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30202 - 여행 51일차(비즈바덴, 프랑크푸르트)

평범한 독일 시골의 일상

어젯밤 숙취때문에 집주인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일단 정신을 차리고 뭐먹을까 하다가 라면을 끓여먹(은것같다..아마..)었다. 아침 겸 점심을 대충 먹고 슬슬 준비를 하다가 동네 산책을 나갔다. 친구가 살던곳이 비즈바덴이라는 곳인데 프랑크푸르트에서 얼마 떨어지지않은 휴향도시였는데 유럽으로써는 조금 특이하게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유럽에 있는 부호들의 휴향지로 유명한 도시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동네에 사람들이 얼마 없었다. 아마 다 그냥 별장인걸까? 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천천히 동네 산책을 했다. 현재 다니는 학교도 둘러보고 그냥 일상적인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곳에 자주가는 노천탕이 있는데 아쉽게(?) 혼탕은 아니고 시간대가 나뉘어져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면 혼탕이래서 가보면 할머니들이 많다는 이야기도있는데, 뭐 구지 혼탕을 왜 가나도 싶다. 탕에서야 그냥 그렇다고쳐도 개인적으로 씻을때는 면도도하고 씻고 이런저런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하는건데 그걸 이성에게 다 벗은상태로 보여줘야한다니 아무리 모른상태여도 좀 꺼림칙하지 않을까? 그냥 탕에서야 몸만담그고 있으니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남자들은 만약 몸에 변화가나면 좀 큰일날지도 모르겠지만

 

독일에서 느끼는 러시아

슬슬 언덕을 올라가기로했다. 뒷동산같은곳에 기차를 타고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어서 비즈바덴 시내를 쭉 볼수있다고해서 걸어갔다. 문제는 겨울이라 등산열차가 멈추어버렸다.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선 멈춰있다니. 걸어서 올라가면되지만 사실 여기까지도 꽤나 올라와서 조금 허탈한 마음이 가득.. 그래도 일단 올라갔다. 중간에 뭔 유격훈련장 비슷하게 꾸며놓은곳도있고 그냥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하니 뻥 뚤린곳에 시내가 한가득 보인다. 아랫쪽에는 포도밭이 꾸며져있었는데 겨울이라 포도는 없이 앙상한 모습들. 여름에 열차를타고 올라와서 바라보면 또 다른 느낌일것같다. 지금까지 건물 옥상이나 전망대에서는 많이 봤었는데 이렇게 언덕에 올라 도시의 풍경을 본것은 리스본의 산조르제성과 로마의 자니콜로 언덕말고는 없는것같다. 마드리드에서도 공원을 오르긴했지만 조금은 다른풍경이었고, 포르투는 워낙 중간에 강때문에 꾸며진 곳이었고.. 뭔가 한국에서는 산이나 언덕에서 주변풍경을 보는것이 당연한데 이곳에서는 건물이나 전망대같은곳에 올라가야 볼수있는것이 알게모르게 동양과 서양의 특징을 나타내는것 같기도 하다.

전망대에서 사진도찍고 산도올라서 쉬다가 천천히 내려갔다. 지금까지 올라온 길 말고는 다른 반대쪽 길로 갔는데 중간에 러시아 정교의 교회가 보였다. 안그래도 계속 이곳에 올라오면서 테트리스에 나오는 그 특유의 러시아 문양을 한 성당이 있어서 궁금했는데 직접 눈으로 봤는데 러시아 정교의 교회였다. 독일에서 보는 러시아의 문양이라니.. 특이하기도 하고 신기했다. 입장료를 따로 받아서 그냥 겉모습만 보고 안에는 들어가보지 않았다. 안은 아마 비슷하겠거니 혼자 상상만하고..

 

프랑크푸르트로

다시 걸어서 열차를 타는 그곳으로 돌아왔다. 버스정류장이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기차로 1시간정도면 갈수있는 거리였다. 시간도 남고 휴향도시라 딱히 볼것도 없었고, 프랑크푸르트 자체도 뭔가 엄청나게 많은 도시도 아니어서 그냥 오늘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했다. 특이하게 독일은 주(州) 티켓이 있어서 해당 주의 기차나 버스등을 무료로 탈수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놀러다니기 편하다고했다. 특히 여러명이서도 끊을수가있어서 오히려 유레일보다 더 싼경우도 있었다. 나도 역시 오늘은 같이 티켓을 끊어서 이동했다.

