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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27 - 여행 14일차(포르투 워킹투어)

워킹투어 시작

어제 만났던 형과 같이 오늘은 호스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워킹투어를 하며 같이 다니기로했다. 어차피 오늘은 쉬는것처럼 지내려고 했기때문에 천천히 일어나서 여유롭게 아침을 맞이했다. 워킹투어가 10시였기때문에 씻고나서 형과 아침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스텔에서 워킹투어를 같이 출발한 사람들은 약 8명정도. 시간이 조금 지나서 워킹투어의 가이드 하시는분이 나왔었고 잠시 걸어서 시청 앞 광장에 페드로 4세 기마상앞에 모였다. 일단은 잠시 시간을 가지면서 주위에 관광객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무료 워킹투어이고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팁을 얻을수가 있기때문에 사람들을 더 모은것같다. 어느정도 사람이 모이자 각자 자기소개와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야기 해주었는데 한국인은 나와 어제만난 형, 그리고 어떤 외국인과 놀러온 여자분이 한분 계셨다. 사람마다 생각하는것도 다르고 보는 모습도 다르기때문에 뭐라고 자세히 말은 하지 않겠지만 그냥 어울리기 싫은 그런사람이었다. 결국 투어가 끝날때까지 처음에 눈인사 한번을 제외하고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투어에는 남미에서 오신분들도 있었는데 그분들은 스페인어는 했지만 영어를 못해서 양해를 구하고 가이드분이 설명을 2번을 했다. 영어로 한번 스페인어로 한번. 먼저 페드로상에서 모인 이유가 자기 이름도 페드로라면서 자신은 현재는 일을 쉬면서 그냥 무료로 워킹투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출발전에 페드로 4세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조금 해주었는데 페드로 4세가 브라질의 첫번째 왕이었다고한다. 그래서 그런지 남미국가들중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쓰는 나라가 브라질이라고 말해주었다. 간단한 역사를 말해주고 드디어 투어 출발!

 

포르투는 해리포터의 도시

포르투란 도시가 생각보다 큰 도시가 아니라서 하루정도 걸으면서 대부분의 구경을 할수있었다. 일단은 호스텔 주위부터 시작을 했는데 처음부터 계속해서 해리포터를 강조하였다. 실제로 해리포터를 지은 조앤.K.롤링이 이곳 포르투에서 지내면서 해리포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한다. 실제 학교 학생들이 입는 교복이라던지 소설 내에서 쓰인 많은 이미지들이 포르투라는 도시의 전통이랄까? 그런것들의 영향을 받았다고한다. 렐루서점을 가기전 그림을 파는 곳에서 옛날 포르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간단한 역사를 들려주고 올라가다가 만난 옷가게에서 교복을 보여주며 해리포터 이야기를 계속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렐루서점! 이 렐루서점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뽑히기도 하였으며 호그와트 기숙사의 풍경의 토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관광객이 너무나 많아서 과연 장사는 얼마나 될지가 걱정되었다. 그도 그런것이 우리들 조차 안에서 5분정도 관람하라고 이야기를듣고 관람을 했는데 수많은 사람들중 안에서 기념품이든 뭐든 산 사람은 1명뿐이 없었다. 어찌보면 그것도 서점 입장에서는 수입원이 되는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서점이라고 불리는 곳이지만 너무 아름다운탓에 책을 사러 오는 사람들보다는 그저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서점 안에서 촬영은 금지되었다. 물론 몰래몰래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긴했지만 그렇게까지해서 사진을 찍고싶지는 않아서 눈에 열심히 담았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서 2층에서 잠시 쉬기도하고, 기념으로 책을 사볼까 구경도했지만 역시나 알아볼수 있는 책도 거의 없어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1개의 성당? 2개의 성당?

