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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30203 - 여행 52일차(프랑크푸르트 - 뮌헨)

다시 헤어짐

이틀간의 짧은 시간을 끝으로 다시 헤어지기로했다. 이친구도 학기가 끝나서 이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테지만 그전에 남은 기간동안 다시 유럽을 돌아다닌다고했다.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가 체코였는데 일정을 맞춰서 체코에서 다시 만나기로하고 잠시 작별했다. 체코에서 만나는것도 100%확정은 아니었지만 어찌됐든 한국에서 다시 보면 되는거고.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짐을 챙긴뒤 숙소를 나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중앙역에 도착해서 지루한 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일단 프랑크푸르트로가서 다시 뮌헨행 열차를 갈아타는일정. 오늘도 길고 긴 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독일에서 아쉬운점은 아무래도 긴 기차여행이 아닐까싶다. 나중에 정말 비효율적인 이동을 또하게되는데, 어찌됐든 독일도 꽤 기대했던곳이라 독일에서 있는 일정도 짧은편이 아니었지만 이동할때 기차시간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짠것같기도하고,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다

 

다카우 수용소(KZ-Gedenkstatte Dachau)

뮌헨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숙소에 풀고 바로 나왔다. 이번 여행중에 가장 해보고싶은 일중 하나가 유태인 수용소 방문이었는데 가장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폴란드에 있기때문에 이번 여행에선 방문을 못했다. 대신 뮌헨에 있는 최초의 유대인 수용소인 다카우 수용소를 방문하기로했는데, 이곳이 문을 일찍닫아서 조금 서둘러 이동해야했다. 숙소에서 S-bahn 을타고 다카우 수용소가 있는곳까지도 꽤나 걸리는데 역에서 수용소까지 버스도 타고 이동을 해야한다. 문제는 일요일이라 버스시간표가 평일보다 더 간격이 길다는점. 그래도 꼭 가고싶었기때문에 바로 출발했다.

수용소는 5시까지 개방을 했었는데 서둘러서 도착하니 수용소에 4시쯤에 도착했다. 크기도 보통크기가 아니었기때문에 조금 서둘렀다. 여유롭게 천천히 많은생각을 하면서 둘러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서둘러서 봐야한다니 처음부터 아쉽긴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1시간동안 많은것을 느끼기로했다. 드디어 수용소 안으로 들어가고 어마어마한 수용소 부지를 내 눈으로 직접 경험했다. 불과 수십년전 이곳에서 행해졌던 많은 악행들. 이곳에 오니 또다시 일제강점기 시절의 한국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서대문에 있는 서대문 형무소와 비교도 되었는데 무엇보다 가장 다른점은 그 주체가 다르기때문에 사실 비교하기도 조금 애매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피해를 입은 역사를 잊지 않기위해 역사적인 공간으로 탄생시킨 서대문 형무소와 가해자의 입장에서 그 시절에 행했던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 역사적 공간으로 탄생시킨 다카우 수용소는 구지 따지자면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간이 지닌 의미는 같기때문에 역시 비교를 할수밖에 없었다.

수용소의 담벼락을 따라서 가장 구석에 위치한 가스실부터 방문했다. 수용소 한켠에 위치한 이곳은 수감자들을 가둬놓고 가스를 살포해 학살을 하던 곳이었는데 시체를 처리하는 방부터 그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남겨진 공간만 보는데도 너무 큰 상상이 되었다. 특히 가스실 안에서 느꼈던 그 알수없는 으스스함은 서대문 형무소에서 느꼈던 그것과 상당히 비슷하게 다가왔다.

그다음 방문한곳은 그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기위한 교회였다. 수용소 안에도 교회가 설치되어 있었고 지금도 그 교회가 운영되는것 같았는데 자세한건 잘 모르겠다. 그곳에서 방명록에 우리도 다녀간 흔적을 적고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신 분들의 넋을 기렸다. 촛불을 피우는것은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진 행동이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니 서대문 형무소에는 그러한 장소가 전혀 없는것 같았다. 형무소가 단순히 학살을 자행한곳도 아니고 해방후에도 실제로 교도소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당시의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장소를 하나쯤은 만드는것도 좋지 않을까?

