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photo/자유....freedom

201028 - 양평 12구역

양평동으로 이사를 온지 2년이 채 안되었는데
서울이지만 서울아닌 느낌으로 나름 꽤 정이 많이 들었다
가끔 밤에 골목골목을 거니는것도 좋아했고..
그런데 어느날 이주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떠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 중흥s클래스 아파트가 들어오긴 하는데
이곳은 좀 걸리지 않나..했더니
이미 자이가 들어오기로 선정되었고
일사천리로 이사가 시작되는것 같았다
예전에 광명에서 기록한것처럼
그냥 이 동네가 없어지기전에 한번 남기고 싶었다

시작지점을 고민하다가
중흥s클래스가 보이는 양평역 1번출구쪽에서 시작했다

아직은 그래도 사람들이 사는 조용한 동네... 느낌인데
6달이 지난 지금은 사람들이 떠나버린 황폐한 동네느낌으로 점차 변하는중이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작은 아파트
아파트라고 하기도 빌라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곳인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마지막엔 10억이나 했다...

이곳은 이미 사람들이 다 떠난 느낌

저 덩쿨같은 식물들은 사람들이 살때도 있었다

그네였지만 빨래줄로 쓰이던 곳
아마 동네분들이 이곳에서 빨래를 많이 널었던것같다

문이 열린곳으로 한번 들어가봤는데
지하가 보여서 지하를 먼저 들어가봤다

생각보다 규모도 꽤 크고 거의 집같은 느낌
아마 이 구조 그대로 실제 집도 구성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살지는 않았던것같은데
무슨 용도일까?

이미 이주가 끝난곳은 딱지가 붙어있다
그래도 가끔씩 딱지뜯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지...
노숙자일지 전 집주인일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내가 이주비 신청을 받는걸 보기 전부터
이주공고가 이루어지고 차근차근 준비가 되어있었던 모양이다

메인거리까지는 아니지만 상점가들이 있던 거리도
이제는 휑한 느낌이다

전부 근처 어딘가로 뿔뿔이 흩어지는중
저 양남할머니집은 꽤 맛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근처로 이전은 잘 되어서 여전히 운영중이지만
저곳에서 못먹어본건 굉장히 아쉽다

옆에는 이미 거의 다 지어진 아파트
반대 목동쪽을보면 하이페리온까지 보여서 정말 딴세상느낌이다

이제 막 떠난지 얼마 안되었는지
아직은 딱지가 붙어있지 않았던집
그래도 들어가는건 실례라 밖에서만 구경했다

그래도 여전히 우편물들은 날아오는듯 하다

사진만 보면 서울인지 구분이 잘 안될정도

동네에 함바집같은 작은 백반집들이 있었는데
이 식당들도 거의 문을 닫고있었다
아마 근처에 문래동에서부터 이어지던 철강쪽 일하는분들이 들렸던 음식점이 아니었을까

그중에서 이 서천식당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문을 닫은줄 알았는데 아직 영업을 하고계셨다

이주비 받기 시작한 첫날은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

이 동네에는 특이하게 여관도 많았다
궁금했지만 가보지 않았떤 태화장 여관으로 입장

여관인데 상당히 세련된(?) 편이다
오른쪽 초록색 건물이 여관건물

문 앞까지 가보고 싶었는데
접근금지 테이프가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사실 그냥 들어가도 되긴했지만... 굳이뭐

이런 정말 좁은 골목길이 주는 느낌이 좋다
비오는날, 더운여름밤, 눈내린겨울
매번 느낌을 다르게 주는 골목

간간히 쪽방같은곳도 있어보였고
정말 그냥 작은 주택에서 평생을 사신 분들도 보였었다
이제는 다들 어디로 가셨을지

앞에 작은 공원아닌 공원이 있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공원슈퍼였던 슈퍼

칼국수집은 바로 옆으로 이전했다
원래 갈비찜 팔던곳이라 가봐야지...하고 결국 못갔는데
그 갈비찜집이 나가고 칼국수집으로 바뀌어버렸다

주민센터 앞 사거리
이 도로를 기준으로 왼쪽은 12구역이라 재개발이 들어가고
오른쪽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인지 오른쪽은 최근에 신축빌라들이 꽤 많이 들어섰다

동네 또다른 여관인 향미여관

달방으로 사는 일용직 노동자분들이 묵었을것같은 숙소
살짝은 쿰쿰한 곰팡이 냄새도 익숙한 그런 느낌
밤에 지나가다보면 불이 켜져있는곳이 드문드문 있는걸 봐선
손님이 아예 없지는 않았던것같다

동네 사랑방같은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은 마트
지나가면서 자주봤지만 여기도 결국 한번도 못사먹었다
다른 상점들이 문을 닫아도 끝까지 영업하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이곳도 떠났다

이쪽은 그나마 아까보다는 조금 나은 집들

동네를 거닐며 예전 광명재개발구역이 자꾸 떠올라서
한번 돌아다녔던 곳을 또 돌아가고 또 돌아가고
괜히 서성이면서 다녔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담아보려했지만 실패!

지나가다 눈에들어온 백만원 짜리 자전거

무려 백만원짜리 자전거가 되시겠다
자전거 스타일부터 뒤에 짐칸까지
누군가에겐 오랫동안 수입을 도와주던 고마운 존재였을듯..

왠지 느낌있는 공장
이 부근에는 문래에서 보이는 빠우집이나 자잘한 공업소말고
은근 큼직큼직한 공장들이 자주 보였었다

이떄는 영업을 하던 서울막걸리 영등포공장
익히 알려진대로 서울막걸리는 서울에서 막걸리를 제조하는 분들이 연합해서 브랜드를 만든건데
내가 알기론 가장 서울 도심에 위치한 막걸리 공장이 이 영등포 공장이었다
매일 저녁에 달달한 누룩 냄새에 괜히 취한느낌도 나고
새벽에 나가면 진한 막걸리냄새에 기분도 좋아지고 했는데
이곳은 어떻게되나....궁금했었다
이때만해도 아직도 열심히 제조를 하는것같았고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막걸리 냄새가 나질 않는거보면
이제는 영등포공장도 문을 닫는게 아닌가싶다

처음에 갔던 아파트와는 다른 3층짜리 아파트
이곳도 이주대상지역인데 이쪽은 그래도 아직 사는분들이 조금 있어서 돌아다니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서천식당
점심을 먹지 않고 1시넘어서 집을 나와서
배도고프기떄문에 아마 마지막일지 모르는 서천식당의 밥을 먹기로했다
먹은 소감은 대만족
나는 백반을 먹는데 사장님과 아주머니들은 피자를 맛있게 드셨다

밥도 다 먹고 떠나기전 괜히 한번 더 찍어본 간판들
이제... 곧 이곳도 없어지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