일단 비즈바덴역에 도착해서 많이걸었더니 배도고프고 열차시간까지는 조금 남아서 근처 음식점에 들어갔다. 독일의 돈까스라고 불리는 슈니첼을 먹어보자해서 역에있던 슈니첼매장에서 먹었는데 흠...짜다. 나도 짠걸 잘먹는 편인데 이정도면 꽤 짜다. 나야 맛있게 먹었지만 같이간 친구는 너무 짜서 힘들게 먹긴먹었다. 배도채우고 기차를 타고 이제 프랑크푸르트로 향했다.

 

가격이 충격적인 프라이마크(primark)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 가장먼저 향한곳은 다름아닌 프라이마크였다. 런던에서 시작된 이 매장은 무지막지하게 싼 가격으로 쇼핑을 할수있는것으로 유명한데 안그래도 지금이 유럽 세일기간이라 프라이마크뿐만이 아니라 왠만한 매장들이 다 할인행사를 진행중이었다. 지하철안에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다들 쇼핑하러 가는 사람들... 우리와함께 어마어마한 양의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내렸다. 마치 출근시간 8시반의 신도림역 1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기위해 내리는 사람들을 보는것처럼 엄청난 사람들이었다. 일단 다른곳은 신경쓸것도없이 프라이마크로 향했다. 말로만 들었지 이정도로 쌀줄이야. 당시 환율이 1400원 후반인데 그냥 1500원으로 계산해도 티셔츠 하나에 싼건 3유로, 5유로 대부분 10유로 안쪽이면 다 살수있었다. 품질은 뭐 엄청좋은건 아니지만 11번가나 지마켓에서 사는 5천원짜리 티셔츠보다 좋아보이는것들도 있었고 대부분 비슷하긴 했다. 일단 신발부터 없는게 없었는데 디자인들도 괜찮고 다 너무 쌌다. 친구와 둘이 이건 말도안된다면서 미친듯이 쇼핑을 하긴했지만 사실 돈이 별로 없어서 최대한 아끼면서 샀다. 그래도 한사람당 40유로정도는 쓴거같다. 신발도사고 옷도사고 이래저래 꽤 많이샀다.

 

뢰머 광장(Romerberg)

쇼핑을 다하고 양손엔 짐이 한가득했다. 일단 프랑크푸르트도 둘러봐야하는데 이대로 돌아다닐수도 없어서 프랑크푸르트 역에 다시들려서 코인락커에 짐을 맡기고 움직이기로했다. 쇼핑을 하느라 이미 어둑어둑해져서 그냥 야경만 볼수밖에 없었고 간단하게 근처만 돌아다니기로했다. 그래서 선택한것이 뢰머광장. 프랑크푸르트의 구 시가지이자 시청이 있는곳이기도 한 이곳은 구지 따지면 다들 그냥 한번씩 들리는 광장이다. 그래서 우리도 가기로했다. 사실 근처에 있는 대성당을 향하는길이기도 했으니까. 그전에 쇼핑몰을 잠깐 둘러봤는데, 딱히 뭘 사려고보다 건물이 신기한 구조로 생겨서 건물구경을 하러 돌아다녔다.

뢰머 광장에 도착해서 보니 휑~하다. 겨울이라 그런가? 우리가 너무 늦은걸까? 근처에 상점들도 있었는데 야외에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아마 여름에는 노천에 테이블을 깔고 분위기 좋은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만하고 그냥 성당으로 향했다.

