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열심히 놀고 아침늦게 천천히 일어났는데
밖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사실 일정도 별거없어서
그냥 누워서 쉬다가 점심쯤에 슬슬 숙소를 나섰다
비오고 우산까지 써야했기에
휴대폰 하나들고 털레털레 동네를 돌아다녔다
비도 오는데 주인은 안보이고
뭐가 고장났는지 수리를 하는것 같았던 차 한대
숙소에서 쉬다보니 비가 어느정도 그쳤다
거의 안내리다 싶이 해서 우산을 안썼지만
그래도 혹시모르니 한손에 우산을 들고다녔다
유럽사람들은 진짜 우산을 잘 안쓰는것같다
이전에 여행할때도 보통 그냥 후드티를 뒤집어쓰거나
그냥 천천히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나 엄청나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면
우산쓴 사람들은 대부분 동양인인 경우가 많았다
이전에 방문했을때도 이곳은 안갔었는데
보케리아시장 인근에 구엘저택으로 첫 발걸음을 향했다
내부도 내부지만 옥상의 풍경이 정말 이쁘다던데
비때문에 운영을 안하고 있었다
매표소에 사람이 있어서 언제 다시 운영하는지 물었지만 자신도 모른다는 대답에
아쉬웠지만 그냥 발걸음을 돌렸다
다른 가우디 양식을 찾으러 방문한 레이알 광장
가우디가 설계했다는 가스등으로 유명한 광장인데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의 모습이나 주변의 나무들이나 가스등까지
심지어 이날 비가왔던 분위기마저 너무나 조화가 잘되었다
날이 좋으면 좋은대로 다른 느낌이겠지만
'가스등'은 역시 흐린날에 잘 어울린다
점심은 먹어야하니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구글 지도에서 그나마 평이 괜찮았던 한 타파스집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맘에들었던 방식이었는데
핀초스라고 불리는 타파스를 종류별로 맛볼수 있었다
마치 꼬치어묵을 먹는것처럼 알아서 열심히 먹고
나중에 꼬챙이 갯수만큼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술도 한잔 시키고 하나씩 집어먹었다
여행객들보다 약간 현지인 맛집 느낌
오늘 복장도 그냥 에코백에 휴대폰 하나만 덜렁덜렁 들고 나와서
나름 약간 동네주민 느낌으로 들어와서 혼자 바에 앉아서 먹고있었다
술 종류도 많고 분위기도 좋고 매우 만족스러웠던 집
개인적으로는 가장 맛있어서 2개나 먹었던 정어리 핀초스
원래도 약간 등푸른 생선에서 나타나는 쿰쿰한 비린내를 좋아해서 그런지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었다
배도 어느정도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섰다
그냥 걷다보니 도착한 바르셀로나 대성당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대성당 앞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체감상 한 200m는 넘는 거리에 줄지어 상점들이 있었는데
사실 파는것들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나무로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생신것도 귀엽고 정말 할머니들이 나와서 자리에 앉아 하나씩 하나씩 손수 만들고 있었다
실제로 인공트리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장식용 나무들도 팔고 있던것도 신기했는데
저 작은 나무작품이 눈길을 계속 끌어서 결국 나도 하나 구입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이지만
사그라다파밀리아에 밀려서 관광객들에겐 크게 주목받지 않는듯한 느낌
중간에 심심해서 까르푸도 한번 들렸다
예전에 방문했을때도 요리하려고 들렸었던 까르푸인데
기억을 더듬어 갔더니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곳에서 처음 발견한 조니워커 왕좌의게임 에디션인 화이트워커
한정판이라고해서 부랴부랴 구입했는데
왠걸... 아직도 이마트 트레이더스가면 구입할수 있는데다가 가격도 크게 차이가 없다
심지어 최근엔 다른버전도 쉽게 구할수 있었다
사실 처음온 동네도 아닌데다가
생각보다 동네가 크지도않고 쇼핑도 안하기 때문에 갈곳이 많지는 않았다
역시나 구글지도를 통해 찾은 디저트 맛집
생각보다 여행자들에게도 인기있는 츄러스 집이었다
세트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다들 시키는 핫초코와 츄러스
