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같이살때 동네 친구들이 많이 없었다
동네 형들이 많았지 또래 애들하고는 많이 안친했는데
안친한건지 뭐 없었던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영향일까? 지금도 여전히 후배, 동기들보다 선배가 더 편한경향이 있다
잠깐 길이 샜는데
어쨌든 그때 기억나는 친구중 한명인 동네 형이 있다
이름도 얼굴도 이제는 기억이 안나지만
나보다 1살많았고 우리집에서 꽤 자주 놀았었다
그 형네 집에 갔었나...는 기억이 사실 잘 없다
아마도 같은 아파트단지에 있는 형이겠지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당시 다이어리나 수첩 뒷면에는
서울지하철 노선도가 꼭 있었다
12345정도만 있었고 7호선도 없었을때였나?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어서 그렇기도하고
지하철 노선도가 워낙 복잡해서 다이어리에 넣기 힘들겠지만...
그 다이어리를 보면서 지하철 노선도도 외우고 이곳저곳 상상하는게 놀이중 하나였다
그렇게 고안한 놀이가 지하철 놀이다
지하철 노선도를 펼쳐놓고 한명은 기관사 한명은 손님
베란다 안쪽이 지하철 방쪽이 플랫폼이된다
문이 열리고 지하철에 탑승, 문이 닫히면
"덜컹 덜컹" 거리는 지하철 소리도 음성으로 내주고
"지금내릴역은 종로5가 종로5가 역입니다. 내리실곳은 오른쪽입니다"
이런 안내방송도 해주고
역에 도착하면 당연히 문이 치익 열린다
다른건 다 기관사가 하는거지만
문을 열고 닫는건 손님이 한다
그리고 다시 문이닫히고 다음역으로....
이게 이 놀이의 전부다
근데 그땐 이게 왜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주요 노선은 아무래도 순환선인 2호선과 가장 근처에있는 1호선이었다
지금도 가끔 지하철 어플만켜도 그때 그 놀이가 생각날때가있다
그냥 베란다문 여닫고 노선도 읊는게 대부분인데
심지어 기관사는 대부분 형의 역할이었다
잘 모르는 동생놈은 그냥 손님이나 하라는건가
그 별거아닌 그 모습을 봤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우리가 얼마나 귀여워 보였을까 하는 거지같은 상상을 하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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