렐루서점에서 조금 올라가니 한 성당이 보였다. 가이드가 잠시 멈추며 저건 1개일까? 2개일까? 라고 물어본다. 괜히 물어보는게 아니기때문에 당연히 2개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왜 그럴꺼 같냐고한다. 바티칸 규칙상 2개의 성당이 붙어서 있을수는 없는데 저 성당은 지금 2개라면서 그럼 어떻게 2개를 지을수 있었을까? 라고 또 묻는다. 단 바티칸의 규칙은 어기지 않았다고 한다. 한참을 찾았는데 아무도 못찾아서 답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성당 가운데를 자세히 보라고한다. 성당은 2개이다보니 양옆으로 하나씩 입구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 작은 문이 하나 있었다. 그게 바로 비밀이라고한다. 두 성당 사이에 마치 붙여놓은것 같지만 사실은 문을 만들어놓고 하나의 건물을 세운것이라고한다. 즉 하나같이 보이는 건물은 사실은 3개이고 그 양옆으로는 성당, 가운데는 작은 집같은것이 있었다. 뭐라고 또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것 까먹었다. 어쨌든 1개이지만 2개인것같은 성당이 핵심!

 

워킹투어만의 장점

성당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트램도 같이 구경하다가 또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떤 카페앞에 멈추었는데 이 카페가 100년도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카페라며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걷으로 보기엔 잘 모르겠지만 그 역사를 또 설명을 해주었는데 역시 까먹었다.. 핵심은 100년!! 아쉽지만 워킹투어의 특성상 들어가지는 못하고 다른 장소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또다시 계속 걸었다. 박물관 같은곳도 그냥 서서 무슨곳인지 설명을 듣고 이래저래 열심히 걸으며 움직였다. 전체적으로 어제 헤메면서 도시를 걸어서 왠만한곳은 다 둘러본데다가 여기서 설명만 듣고는 직접 들어가보지는 못하기때문에 정말 아쉬웠다. 무엇보다 포르투 영상 박물관이 있었는데 영상에 관심있는 나로써는 못알아먹어도 꼭 가고싶은 곳이었지만 역시 못가봤다. 아무래도 그냥 혼자 다닐껄 그랬나라며 잠시 후회를 하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워킹투어만의 장점이라면 장점인 현지인만 아는곳을 데려다준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알고는 있지만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곳! 저 멀리 도우로 강변이 너무나도 잘 보이는 전망대로 우릴 데려다주었다. 진짜 여기사는 사람들도 잘 모를것같은 그런곳으로 데려다 주었는데 날씨가 흐린것만 빼면 너무나도 아름답다. 같이 여행을 하는 형이 이전에 스페인의 그라나다를 가봤는데 이곳과 느낌이 비슷하다고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스페인 여자도 만났다. 현재 스페인 비고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방학이라 놀러왔다는 여대생. 비고를 안다고하니 엄청 신기해한다. 일단은 포르투갈길 중간에 비고 근처를 지나는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떄당시 박주영이 아마 셀타비고에서 뛰었던걸로 알고있다. 그래서 그런이야기를 하다가 이 여자역시 그라나다를 가봤다면서 또다시 그라나다 이야기로 넘어갔다. 나는 그라나다를 안가봤는데 이 두사람 다 추천해주길래 너무너무 가고싶었다. 이번 일정에 그라나다는 없는데...

그리고 또다른 사실을 알았다. 우리가 아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사실 하나의 도시 이름이 아니라는점. 강을 중심으로 '부다' 라는 도시와 '페스트' 라는 도시로 나뉘는데 편의상 '부다페스트'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이곳 포르투역시 어제 와이너리 투어를 갔었던 곳은 사실 포르투가 아니라 '가이아'라는 지역이라고한다. 즉 강을 중심으로 '포르투' 라는 지역과 '가이아'라는 지역으로 나뉘는데 이곳은 편의상 그냥 가이아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냥 서울안에 강남과 강북이 있을 뿐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또다른 사실을 알게되었다.

 

점심은 낯선 사람과

전망대에서 거의 투어의 마지막을 하면서 점점 도우로 강변으로 내려갔다. 그전에 다른 전망대 한곳도 들렸지만 생각보다는 뭐... 별로? 거리를 지나가는데 왠 개 한마리가 우리앞을 쪼르르 헤쳐나가더니 앞에서 적나라하게 엉덩이를 까면서 똥을눈다. 아 진짜 짜증나서 웃음밖에 안나온다. 사람들이 전부 웃으며 지나가는데 냄새는 또 왜이렇게 나는건지. 나참 개가 똥싸는 모습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기는 또 처음이다.

