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129 - 여행 47일차(쾰른 - 베를린)

끝까지 별로였던 쾰른

아침에 일어나서 후딱 숙소에서 나왔다. 어차피 하룻밤만 자는거라 왠만한 짐은 가방에 있고 딱 하룻밤 잘 짐만 꺼내놨기때문에 짐싸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어제 약 30분정도 걸었으니까 오늘은 그냥 편하게 전차를 타고 역까지 이동해서 대성당을 좀더 여유롭게 보고싶어서 생각보다는 일찍 나왔다. 비가 살짝 오는 날씨였지만 그래도 우산 쓸정도는 아닌 날씨. 사실 유럽사람들이 왠만한 비에는 우산을 안쓰기도 안썼다. 원래 우산쓰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만족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선 우산을 안써도 될정도의 비라도 안쓰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억지로 쓰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그럴때는 한손에 우산을 들고 나는 우산을 있는데도 안쓴다느걸 어필하는 편이지만. 어쨌든 밖으로 나와서 전차를 타려고 승강장에 섰다. 동전은 없고 지폐밖에 없는상황. 티켓을 파는 자판기에 돈을 넣었는데 잔돈이 없다고 티켓이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왜 자꾸 안되는건가 하고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다가 자세히보니 잔돈이 없단다. 근처에 키오스크(우리나라로 치면 편의점 정도)에서 돈을 바꾸려고 했지만 주변에 안보였나 안바꿔줬었나 해서 결국 포기. 편하게 전차타고 이동하려다가 전차만 2대정도 보내고 결국 짜증나서 다시 걸어서 성당까지 이동하기로했다.

그래도 전날 한번 돌아다녀서 어느정도는 지리가 익숙해졌다. 그런데 옆에 있는 왕복8차선 도로 건너편에서 어떤 애들이 무단횡단을한다. 유럽에서 무단횡단은 그냥 일상처럼 당연시 여겨지긴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왕복 8차선에서 무단횡단을 할줄이야. 차가 별로 없긴했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침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맞으며 드디어 대성당에 도착했다.

 

쾰른 대성당(Kolner Dom)

아직 열차출발까지는 시간이 있어서 대성당을 둘러보기로했다. 어마어마한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2차 세계대전당시 주변이 다 부셔져도 성당은 무사히 살아남았다고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성당만 피해서 공격한것이 아닐까? 그렇게 성당안에 들어가서 일단 규모에 놀랐다. 밖에서 보이는 거대한 크기는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하에는 무언가 안치되어 있었는데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천천히 성당을 한바퀴 둘러보고 자리에 앉았다. 숙소에서 성당까지 오는길에 한번도 안쉬어서 이제야 앉아서 쉬는것도있고, 역시 성당은 걸어다니면서 둘러보는것보다 자리에 앉아서 분위기를 느끼는것이 가장 좋다. 처음으로 방문하는 독일의 성당인데 이상하게 낯선 느낌은 안들었다. 여러 나라의 성당을 둘러보았지만 딱히 독일 성당의 특징이라는것도 사실은 잘 못느꼈다. 뭔가 다른곳에 비해서 조금 더 투박하다고 해야할까. 그냥 독일같은 느낌은 있는데 이게 독일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냥 들은 생각인지 정말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둘이 성당에 앉아서 말없이 가만히 있다가 열차시간이 가까워지자 역으로 향했다.

 

또다시 장거리 이동

쾰른에서 다음 목적지는 베를린. ICE로 빠르게 간다지만 그래도 거리가 거리인지라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어제 이미 한번 경험한거지만 아무리봐도 이렇게 낮시간에 이동하는건 좀 아닌것같다. 쿠셋으로 야간이동을하면 다음날 씻는것도 그렇고 피곤한게 있지만 그렇다고 주간이동도 아닌것같다. 뭐 여름에는 모르겠지만 겨울에는 해가 워낙 짧아서 기차만 6시간정도타면 그냥 하루를 날린다고 보면 될정도니까. 어제 숙소는 와이파이도 안되서 기차에서 도저히 할게 없었다. 스위스에서 받아놓은 것들은 거의다 독일오면서 보고 들었기때문에 이제는 재탕. 그냥 열심히 잠을 자면서 빨리 이동하길 바라는수밖에 없었다. 창가에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기에는 왠지 모르게 여유가 없었다.

 

베를린(Berlin) 도착

드디어 베를린에 도착했다. 이상하게 예전부터 독일이 너무 가고싶었다. 그중에서도 베를린과 뮌헨이 너무 가고싶었다. 다른건 몰라도 베를린은 아무래도 베를린 장벽때문이 아닐까싶다. 불과 20여년전에 이곳은 분단국가였는데,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진 그런곳이었는데 지금은 독일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현실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통일을 바라는것도 아니고 아직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통일이 부럽다는것을 떠나서 그저 신기했다. 한편으로는 나중에 통일이 되면 이렇게 되겠구나라는걸 간접적으로 체험하기도 하는것같았고. 어쨌든 베를린 중앙역의 크기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독일의 지하철인 S-Bhan을타고 숙소가 있는곳가지 이동했다. 다행히 숙소까지는 헤메지않고 잘 찾아갔다. 그리고 숙소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시설도 분위기도 전부 너무 좋았다. 저녁을 만들어 먹기는 귀찮아서 오늘 저녁도 그냥 간단하게 해결하기로하고 일단 밖으로 나갔다. 사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어둑어둑. 저녁 9시쯤은 된것같은 느낌이었다.

