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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hoto/2018 스페인, 이탈리아....Spain, Italy

181213~14 - 바르셀로나 -> 로마(그리말디 라인)

이번 여행에서 챔스관전 만큼이나 하고싶었던게
바르셀로나에서 로마로 넘어가는 페리 탑승이었다
사실 첫 유럽여행때 시도를 하려다가
일정을 조정하는게 실패해서 못했던터라 더더욱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페리
배가 꽤나 늦게 출발했는데 다행히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쉬다가 늦게 나가도 된다고해서
꽤 편하게 쉬다가 나왔다

숙소에서 걸어서 한 15분정도 걸리는 멀지않은곳에 있었는데
걸어가기는 솔직히 좀 위험해 보이는 요소들이 있긴 있었다
차도 많이 안다니고 가로등도 많이 없는 조금 외곽에 위치해 있었다

저 멀리 크루즈 로마라고 써있는거보니 내가 탈 배가 맞는것같다

그리말디 라인이라는 이탈리아의 페리 회사인데
바르셀로나와 로마를 이어주는 배를 운영중이었다
정확하게 로마는 아니고 시비타베치아(CIVITAVECCHIA)라는 인근 도시에 정박하는데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하고 인천정도로 그리 멀지않은 항구도시다
배 탑승시간은 대략 20시간정도..

일단 티켓팅을 먼저 할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드디어 발급받은 티켓
이 티켓으로 방문도열고 식사도해야해서 굉장히 중요한 티켓이었다
배 안에서 식사를 구입할수도 있지만
티켓을 구입할때 미리 식사를 신청하면 50%정도 할인이 되어서 아침과 점심은 미리 신청했었다
지금 작성하며 메일을 확인하니 4인실+아침+저녁 해서 단돈 70유로
점심은 그냥 간단하게 먹어도 될것같아서 패스
아마도 비수기라 그런것같고 여름에는 좀더 비싸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화물차들이 꽤 많이 드나들었다
차량탑승자는 2시간전, 일반탑승객은 1시간전 도착이었는데
나는 거의 2시간전에 도착했던것같다

게이트같은곳이 있긴 있는데
직원도 없고 나중에 탑승할때 체크도 딱히 안했다
거의 1시간정도 텅빈 대합실에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드디어 배를 타러 가는 길
크루즈를 많이 타본건 아니지만
아마 지금까지 탔던 배들중엔 가장 큰거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딱히 체크할것 없이 그냥 방으로 들어갔었다

내가 묵을 4인실 침대
위에 손잡이를 땡기면 침대가 추가로 생겼다

욕실도 그냥 무난무난
일본에서 탔던 배들은 공용 목욕탕이 있었던게 특이한 점이었는데
이배는 당연히 욕탕은 없지만 마사지하고 그런 시설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짐을 풀고 쉬다보니 같이 방을 쓰는 남자 두분이 들어왔다

침대를 펼치면 이런모습
다행히 내 위에는 아무도 없어서 3명이서 한방을 썼다
불가리아 출신의 아저씨 2명이었는데
영어를 못한다고해서 크게 이야기는 많이 못했었다
초반에 얼굴보고 매우 짧은 영어와 바디랭귀지로 잠깐 대화했는데
웃고는 있었지만 서로 뭔가 답답한 모습으로 끝내버렸다

그와는 별개로 창문이 없는 4인실이 가장 싼 방이었는데
창문이 있는 4인실이 10유로였나 차이었는데
정말로 창문이 하나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나 컸다..
예전에 오사카에서 부산가는 크루즈를 탔을때도 똑같이 창문이 없긴 했었지만
저녁즈음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에 도착하는 일정에 상대적으로는 짧은 시간이어서 괜찮았는데
이건뭐... 너무 답답해서 나중에는 정말 후회했었다

배의 편의시설은 비수기라 운영을 안하는곳이 많았다
일단 그래도 최소한으로 필요한건 다 갖추었던 곳

피곤해서 배를 타자마자 씻고 잠들었는데
그래도 지중해에서 일출을 보고싶어서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그랬더니 왠걸...
날이 흐려서 일출따위 전혀 볼수없는 풍경이었다
게다가 바람은 어찌나 많이 부는지 서있기도 조금은 힘들었던 상황

이쪽이 수영장인데 당연히 겨울이라 물을 받아놓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수영장은 아니었다
이런 사이즈의 풀이 2개정도 있었고
그 옆으로는 선배드를 깔수있지 않을까 상상했다
한쪽에는 야외 바도있어서 술도 한잔 마실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역시 운영을 안해서 조금은 아쉬웠다

그냥 저냥 오래되어 보이지만 깔끔했던 복도

숙소는 이렇게 더 좁게 되어있는데
크게 방음이 문제되지는 않았었다

유일하게 열려있었던 공간
커피랑 술을파는 자그마한 바가 있었고
그 뒤에는 슬롯머신같은 오락기기들이 몇개 들어있는 공간이 있었다

비상용 보트가 보관되어있던 아랫부분

돌아다니는데 한쪽에 피카소라고 되어잇는 방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을텐데... 들어갈수 없으니
약간 스위트룸같은 분위기가 아닐까싶다