천천히 걸으며 도우로 강변으로 내려와서 동 루이 1세 다리 근처에서 워킹투어를 마무리했다. 이제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점심을 먹고 2차 워킹투어를 실시한다고한다. 이번에는 가이아 지역과 도우로강 주변을 위주로 한다는데 같이할꺼면 1시30분까지 이곳으로 모이기로하고 각자 헤어졌다. 헤어지기전 수고비로 각자 팁을 조금씩 주었다. 역시 무료긴 하지만 이런게 있으니까 하는거겠지? 일단 그전에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갑작스럽게 또다른 미국인 친구도 합류했다. 점심을 먹는김에 다같이 먹기로 했는데 아까 만난 스페인 여대생은 따로 가고싶은 곳이 있다면서 먼저 가버리고 나와 형, 그리고 갑작스럽게 만난 미국친구와 셋이 점심을 먹기로했다.

포르투에 왔으니 포르투만의 자랑거리인 프랑세지나를 먹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검색보다는 워킹투어 가이드에게 맛집을 물어보니 한 곳을 소개해준다. 식당 이름이 마침 '산티아고'이다. 오늘 점심은 그곳에서 먹기로하고 출발! 지도를 보며 슬슬 걷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먼 지역인데다가 살짝 길도 헤메서 한 20분정도 걸린것같다. 그렇게 걸려서 식당에 도착했더니 또 기다리란다.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가 묶는 숙소가 3유로로 엄청 싸다고 자랑을한다. 내가 묶은 숙소도 5유로 정도에 아침까지 제공해서 싼편이라고 생각했는데 3유로라니!! 그래서 시설을 물어보니 그리 좋은편은 아니라고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순번이 되어서 들어갔다. 들어가서 당연히 프랑세지나와 음료수를 시키고 진짜 맛있게 먹었다. 식빵 사이에 고기와 이런저런 것들을 넣고 맨 위에는 계란후라이를 올리고 사이드에 감자튀김을 해 놓았는데 진짜 맛있다. 생각해보니 유럽와서 맛이 없는걸 먹어본적은 없는것같다. 미국 친구는 갑자기 문자를 받더니 엄청 좋아한다. 오늘 서핑 강습을 받기로 예약을 했었는데 할수있다고 연락이 왔다고한다. 포르투 근처에 바다가있어서 그곳에서 서핑 강습을 받는단다. 밥을 먹고 친구는 서핑강습을 받는다고해서 헤어지고 다시 나와 형 둘만 걷기 시작했다.

 

포르투 최고의 전망대

사실 아까 전망좋은곳을 갔지만 포르투의 가장 최고의 전망대는 우리가 묶는 호스텔 근처의 클레리구스 성당의 탑이다. 아직도 종을 치는 이 탑은 엘리베이터도 없이 계단만 225개가 있다. 2유로의 입장료를 내고 225개의 계단을 올라가서 맞이한 포르투의 풍경은 너무 아름답다. 정말 어제 날씨 맑을때 올라가서 볼껄 너무 후회하고있다. 게다가 저 멀리 바다까지 보여서 너무 멋있었다. 만약 시간이 된다면 탑 위에서 해가지는 장면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탑위에서 한참을 구경하면서 보내다가 또다시 계단을 내려와서 옆에 있는 클레리구스 성당을 구경한뒤 어딜갈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형이 사고싶은것이 있다면서 뭘 사러 가자고한다. 포르투가 가죽이 유명해서 신발을 하나 사고싶다고한다. 시간도 많아서 천천히 걸으면서 여행을 할겸 1시간정도 떨어져있는 쇼핑몰에 걸어가기로했다. 이곳이 포르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클지는 가봐야 아는거니까..

가면서 상벤투 역에 또 들려서 아줄레주도 다시한번 구경해주고 또다시 동 루이 1세 다리를 건너며 지나가니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다. 어둑어둑해지는 거리를 지나서 드디어 쇼핑몰에 도착! 리스본에서 갔던 그곳에 비하면 작은 크기지만 그래도 꽤나 컸다. 안에서 맨먼저 목적인 구두를 구경했는데 영 맘에드는게 없는것같았다. 나는 뭐 그냥 구경온거니까. 별게 없어서 그냥 아이쇼핑만 하다가 역시 남자라면 가전제품이라며 가전제품을 구경하러 갔는데 은근히 삼성과 엘지가 많았다. 특히 세탁기, TV, 냉장고는 가장 비싸고 좋은게 삼성, 엘지였고 그중 가장 좋은 자리에 전시된건 역시 삼성제품이었다. 다시한번 삼성과 엘지의 역량을 느끼면서 지하 마트로 내려갔다.

