유리한 포르투지역에서 숙성과 와인제작을 하기시작했다고한다. 그러니까 당연히 포르투 지역에서는 포도밭이 보이질 않았던것이다! 그리고 그 포도를 따서 포르투로 운반을 해야했는데 도우로강이 있으니 배를 이용해서 운반하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고한다. 문제는 아무리 그래도 거리가 거리인지라 포도가 금방 상하게 되는데 이것때문에 처음에는 포도가 상하지 않게 하기위해서 브랜디를 섞게되는데 그 덕분에 같은 와인이기는 하지만 프랑스나 스페인같은 다른지역 와인보다 도수가 높은 특징의 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테일러 가문이 포트와인의 초창기 시절부터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몇몇 회사중 하나라는 것이다. 현재는 도로도 발달되어서 그냥 트럭으로 운반하고 배로는 운반을 안하고 도우로강 주변에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위해 몇몇 배들만 강위에 묶여있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며 드디어 오크통들이 보관되어있는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크통 특유의 향과함께 수만은 통들이 우릴 반겨준다. 여기에 술이 얼마나 있는걸까. 예전에 일본을 방문했을때 맥주공장에 가본적이 있었는데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오크통들 사이를 걸으며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는데 크게 기억에 남는 설명은 없었다. 그냥 테일러 가문에 대한 자부심과 그것에 대한 설명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다른 오크통보다 유난히 큰 오크통앞에 멈추었는데 이것이 몇백년 된 오크통이라고 설명을 해주면서 그 밑에 사진을 하나 보여준다. 오크통에서 숙성을한뒤 와인을 전부 추출하면 오크통 벽면에 찌꺼기가 남게되는데 이걸 전부 제거를 해주어야한다. 그런데 신기한게 통 입구가 아이가 겨우 들어갈정도로 작은 입구인데 그곳 안을 통해서 직접 들어가서 찌꺼기를 제거했다고한다. 사람들이 전부 어떻게 들어가냐고 물었지만 자기도 모른다며 그냥 웃었다. 아무래도 통을 또 써야하니까 부시지않고 그냥 들어가서 제거를 하였나보다.

오크통도 전부 둘러보고 투어를 마친뒤 다시 출발했던 장소로 모였더니 와인이 놓여져있었다. 아까부터 설명한 포트와인 종류 3가지가 위에 놓여있었다. 단맛이 강한 루비와인, 황갈색 색이 인상적인 타니와인, 그리고 10년 된 빈티지와인 3종류가 놓여져있었다. 도수가 높으니 너무 급하게 먹어서 취하지말라는 설명과 함께 맛을 음미하면서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아까 먹지 못했던 화이트와인까지 추가로 먹었다. 드디어 포트와인을 처음 먹어봤는데 뭔가 신세계를 맛본 느낌이랄까? 기존에 먹었던 와인들은 너무 텁텁한맛이 강한것도 있었고 달다고 해서 먹었는데 단것도 잘모르겠고 그랬는데 이 포트와인은 처음 느낌이 '아 달다!'의 느낌이 강했다. 와인을 알고 먹으면 먹을수록 블랜딩을 하면 할수록 맛이 달라진다는데 일단은 포트와인의 첫 느낌은 너무 좋았다. 뭔가를 조금 알고 먹어서 그런걸까? 와인을 마시며 질문답변시간을 가졌는데 시음을 하며 판매하는 와인의 가격도 적혀있었다. 그래서 비싼건 비싼만큼 맛있냐고 물으니 아무래도 맛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병에 몇백이라 자신도 한번밖에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진짜 지금까지 먹은 와인중에 가장 맛있었다며 엄청 자랑을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루비와인이 좋았지만 10년산 와인도 엄청 맛이 좋았다. 그러면서 가장 최근 생산된것중 몇년도꺼가 맛있다고 해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는데 너무 오래되서 까먹어버렸다. 짧은시간이었지만 역시나 좋은 기억을 남기며 테일러 와이너리 투어를 마쳤다.