가장 먼곳을 살펴보고 그 당시 수감되었던 사람들이 살던 공간을 살펴보기위해 걸어갔다. 그당시 쓰였던 건물은 대부분 철거하고 그 흔적만 남았지만 부지만 봐도 그당시 삶이 얼마나 각박했을지 상상이 갔다. 좁은 건물들이 좁은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걸보니 창문은 있지만 햇볓도 들지않았을것같고, 거의 닭장처럼 지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건물안에 들어가서 침대와 화장실등을 보니 처참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것처럼 보이기도했다. 수용소와 형무소는 조금 역할이 다르기도 하지만 서대문 형무소에서 그 좁은방에 사람들을 꾸역꾸역넣고 지낸걸 먼저 보아서 그런가? 그나마 여기는 인간적이긴 하다는 생각도 10%정도 들었다. 어차피 둘다 최악이긴 하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감옥. 수용소는 단순히 유태인 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한곳에 몰아넣고 지낸곳이고 이 수용소 안에는 또다시 별개의 감옥이 존재했다. 이 감독의 느낌은 들어가자마자 으스스한게 좀전의 가스실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더 한이서려있는 감독의 기운. 꼭 겨울이라서 그런것도아니고 정말 알수없는 기운이었다. 사람도 없어서 나와 친구 단둘이서만 돌아다니니 더욱 그런 분위기가 심했던것 같기도했다. 사실 이곳이 기운이 으스스하긴 했지만 좀 더 오래 머물면서 느낌을 받고 싶었지만 어느덧 5시가 다가왔다. 결국 조금은 아쉽게 수용소를 떠났다. 단 1시간뿐인 여행이었지만 정말 느낀것도 많았고 특히 한국인이라면 방문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 다음에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다른 수용소를 방문해보고싶다.

 

처음 아니 두번째로 간 한식당

숙소에 돌아와서 잠시 누워서 쉬면서 뭘 먹을까 생각했다. 만들어 먹기는 너무 귀찮아서 오늘은 그냥 사먹기로 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근처에 싼 한식당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가기로했다. 겨우겨우 가서 메뉴를 시켰는데 제육볶음하고 순두부찌개를 시켰었나? 아무튼 정말 한식을 주문했다. 원래 해외에서 한식이 비싼데 이곳은 그래도 가격이 참 착했다. 특이한점은 역시 유럽에 있는 식당인만큼 음료는 돈을내고 주문하고, 반찬을 따로 '반찬'이라는 메뉴를 통해서 판매를 했다. 게다가 아마 내기억엔 김치를 양배추 김치를 제공했던것같다. 맛은 뭐 그냥그냥 가격에 비하면 만족스러웠지만 가격을 다 떠나선 그냥 다른거 먹을껄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었다. 이곳이 대학가 주변이라 그래서 싼거였나 암튼 그랬었다.

 

야간의 뮌헨 거리

오늘이 독일에서 자는 마지막 날인데 밥을먹으니 어느덧 시간이 꽤나 늦었다. 주변에 상점들은 다 문을닫고 우리도 그냥 뮌헨 거리를 걸어다녔다. 독일에서 유명한것이 바로 쌍둥이칼인데, 뮌헨에서 사려고 했지만 들고다니는것도 걱정이되고 오스트리아에서도 판다고 하길래 일단 대략적인 가격대만 확인을 했다. 사실 뮌헨에 와서 바이에르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도 꼭 가고싶었는데 다카우 수용소를 다녀오느라 그곳을 못간게 너무 아쉬웠다. 유럽에 와서 축구를 기대했는데 친구와 같이 다닐때부턴 축구라는 소재를 우선순위에서 미뤄두었다. 둘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약간 여행 스타일이 또 달라서 일단은 뭐 중요한건 축구가 아니기때문에 그냥 포기. 다음엔 정말 여행 자체를 축구여행으로 해봐야겠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한손엔 맥주를들고 한손엔 소세지를 들며 걷고싶었지만 너무 추워서 그런가 늦어서 그런가 야외에서 맥주파는곳이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이리저리 발가는데로 돌아다니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펍에서 보는 축구

숙소로 돌아와서 뭔가 아쉬워서 숙소에 있는 펍으로 들어갔다. 맥주 한잔씩을 시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TV에서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마침 시작되었다. 이전에 산티아고에서 펍에서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를 본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펍에서 보기는 또 두번째였다. 마침 타이밍이 좋아서 맥주한잔 시키고 이야기를 하면서 축구를 시청했다. 역시 펍에있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시선은 전부 TV로 향했다. 그동안 슈퍼에서 파는 병맥만 사먹었는데 펍에서 바로바로 따라주는 생맥이 역시나 제일 맛있는거 같았다. 몇일전 한식당에서 먹은 vertins 생맥주 다음으로 가장 맛있는 맥주였다.

 

 

[사진....photo/12-13 유럽여행....Europe] - 130203 - 여행 52일차(프랑크푸르트 - 뮌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