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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hoto/2018 스페인, 이탈리아....Spain, Italy

181217 - 피렌체(미켈란젤로 언덕, 야경)

 

아직까지 해가 지기는 시간이 조금 있었다
맥주를 마셨으면 조금이나마 시간이 가는걸 빨리 보낼수 있었을것같은데
그냥 계단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했다

드론을 가지고와서 날리는 관광객도 있었고
신혼여행사진같은걸 찍는 관광객도 있었고
나는 그냥 멍때리며 사람들을 구경했지만
나름 꽤 재밌는 시간이었다

이제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아무리봐도 해 지는 방향이 참 아쉽다

예전에 올랐던 두오모가 어쩌면 옳은 판단이었을지도
그래도 여기서 보는 풍경이 또 색달라서 좋았다

하늘이 점점 붉어지는중
그래도 날이 생각만큼 엄청 나쁜건 아니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두오모
저 위에도 누군가는 노을을 보고있겠지?

미켈란젤로 언덕이라는 이름에 맞게
당연히 복제품이지만 다비드상이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있었다

오히려 마을이 보이는 쪽 풍경보다
살짝 떨어져서 지켜보는게 더 그림이 좋았다

한쪽에선 새들이 벌떼처럼 모여서 군무를 추고 있었다

잘 지켜보지는 않는 피렌체의 외곽
언덕 끝에서 저 멀리 마을을 바라보는데
피렌체라기 보다 한적한 시골마을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붉은 노을을 멀리서 바라보고
다시 사람들이 몰려있는 계단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역시나 파노라마로 담은 노을지는 사진
전체적인 따뜻한 느낌이 참 좋았다

동네도 점점 붉은빛에서
푸른빛으로 어두워 지는중

해는 거의 완전히 넘어갔다

이제 하나둘씩 불들이 켜지고
밤을 맞이할 시간

괜히 포커스 나간 사진도 한번 찍어봤다

어두워 진 피렌체의 모습
야간에 파노라마는 확실히 조도가 약해서 거침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완성도가 높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언덕에 거대한 트리도 생겼다

확실히 약간 어둑어둑한 모습의 두오모가 더 멋있는것 같다
날씨가 쩅하고 좋으면 모르겠지만
애매하게 흐리면 역시 야간느낌이 더 좋다

이제는 거의 밤으로 변한 도시

천천히 사진을 찍으면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른쪽에 있는 성당도 눈에 들어오는데
대부분 두오모 정도만 방문하지 않을까?
나는 그랬었지만..

가장 높은 건물중 하나이다보니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계속 보였다

이제는 다시 숙소로 돌아갈시간
그래도 이 동네는 나름 안전한 편이어서
약간 돌아가지만 그냥 골목길을 통해서 베키오 다리로 향했다

강 건너편에 우피치 미술관을 보는데
마치 건물 자체가 갤러리의 느낌이란게 확 와닿았다
저 가운데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좋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이 느낌이 더 좋다

언제 설치했는지 베키오다리쪽에 화려한 조명도 쏘아올리고 있었다

아까 지나쳐서 결국 맥주를 못산 슈퍼
분명 숙소가는길에 슈퍼가 있겠지만
혹시몰라서 마트로 들어가서 마트구경과 맥주도 몇개 구입했다

그리 늦은시간은 아니지만 동네에는 사람이 없다
이쪽은 사실 미켈란젤로 언덕과 베키오다리를 제외하면
그냥 일반적인 시골동네라고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특히 밤에는 더 그렇고

베키오 다리위에 상점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불켜진곳도 그냥 장식이든가
퇴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었다

사실 별거아닌 시장건물같은데
예전에 묵었던 숙소가 이 건물에 붙어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반가워서 찍어봤다