일단 베를린 야경도 한번 구경하려고 겸사겸사 돌아다니기로했다. 숙소 근처에 케밥집이 있었는데 가격도 싼데 진짜 맛있었다. 저녁은 일단 케밥으로 떄우고 나중에 두번정도 더 사먹은것같다. 케밥을 먹으면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숙소에서 나오기전에 스탭에게 근처에 걸어다니면서 볼만한곳을 추천받고 지도한장들고 나섰다. 시장도 있고 아시아마켓도있고 그냥 평범한 독일 동네 풍경. 주변을 둘러보다가 일단은 S-Bhan을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TV타워(Fernsehturm)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알렉산더 광장. 이곳에서 베를린 돔까지만 구경을 하고 돌아오기로했다. 근처에 거대한 쇼핑몰도 있어서 그냥 한번 둘러보기도하고. 베를린에 우뚝솟은 남산타워라고 해야하나? 원래 우리나라의 남산타워도 사실은 방송용 타워인것처럼 모든 타워는 다 TV타워이긴하다. 딱히 이름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이드북에서 TV타워라고 했으니 그냥 TV타워로 적을수밖에. 모습은 뭔가 심플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화려하지도 않았다. 올라가볼까 했지만 그냥 눈으로 구경만하고 다음장소로 이동

 

베를린 돔(Berliner Dorm)

TV타워 근처에 베를린 돔이라는곳이 있었다. 베를린 대성당정도가 맞을까 모르겠지만 베를린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 야경도 굉장히 멋있어서 안에한번 들어가보려고했지만 이미 입장시간이 지나서 못들어갔다. 겨울은 이게 정말 안좋다. 왠만하면 6시쯤되면 다 입장마감이 되어버리니. 결국 외관만 구경하고 근처의 강을 따라 걸었다. 베를린 돔이 있는곳이 박물관 섬(Museum Insel)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는데, 강 가운데 자그마한 섬에 박물관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그 박물관들은 베를린 돔과 함께 전부 입장이 마감되어서 외관만 볼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강가나 산책하면서 돌아다니다가 그냥 다시 알렉산더 광장으로 향했다.

 

독일에 왔으니 독일맥주

다시 숙소로 돌아가면서 독일에 왔으니 맥주나 이것저것 먹어보자고했다. 확실히 맥주의 고장이라 그런지 마트에 들어갔는데 맥주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맥주종류만 50가지도 훌쩍 넘는것같았다. 일단은 마트를 돌아다니면서 오늘 먹어보고싶은 맥주를 각자 2가지씩 골랐다. 일단은 이것저것 먹어봐서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자. 그전에 독일에 사는 친구한테 미리 괜찮은 맥주를 몇개 추천받아서 일단은 그것 위주로 골랐다. 지금와서 친구랑도 이야기하는데 왜 Duff맥주를 안먹었는지 모르겠다. 심슨을 볼때마다 나오는 그 맥주. 보기는 엄청봤는데 한번도 안먹어봤다. 왜그랬는지 지금에는 후회중인데 최근에 많이생긴 세계맥주집에가도 잘 안보인다. 가끔가다 보이는데 역시 찾기는 힘들다. 포르투갈에서 맛있게 먹은 Super bock도 찾기 힘든데뭐.

어쨌든 맥주와 안주로 할 과자를 사고 계산을했다. 한가지 특이한점은 이곳은 병값을 따로 받았다. 계산할때는 당연히 병값이 포함이되고 마트마다 환불해주는 기계가 있어서 병을 넣으면 보증금을 돌려준다. 우리나라에도 병을 슈퍼에 가져다주면 병값을 돌려주긴하는데 독일은 정말 체계적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다먹은 병도 함부로 안버리는것 같았다. 이 사실을 알아도 결국 나중에 귀찮아서 그냥 호스텔에 버리고왔다. 따로 병을 버리는곳이 있어서 그곳에 냅뒀는데 호스텔측에서도 은근히 병을 팔아서 부수입을 챙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래는 원칙상 숙소내에는 맥주반입이 금지였다. 사실 이것도 처음엔 모르고 맥주다먹고 다음날 여행하려고 문을 나서다가 경고문을 보고나서 깨달았다. 그래서 첫날만 먹고 다른날은 주방에서 먹었지만 어쨌든 첫날은 숙소에서 맥주를 깠다. 우리나라도 병맥주는 마찬가지지만 냉장고가아닌 상온에서 판매하기때문에 일단 냉동실에 맥주를 넣어두고 씻는동안 차갑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방으로와서 과자에 맥주한잔. 맥주맛은 몰라도 분위기는 어제 쾰른에서 먹은것보다 훨씬 좋았다. 불과 몇일전에 한국에서했던 라디오스타를 다운받아서 친구와 함께 맥주와 과자를 먹으며 감상했다. 아마 그때가 故김광석 특집이었나 그랬을꺼다. 노래를 들으며 맥주한잔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들었다.

 

[사진....photo/12-13 유럽여행....Europe] - 130129 - 여행 47일차(쾰른 - 베를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