 

성 바돌로메 성당(Kaiserdom St. Bartholomaus)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이기도 한 이곳은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마침 우리가 갔을때가 미사시간이라 성당 안쪽으로는 전혀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만 서성대다가 나왔다. 미사소리와 노랫소리도 들렸는데 막상 성당안쪽을 못들어가서 조금 아쉽기도했다. 그렇다고 미사를 방해할수도없고 성당은 그냥 겉모습만 보고 나왔다

 

마인강(Main)

독일의 상징이라고 해야하나 프랑크푸르트의 상징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서울의 한강처럼 도시를 가로지르는 큰 강인 마인강은 프랑크푸르트에도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에게는 프랑크푸르트하면 그냥 당연히 차붐이 축구하기도한 그 프랑크푸르트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독일에는 프랑크푸르트란 도시가 2개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가 있는것과 비슷하려나? 정확하게 말하면 광주광역시와 광주라서 조금은 다르긴하지만. 어쨌든 독일에서도 이 프랑크푸르트를 구분한다. 그래서 마인강을 끼고있는 우리가아는 프랑크푸르트는 공식 명칭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Frankfurt am Main)이라고 불린다. 어찌됐든 마인강을 건너기위해 다리위에 멍하니서서 강을 바라보았다. 마치 우리나라에 온것같은 기분도 살짝 들었다. 그도 그런것이 지금까지 도시와는 조금 다르게 강주변에 스카이라인도 꽤 화려하고 높은건물들도 계속 만들고 있는것 같았다. 게다가 강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처럼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천천히 다리를 건너고 강변을 산책하다가 다시 길을 되돌아왔다.

 

유럽중앙은행(Economic and Monetary Union)

프랑크푸르트가 유럽에서도 상업적으로 상당히 발달한 도시이다. 그래서 유로화를 발행, 관리를하는 유럽중앙은행의 본부가 있기도하다. 친구가 경제학과이기도하고 나도 꽤나 관심이 있는 분야라서 유럽중앙은행을 한번 방문해보기로했다. 시간도 많이 늦어져서 들어가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직접 방문을 해본다는게 의미가 있어서 전차를 타고 이동했다. 은행 앞에 커다란 유로마크가 있는데 뭔가 멋있기도하고 기분이 묘하기도했다. 사실 뭐 별 의미가 없긴하지만 그냥 직접와봤다는 의미만 새기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했다.

 

렌즈가 박살

이제다시 비즈바덴으로 돌아가기위해 프랑크푸르트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역으로 향하는데 어딘가 툭하고 부딪혔다. 그리고 별 대수롭지않게 여기고 지나가다가 카메라를 확인하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렌즈뚜껑을 열었는데 유리조각이 덜어진다. 뭔가했는데 아까 부딪힌충격떄문인지 렌즈가 꺠졌다. 그나마 다행인건 UV필터를 껴놔서 렌즈는 기스하나없었지만 필터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여행가기전에 렌즈 필터 다시새로사고 끼웠는데 이렇게 깨져버릴줄이야. 어차피 크게 비싼건 아니라 사실 차단의 의미보다는 렌즈보호의 의미가 강하긴하지만 그래도 아깝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필터가 없었으면 렌즈가 날아갔을텐데 그건 진짜 상상하기도 싫다. 그렇게 안도를하며 다시 기차에 몸을 싣고 비즈바덴으로 향했다.

 

저녁은 스위스 퐁듀

이곳에 사는 친구가 예전에 퐁듀를 해먹으려고 기계를 샀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못썼단다. 퐁듀까지는 아니고 그거 비슷하게 치즈도 올리고 뭐 자기가 만들어먹는 그런 기구였는데 아무튼 오늘 저녁은 그걸 해먹기로하고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서 술도사고 새우도사고 치즈도사고 이것저것 엄청나게샀다. 내일이면 떠나는데 배터지게 먹고 자자고 정말 엄청나게 샀다. 아, 가기전에 잠깐 아까못본 카지노도 들렸는데, 궁전같이생긴곳이 비즈바덴에서 유명한 카지노라고해서 잠깐 둘러보기도했다. 아무튼 쇼핑을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쌀을 안샀다. 그래서 한명이 쌀을사러갔는데 도대체 돌아오질 않는다. 로밍을 하지도 않아서 도대체 연락도 안되고 올때가 됐는데도 오지도 않는다. 10분이면 될줄알았는데 한 30분은 기다린것같다. 뭐 어찌저찌해서 겨우 만나서 드디어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엄청나게 먹고 옛날이야기도 하면서 프랑크푸르트의 마지막밤을 보냈다. 

 

[사진....photo/12-13 유럽여행....Europe] - 130202 - 여행 51일차(비즈바덴, 프랑크푸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