참 유럽은 광장도 많지만
회전목마를 좋아하는것같다
작은 바이킹과 회전목마는 정말 흔하게 볼수있는 풍경

숙소까지 최단거리는 아니지만
두오모의 야경을 보기위해서 잠시 들렸다

왠지 모르겠지만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좋다

두오모를 찍고 숙소로 가는길
열심히 걸어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소리를 친다
당연히 날 부를일은 없어서 무시하고 가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었다
어눌한 영어로 니가 그림 밟고갔으니까 돈을 내란다
뭔 개소린가 싶어서 그냥 무시하고 걸어가는데
그림을 보여주면서 발자국 찍히지않았냐 돈달라고 우긴다
당연히 밟은적이 없어서 내가 안밟았다고 같이 지랄하니까
원래 한 200유로 부르던걸 80유로 정도로 흥정을 하기 시작한다
어차피 말싸움해도 안통할꺼같고
니 맘대로 하세요~ 라면서 무시하고 걸어가니까
따라오면서 지랄지랄 하다가 이내 돌아갔다
역시 사기꾼이었구만

알고보니까 신종사기(?)로 이런짓을 하면서 삥뜯는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바닥에 그림을 깔고 장사를 하는 장사꾼들이 있는데
지나가다가 호구같은사람이 보이면 따라가서 니가 신발로 밟았다 그림사라
이러면서 그림강매를 한다는점
실제로 신발자국도 찍혀있고 그림이 바닥에 있는걸 심심치않게 볼수있어서
정신줄을 놨다가는 미안해서 그림을 사는사람이 꽤 있을것같다
실제로 나도 '그때 밟았나?' 싶은 애매한경우가 한번 있었는데
만약에 정말 밟았어도 바닥에서 파는 니잘못이지란 생각으로 일단 우긴다음에
사기꾼이 가고나서 내 신발을 확인했었는데 발자국이 전혀 달랐다
사기꾼 앞에서 발바닥을 보여주면서 개소리 하지 말라고하면 확실했겠지만
만약에 신발자국 비슷하면 어쩌라고.... 라는 생각에 보지는 않았다
아무튼 이래저래 참 그지같지만 특별했던 기억

숙소가 마침 산타마리아노벨라 역 바로앞이라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도 괜히 한번 찍어봤다

그리고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바르셀로나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올때 만났던 홍콩친구가
나랑 이탈리아 여행 동선이 상당히 비슷했었다
그래서 아마도 내가 피렌체일때 자기도 피렌체일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이야기가 생각나서 메일을 보냈더니
마침 피렌체에 도착했다고했다
그래서 혹시 괜찮으면 저녁먹자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을해줘서
숙소에서 쉬다가 약속시간에 맞춰서 음식점으로 향했다

피렌체하면 당연히 티본스테이크
문제는 혼자서 먹을수있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음식이긴하다
나도 홍콩친구가 없었다면 그냥 다른 음식을 먹지 않았을까?
어쩄든 열심히 검색해서 찾은 꽤 맛집느낌나는 식당
고기를 주문하면 먹기전에 고기를 가져와서 직접 무게도 달아서 보여준다
뼈까지 포함된 무게이긴 하지만 어쩄든 무려 1.2키로의 스테이크

그리고 기다림끝에 미디움레어로 변신한 고기가 나왔다
당연히 맛은 있을수밖에없고
뭔 이야기를 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열심히 짧은 영어를 이용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었다
2달동안 맨몸으로 여행한다고 했는데 괜히 옛날 생각이 나서 부러웠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불이 꺼져서 뭐지? 했는데
테이블 한분이 생일인지 케이크를 준다
옆테이블에서도 다같이 박수치고 노래불러주고
우리도 같이 따라서 박수를 쳐줬다
우리나라나 여기나 다 같은 분위기구나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새로운 볼거리도 생겼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헤어졌는데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떙긴다고해서
눈에 보이는 젤라또집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받아들고 갔다
음식점이 두오모 근처에 있었는데
친구 숙소는 버스로 15분정도 걸리는곳에 있었다
걸어가도 되는데 시간도 늦었고 다행히 버스가 있다고해서
버스오는것 까지만 적당히 기다렸다가 헤어졌다

늘 느끼지만 이런 말도안되는 상황이 너무 즐거워서 혼자 여행을 하는게 아닐까?
이젠 유럽에서 마지막 밤이라 아쉽기도 하고
다음날 일찍 나가야 했기때문에
스페인에서 산 하몽과
이탈리아에서 산 맥주와 함께
마지막밤을 마무리했다

 

[사진....photo/2018 스페인, 이탈리아....Spain, Italy] - 181217 - 피렌체(두오모, 베키오 궁전, 베키오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