 

포르투에서 생일파티

마트에서 오늘 저녁거리를 사기로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점심을 먹은뒤로 물 한방울로 안마시고 계속 걸었더니 너무 목이 말라서 일단 카페에 앉아서 마실것좀 마시면서 저녁을 뭘먹을지 고민했다. 나도 아직 2주밖에 안됐지만 뭔가 한국음식이 땡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저녁메뉴는 삼겹살로 결정!! 마트에 들어가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일단 야채코너로가니 오늘 저녁 한끼만 먹기는 양이 너무 많아서 일단 김치대신 파프리카 2개를 사서 씹어먹기로 결정. 그리고 햇반같은게 있어서 사려고 봤더니 쌀이 더 싸길래 쌀도사고 김치는 없지만 마늘은 있어서 마늘을 사려다가 너무 많아서 포기. 생각해보니 어제 맥주를 사러갔던 마트에서 낱개로 파는것 같아서 필요한것들은 그때 사기로했다. 소금하고 나머지 양념들도 왠만한건 호스텔에 있을것 같아서 일단 가장 중요한 고기를 사러갔다. 마침 삼겹살과 같은 부위가 있길래 그것도 한팩사고 조금 아쉬워서 수제 생 소세지도 한팩샀다. 대충 장을 보고 돌아갈때는 또 걷기가 힘들어서 메트로를 타고 이동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추가로 사야할것을 확인해보니 마늘과 양파만 있으면 되어서 그걸 사러 나갔다. 역시 낱개로 팔길래 마늘 한쪽하고 양파 조금과 후식으로 먹을 귤도 사서 다시 숙소로왔다.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할테지만 일단 바로 시작! 냄비에 밥도하고 고기도 굽고 소세지도굽고 파프리카도 씻고 양파와 마늘까지 구워놓으니 꽤 푸짐한 상차림이 되었다. 그리고 밥을 먹으려는데 옆에서 같이 요리를 하던 사람이 자신이 요리하던 까르보나라를 너무많이했다며 맛을보라며 주었다. 뜻밖의 선물도 얻고 밥을 먹으며 형과 또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은 오늘은 자신의 생일이란다. 그래서 뭔가 특별하게 보낼까 생각하다가 마침 나와 삼겹살을 먹게 된거란다. 자기도 먹고싶었다고 이야기하고. 머나먼 포르투갈에서 우연히 만난 형의 생일을 축하해주는데 내가 해준건 고작 밥 같이한것과 오늘 하루 다닌것밖에 없으니 이럴줄 알았으면 뭔가 챙겨줄껄 그랬다. 그렇게 또다른 추억을 만들고 귤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올라가서 잘 준비를 했다.

 

포르투에서 마지막밤

잠깐 형이 씻으러 간틈에 아까 까르보나라를 준 외국인과 이야기를했다. 마침 같은방이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또 나누었는데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였다. 포르투에서는 4일정도 있었는데 여기는 너무 작아서 이제는 떠나야 될것 같다고했다. 원래 자기가 요리를 하면서 지역의 음식도 맛보고 여유롭게 돌아다니는걸 좋아한단다. 나와 여행스타일이 비슷하구만! 어쩐지 오늘 아침에 우리가 호스텔에서 제공한 빵과 시리얼을 먹을때 이친구는 아침부터 고기도 굽고 계란후라이를 하면서 호화스럽게 먹었었다. 그래서 더 삼겹살이 먹고싶었던 것이었고. 그렇게 이제야 말을 해서 아쉬운 이탈리아 친구과 이야기도 하고 형과도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내일은 형이 새벽 6시에 비행기를타고 마드리드로 친구를 만나러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어차피 내일부터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 하니까. 아쉽고도 즐거웠던 포르투에서의 마지막밤을 그렇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