예전에 마드리드에서 100년이 훨씬 넘은 츄러스집에 간적이 있었는데
그것과 비교해서 전혀 맛이 꿀리지 않았다
갓뽑아낸 츄러스와 달지않은 꾸덕한 핫초코의맛은
정말 겁나게 맛있었다
살짝 쌀쌀한 날씨에 계속 돌아다녔던 나의 몸 상태도 한몫 한것같다
왜인지 모르지만 찍은 사진
아직도 왜있는지 모르겠다
콜롬버스상도 괜히 한번 가봤는데
역시나 크리스마스를 대비해 꽤나 이쁘게 꾸며져있었다
왜인진 잘 모르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도 많이 볼수 있었다
그리고 숙소를 가는길에 해양박물관이 있었는데
들어가지는 않고 유리창으로 내부를 조금이나마 살펴볼수 있었다
아무래도 대항해시대부터 이어진 선박관련 유물들을 한눈에 볼수있어서
들어가서 구경했다면 의외로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았었을까 싶다
이젠 정말 할게 없어서 다시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비도 정말 거의 다 그친것 같아서
야간의 비내린 바르셀로나의 골목사진을 찍고싶었다
그래서 번거롭지만 다시 DSLR을 들고 거리를 나섰다
야간이니까 장노출 사진도 찍고
그냥 열심히 돌아다녔다
찍고싶었던 고딕지구의 골목들
약간 우중충한 이 비온날씨와 정말 잘 어울린다
원래 일반적인 스페인의 골목이라면 위험할테고
실제로 여기도 늦은시간엔 위험하겠지만
이때가 한 6시? 쯤으로 유동인구도 많고 위험하지 않아서
마음편히 돌아다닐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맞이할 준비가 한창인 집들
이런 따뜻한 분위기의 골목도 좋고
이런 텅빈 느낌의 골목도 너무 좋았다
낮에 방문했던 레이알광장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아까는 꺼져있던 가로등만 불빛을 밝히고 있을뿐...
예전에는 가스등이었을텐데... 지금은 전기로 하는거겠지?
왠지 모르는데 이 사진이 느낌이 좋았다
그냥 사람들의 실루엣을 찍고 싶었었는데
그 옆으로 가만히 서있는 사람도 같이 담겨서 너무 느낌이 좋게 찍혔다
이때 뭐때문인지 수동초점으로 해놓고 찍어서
몇몇 사진들이 초점이 나간사진들이 있는데
신기하게 초점이 나간대로 또 느낌이 있다
돌고 돌아 바르셀로나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이곳 입구에 있는 거위들
이게 뭐 성경에 따라서 항상 일정한 마리수를 유지한다고 들었던것 같다
암튼 겁나 꽥꽥된다
정말 그냥 고딕으로 시작해서 고딕으로 끝나는 성당
특이한게 중간에 들어가지 못하는 구간이 있었다
주변도 첨탑같은 양식들로 둘러싸여있었고
일반인들에게는 개방하지 않는 미사공간인것 같았다
밖에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
슬슬 정리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리고 아까보다 비도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길거리를 헤메다가 저녁은 먹어야겠고
이번엔 구글링도 안하고 그냥 마음이 가는곳으로 들어가기로했다
조건은 혼밥하기 괜찮고 음식이 아니라 술과 안주가 괜찮을것같은 공간으로
한 2~3개정도 있었는데 돌아다니며 고민하다가 한곳을 택했다
주인장(?)이 생각보다 터프한 여자분이었다
혼자서 계산이랑 서빙과 술 제조까지 전담하고 있었다
가게 분위기도 내가 생각했었던 동네 사랑방같은 무언가 따뜻한 분위기의 술집 겹 밥집 겹 찻집
영어를 거의 못하셔서 살짝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매우 기초적인 스페인어랑 영어메뉴판이 있었기에 주문에는 문제가 없었다
스페인 현지에서 맛본 띤또 데 베라노
우리나라에선 생각보다 맛보기 힘든 술인데
쉽게 설명하면 소다수 같은거에 와인을 섞은 음료다
상그리아와는 또 다른맛인데
스페인에서 교환학생했던 친구가 강추했는데
우리나라에선 파는곳이 많지 않아 겨우겨우 마셨던음료
당연히 스페인에선 어딜가든 쉽게 마실수 있는 술이다
이건 그냥 상그리아였던가?
안주는 닭꼬치랑 감바스 2개를 시켰는데
감바스가 내가 생각했던 그 비주얼이 아니라서 놀랐다
심지어 양념도 고추가루는 아니지만 살짝 매콤한 향신료에
대하까지는 아니지만 중형새우를 이용한 감바스는 처음 본것 같다
근데 생각보다 꽤 맛도있고 크기가 커서 새우의 맛을 느끼기도 좋았다
매우 만족스러웠던 동네 음식점
이제는 떠나야 할 람블라스 거리
숙소에서 다시 짐을 되찾고
이번 여행의 두번째 하이라이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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