 

날씨가 좋아졌네?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건물에서 나오니 날씨가 너무나 화창하다. 아직 안개와 구름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이정도면 너무너무 맑은 날씨다! 갑자기 왜이런거지? 금새 기분이 좋아서 바로 도우로강변으로 내려갔다. 지나가다가 양조장 하나가 더 보이길래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아까 말로 들었던 포트와인 구분방법이나 제조방법, 설명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있어서 그것들을 보며 다시한번 와인공부를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도우로 강변으로 오니 건너편지역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리고 드디어 밑에서 보게된 동 루이 1세다리도 인상적이다. 에펠이 만들어서 그런지 어딘가 모르게 에펠탑의 느낌도 나는것같았다. 강 밑에서 언덕 위까지 이동하는 케이블카도 있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강변의 느낌은 어떨까 생각만 했다. 나에게 케이블카 탈정도의 여유는 없으니까. 아까 와인을 4잔이나 마시고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걸어서 그런지 살짝 취기가 느껴질랑 말랑 했다. 무엇보다 너무 여유로운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 걷던도중 마침 테이블이 있길래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는 어제 히카르도의 어머님이 싸주신 빵이 남아서 그것도 마지막으로 먹으면서 여유를 부렸다. 그리고 드디어 첫 엽서도 쓰기 시작했다. 몇일전 토마르에서 샀던 엽서와 펜으로 친구들에게 엽서를 썼다. 걷기 시작하면 또 못쓸것같아서 일단 부치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엽서를 써두는것이 좋을것 같았다.

어느정도 휴식을 취한뒤 다음 목적지를 정하기로했다. 일단 포르투 자체가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라서 내일 자세한 투어는 하기로하고 오늘은 FC 포르투의 홈구장을 가기로했다. 리스본에서 바빠서 벤피카 홈구장을 못가본게 얼마나 한이되던지. 오늘은 꼭 FC포르투 홈구장을 가기로했는데 지도를 보니 이 도시에 축구장이 2개나된다. 문제는 포르투의 홈구장 이름을 모른다. 검색해봐도 되겠지만 둘중 왠지 이곳일것 같은곳을 찍어서 일단 그곳으로 출발했다. 이번에는 아랫쪽에서 차와 함께 동 루이 1세 다리를 건넜다. 아침과는 다르게 맑은 하늘과 햇살이 비추는 도우로강변은 너무나 멋있다.

 

또 헛걸음

강변을 걸으며 또다시 여유를 부렸다.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아까 와인양조장이 많았던 건너편 지역과 내가 걷고있는 이 지역은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마치 강남과 강북의 차이랄까? 강남이 발달된건 어쩔수가 없는걸까? 이곳도 강남이 발달이 되어있었다. 햇볕이 비추어서 그런지 집집마다 전부 빨래가 걸려있었다. 다시금 햇볕의 소중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조금 걷다가 올라가니 볼사궁전과 또 엔리케왕자 동상을 만났다. 정말 포르투갈에서 자주 만나는 아저씨다. 지도를 보다가 그냥 가고싶은 곳이 있어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내 나름대로 그냥 워킹투어를 시작하면서 그렇게 걸었다. 정말 포르투의 골목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리스본에서 만났던 노란색 트램도 만나고 점점 언덕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조금 오래 걸었으려나 왠 체육관에 들어갔다. 아까 눈에 띄어서 저기다 싶어서 간곳이 체육관이라니. 그런데 정원이 너무나 멋있었다. 체육관은 콘서트를 하려는지 각종 장비 설치로 가득했고 주변 공원 산책을 했다. 공원에서 보는 도우로강변은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나무들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다. 신기한게 공원에도 공작이 있었다. 물도 맑고 너무 좋아서 정말 오길 잘했다면서 생각을 하며 잠시 앉아서 쉬었다가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제는 정말 홈구장으로 가야지.

중간에 가는데 레미제라블 광고판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창 레미제라블을 하던데 이곳에서도 지금 한창 하는중인가보다. 그리고 얼마안가니 왠 큰 교차로 가운데에 크나큰 동상이 하나 서있다. 꼭대기에는 날개달린 사자가 앉아있었다. 특이한 모습의 광장을 지나치면서 엄청나게 큰 건물을 지나치는데 그 앞 광장에서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하고 있었다.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공연장인지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이 볼수가 있었다. 그리고 조금 걸으니 축구장 마크가 드디어 보인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내가 아는 그런 축구장 주변 분위기가 아니다 그렇게 걸었는데 저 멀리 축구장이 뒷모습만 보인다. 아무리봐도 이건 FC포르투 홈구장이 아닌데.... 이것때문에 한 한시간정도 걸어서 왔는데 이곳이 아니라니. 너무 짜증나서 허탈하게 앉아있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인터넷을 잡아서 찾아보니 역시나 이곳이 아니다. 이곳은 포르투의 또다른 홈팀인 보아비스타FC의 홈구장이었고 FC포르투의 홈구장은 아까봤던 다른 구장이었다. 짜증나서 그냥 메트로를 타고 이동하기로하고 근처 메트로역까지 걸어갔다. 홈구장 이름은 ESRADIO DO DRAGAO 로 간단하게 말하면 용의 구장인데 그제서야 FC포르투의 상징이 용이란게 떠올랐다. 이것만 알았어도 헛걸음하지 않았을텐데.. 겨우겨우 메트로를 타고 이제야 정말 FC포르투의 홈구장으로 향했다.