돌아다니다보니 방송으로 아침식사가 가능하다고해서 냉큼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크게 대단하지도 그렇다고 부실하지도 않았던 아침
단백질이 없는게 살짝 아쉽지만
그래도 쥬스에 커피에 요거트에 왠만하게 먹을것들은 다 있었다

이게 밥먹다 창문으로 디지털줌 땡겨서 폰으로 찍은거였나...
아무튼 배가 완전히 망망대해를 다니지는 않았었다

당시 어디쯤 지나나 궁금해서 gps를 키고 확인했던 캡쳐사진
생각보다 엄청 많이 오지는 않았었다

아침먹고 다시 방으로 가서 한숨잤다
할수있는게 가지고갔던 닌텐도로 게임하는것과 잠자는것밖에 없었으니..
당연히 인터넷은 되지 않는다
와이파이가 가능한 공간이 있는데 와이파이 이용권을 구매해야 쓸수있었고
로밍을 안해가긴 했지만 로밍을 해도 신호가 안잡혀서 거의 못쓴다고 보는게 맞을것같다

자고 일어났더니 다행히 날씨는 맑아져있었다
아마도 석양지는건 볼수있을것같다

아침에 한번 돌아다녀서 대략적인 위치는 다 알고있지만
맑은 하늘 아래에서 괜히 한번씩 더 둘러보았다

여름이면 여기서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을텐데...

할것도 없고 아껴두었던 맥주와 안주를 꺼냈다
약간 점심 개념으로 배를 타기전에 미리 사놨던건데
나름 만족스러웠다

밖에서 마셨으면 더 좋았을것 같았지만
바람이 너무불어서 그냥 안으로 들어와서 마셨다
기네스에서 이상한 맥주를 만들어서 팔길래 궁금해서 마셔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부드럽고 나쁘지 않았다

왠지 저멀리 이탈리아 북부 산맥들이 보이는것같다
위치도 그렇고 예전에 제노바에서 봤었던 그 산맥의 느낌이 살짝 들었다

그리고 배에서 볼수있었던 노을..
이때 귀찮아서 DSLR을 안가지고 그냥 가지고있던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진짜 너무 이쁘고 아름다웠다

해가 완전히 넘어갈때쯤 한켠에서 불빛들이 보였다
유럽 본토쪽은 아니고 프랑스령의 코르시카섬의 불빛들이었는데
저곳도 언젠가는 가볼수 있겠지?

그리고 또 자고 게임하고 빈둥대기를 반복할무렵
저녁먹으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레스토랑가서 저녁을 받았다
파스타도있고 고기도있고 샐러드도있고 음료는 화이트와인을 시켰다

밥은 밥이고 안그래도 밥먹기전부터 불안불안했었는데
밥먹으면서 보니까 약간 큰일난 느낌이었다
할게없으니 GPS로 어디쯤왔나 중간중간 확인을 했었는데
저녁먹을때쯤 GPS를 체크하니 생각보다 너무 많이남았다

저녁 8시쯤 도착 예정이었는데
못해도 한 2시간은 더 걸릴것같은 거리...
늦는게 문제라기보다 도착해서 로마로 갈수가 있을지가 제일 큰 걱정거리었다
기차를 타고 1시간정도 이동해야했는데 막차를 못탈것같은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어쩄든 도착해서 배는 내렸다
엄청난 연착으로 거의 10시? 11시가 다되어서 배에서 내린걸로 기억한다 

탈때 봤던것처럼 화물차들이 정말 끊임없이 내렸다
생각보다 일반 승객들은 많지 않았다
밥먹을때마다 레스토랑 갈때도 사람들이 많이 없긴 했지만
그 사람들 중에는 차량을 끌고온 사람들도 포함이니..
심지어 나랑 같은방을 쓰던 불가리아 형님들도 차를 끌고 왔었던것같았다

어찌저찌 배에서는 내리고 이제 빨리가서 기차를 타야했었는데
이미 당연스럽게도 기차는 떠나버린 시간이었다
외곽이라 기차가 자주있는게 아니라서 더 문제었다

일단은 크루즈를 내린 항구에서 시내까지 페리회사에서 운행하는 버스를타고 이동할수 있었는데
사실상 시내를 가도 해결되는건 전혀 없었다
이동수단이 기차밖에 없는데 기차가 끊어졌으니...
사실상 그동네에서 1박을 하는방법밖에 남아있지는 않았었다