 

드디어 홈구장 도착

메트로를 타고 도착하자 바로 옆에 경기장이 있었다. 이곳이 그곳이구나!! 드디어 만나는 첫번째 구장. 입구부터 FC포르투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진짜 왔구나란 느낌을 받았다. 경기장은 들어가볼수 없었지만 쇠창살 사이로 경기장을 구경하며 다녔다. 경기장은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이곳에서 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를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FC포르투 기념품샵으로 향했다. 직원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고 흔쾌히 승낙을 받고 사진을 찍으며 기념품샵 구경을 시작했다. 정말 축구팬 입장에서는 이런게 있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나중에는 인천도 이런 기념품샵을 가지길 바라면서 하나하나 상세하게 구경했다. 경기장 구경을 마치고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길래 친구에게 홈구장 사진도 보여주면서 자랑을하고 근처 콘티넨트로 향했다.

경기장 옆에 엄청 큰 쇼핑몰이 있길래 쇼핑몰 구경을 하면서 오늘 저녁 먹을꺼리를 샀다. 너무 많아서 뭘 살지 걱정할정도로 너무 많았는데 피자가 먹고싶은데 생각해보니까 호스텔에 오븐이 없었다.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오늘은 간단하게 먹기로하고 과자와 파스타를 샀다. 파스타를 사서 만들어 먹을까 그냥 렌지에 돌리면 되는걸 살까 고민했는데 아직까지는 뭔갈 해먹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오늘은 조리된걸 사기로했다. 그리고 돌아다니는데 피자헛이 있다. 특이하게 포르투갈 피자헛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조각으로도 팔길래 피자가 너무 먹고싶어서 조각피자도 하나 샀다. 유럽에와서 처음으로 먹는다는게 고작 피자헛 피자라니.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장을보고 다시 호스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다.

 

도우로 강변의 야경

저녁을 먹고 시간이 남아서 침대에 누워서 잠깐 쉬다가 야경을 보러 나가기로했다. 날씨가 좋아서 오늘 야경도 이쁠것 같았다. 사실 어제저녁에 호스텔 꼭대기에있는 전망대에서 본 포르투 야경이 너무 이뻐서 나가고 싶었지만 힘들어서 오늘 보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냥 가기는 그렇고 아까 산 과자를 하나 배낭에 넣은뒤 근처 마트에서 맥주를 한캔 샀다. 한강에서처럼 도우로 강변에서 맥주한캔과 과자를 먹어봐야지. 포르투 시내의 관광버스는 조명으로 장식을 하며 달리고 시청 앞 광장은 큰 별이 올라가있는 트리가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도우로강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그전에 상벤투역에 들려서 아줄레주 장식도 보고 정말 강변으로 향했다. 강변에서 바라본 동 루이 1세 다리는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달빛과 달무리까지. 아까 낮에와는 느낌이 너무너무 달랐다. 강변에 앉아서 맥주와 감자칩을 먹으며 자리에 앉아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주변에 나같이 먹는건 나밖에 없다. 그냥 한강을 생각하고 둔치에 앉아서 맥주한캔까고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을줄 알았는데 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은걸까? 그래도 혼자 만족하면서 기분좋게 하루저녁을 마무리했다.

 

한국사람과 두번째만남

호스텔로 돌아오니 내 침대밑에 누가 왔다. 그걸보고 그냥 누워있는데 한사람이 들어온다. 그런데 한국인인가? 싶어서 손을 봤는데 초록색 여권을 들고있다. 한국인이냐고 물으니 한국인이라고 하신다. 벨기에에서 공부를 하고있는 28살 형님이었다. 지금은 방학을 해서 친구랑 놀러가려다가 파토나서 혼자서 놀러왔다고한다. 그러면서 리셉션에서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호스텔에서 준비한 무료워킹투어가 있길래 내일은 같이 그거하자고 약속을 하고 다시 올라갔다. 어차피 나도 오늘 포르투를 제대로 둘러본게 아니라서 흔쾌히 승낙을하였다. 이렇게 또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