어떻게 해야하나...고민하고있는데 마침 동양인 한명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 식당에서도 한번 마주쳤었는데 아마도 그 배에 나와 그 여자사람 2명만 동양인이었던것 같다
한국사람은 아닌것같았고 일본사람인가..싶었는데
동행이 있는것 같아서 딱히 말은 안걸었지만
지금 그런걸 가릴때가 아니니 말을 건네봤다
마침 그사람도 기차를 탈 생각이었는데 못탔는지 어쩔줄 몰라하는 상황이었다

버스타는곳 옆에 택시들도 몇개 서있었는데
처음에 택시기사와 흥정하는것 같길래 나도 택시타고 같이 움직이고 싶어서 껴달라고 말했다
흥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동행인줄 알았던 외국인이 이탈리아어를 엄청 잘했었다
알고보니 그냥 같은방을 써서 두사람이 친해진거였고
이사람은 로마에 사는데 바르셀로나로 놀러왔다가 다시 집으로 가는길이었다
다행스럽게 영어도 잘해서 대화도 가능하고 현지인이라 택시기사와 실랑이하며 흥정도 가능했다

문제는 택시기사도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기때문에 완전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했다
차라리 여기서 1박하는게 훨씬 나을정도의 말도안되는 가격..
이탈리아 친구는 너무 열받아서 흥정하다가 그냥 됐다고 말더니
로마에서 자기 친구 부르면 된다고 걱정하지 말라면서
일단은 버스타고 시내로 가자고해서 시내로 향했다

그렇게 버스를타고 시내로 왔지만 갈곳이 없었다
로마가는 티켓을 파는곳은 있지만
가는 열차가 없으니....
일단 로마에있는 친구에게 통화를 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꽤 합리적인 가격에 로마까지 데려다주기로했다
1인당 30유로였나 50유로였나...
로마에서 우리때문에 이시간에 차타고 와서 다시 픽업해서 가는거라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심지어 숙소앞까지 데려다 주는 조건이었으니

일단 친구는 오기로했고 조금은 마음의 안정이 되어서 잠시 쉴곳을 찾았다
이시간에 문을 연곳이라곤 술집말고는 없었는데
그 술집도 시끄럽고 분위기도 별로였었다
다행히 기차역 옆에 작은 커피집이 있었는데 그곳도 문을 닫긴하지만
1시간정도는 쉴수 있다고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그래도 차를 마시면서 조금은 따뜻한 공간에서 쉬고 있었는데
이제는 가게도 문을 닫아야해서 기차역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약간 노숙자처럼 땅바닥에 앉아서 허탈하게 있다보니 
별의별 이야기를 다한것같다
특히 이탈리아 여자애가 뭔가 티비에서보던 그런 전형적인 이탈리아 사람이었달까
아빠가 카드 끊어버린이야기... 가족문제, 친구이야기 뭐 그리 많이한지 모르겠다
동양 여자애는 홍콩친구였는데 이미 배에서 많이 들었는지 위로해주기 바빴고
그렇게 계속 기다리다보니 새벽1시쯤 드디어 우리를 픽업하러 친구들이 도착했다

약 1시간정도 차를타고 이동하니 로마로 도착했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하늘을 보는데 별이 너무 이뻤다
일단 차에 탔다는 안도감도 있겠지만
진짜 별일이 다있네...생각하며 하늘을 보는데 별이 이뻐서
이것도 다 아무나 못하는 추억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시작했다

이탈리아 여자애도 담배를 계속 피다가 차에서는 전자담배를 피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액상대마를 섞은 신종 전자담배였다
뭐 이탈리아에선 구하기 힘든데 바르셀로나에선 쉽게 구한다고 했었나?
아무튼 차에서도 별이야기 다하면서 진짜 신나게 로마로 향했다

로마 시내를 도착했는데 어차피 이미 늦은시간
나랑 홍콩여자애 숙소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일단은 홍콩애부터 숙소에 떨궈주기로했다
그런데 이것도 추억이라면서 올드카를타고 로마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투어를 시켜줬다
새벽2시쯤 되었으려나
차도 거의없고 조용한 도시를 차타고 돌아다니며 여기는 뭐가있고... 하면서 가이드를 해주는데
정말 그 분위기도 그렇고 보이는것들이 너무 좋아서
차라리 배가 연착된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 별도 이쁘고 아름다워서 휴대폰으로 찍었지만
무슨 액정에 먼지묻은것처럼 찍혔다...
폰으로 대충찍어도 별이 많이 담길정도로
그날 로마의 하늘은 정말 너무 멋있었다

홍콩애를 내려주고 이제는 나의 숙소로 가는길
솔직히 한 5%정도의 마음은
이제 나를 버리고 어디 끌려가서 큰일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분위기는 전혀 없었기에 엄청 불안하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포로로마노 인근에서 사진도 찍고
다행히 무사히 숙소앞에서 헤어지는데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식 인사를 했던것같다
아무튼 그렇게 엄청난 위기를 잘 넘기고
엄청나게 인상깊은 그런 여행을 또 한번 기록할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