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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hoto/2022 우크라이나 전쟁....War in Ukraine

우크라이나 전쟁 - 트란스니스트리아

몰도바에 온 가장 큰 이유중하나는 트란스니스트리아였다

국제법으로는 몰도바에 속해있는 지역중 하나지만

독립적인 수도와 화폐, 경제체계까지 갖추고있는 엄연한 국가의 체계로 움직였다

아무도 인정을 안해주고 있다는 점이 슬프지만(러시아는 인정할지도)

 

이게 단순히 같은나라지만 인정을 안해주는구나... 의 영역이 아니었다

바티칸처럼 나라안에 자그마한 나라가 속해있는것도 아니었다

나름의 국경이 있었고

화폐가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카드결제가 안되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인정한 카드(비자/마스터같은 국제브랜드 카드 제외)만 카드결제가 되었고

몰도바 통신사의 기지국이 설치되지 않아서 그런지 통신신호도 거의 잡히지 않았고

언어도 러시아어를 주로쓰기때문에 몰도바어는 통하지도 않았다

 

평소라면 사실 조금 특이한 절차를 걸쳐서 들어가는건데

지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중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사실상 러시아나 나름없는곳이라

사실상 들어가는게 불가능에 가깝긴했다

들어가기 며칠전 뉴욕타임즈 기자가 기고한 기사가있었는데

결국 본인도 못들어갔다는 그런 이야기

아무튼 그곳으로 간다

국경이 한곳만 있는것은 아니었다

일단 우리가 우리차량으로 들어갈수있는지 테스트하려고 접근한 첫 국경

경비가 삼엄한건 아니었지만

마냥 통과할수있을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저곳이 버스터미널인가 그랬는데 대충 상황을 살펴보니 이곳으로 가는건 포기해야할듯..

 

강아지 구경하는척 하면서 주변 상황좀 살펴보았다

 

얘네들은 국경 상관없이 막 드나들수 있을텐데..

 

그리고 다시 돌아온 몰도바 키시나우 버스정류장

이곳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인 티라스폴로 가는 버스가 매일 있었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티라스폴로 들어가는 루트를 찾으려고 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당연히 확답은 주지 않는다

버스티켓은 팔겠지만 중간에 국경에서 통과되지 않을수도 있다고..

 

아무래도 독립국이라고 하더라도 미승인국인데다가 제약이 상당히 많아서

실제로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주민들의 상당수가 몰도바로 와서 일을 하고있었다

어쨌든 지금 몰도바 자체가 전쟁의 당사자는 아니기때문에

조금은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더라도 겉으로는 일상이 평온하게 유지되었다

그래서 버스도 여전히 잘 다니고 있었지만

중간에 국경에서 상당히 까다롭게 체크를 한다는 정보

 

결국 버스도 포기했다

되돌아오거나 거기서 무슨일이 벌어졌을때 다시 돌아오는게 굉장히 까다롭기때문

이제 남은 택시뿐이었다

어쨌든 몰도바기때문에 몰도바 택시가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들어갈수있었고

실제로 관광객이 아예 없는건 아니기때문에 충분히 시도할만했다

택시회사를 통해서 트란스니스트니아 당일로 다녀올수있는 기사를 구했고

러시아어와 영어를 할수있는 택시기사로 배정받아 통역까지 부탁하기로했다

당연히 비용은 그만큼 더 지불하겠지만

 

그리고 다음날 택시기사와 만났는데

이건 뭐... 영어를 전혀 못한다

러시아어는 하는데 몰도바말도 잘 못한다

단순한 운전기사만 필요한건 아니었는데

아무튼 그래서 급하게 몰도바어라도 가능한 코디님과 함께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출발했다

 

드디어 국경에 도착했을때 굉장히 긴장했다

다른차들은 대부분 주민이나 업무적으로 드나드는 차들일텐데

우리는 왠 동양에서 온 놈들이 갑자기 놀러가겠다고 택시타고 들어오니

이상하게 생각하고 빠꾸먹어도 할말이 없는상황

카메라도 안들고왔고 핸드폰도 꺼내지도않고 조용히 잠자코 있었다

거절당해도 어쩔수없지...라며 체념하며 기다리길 한 20분쯤 되었을까?

들어가도 된단다

여권으로 우리정보를 넘기고 체크도 했지만

미승인국이라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지는 않았다

대신 여권도장을 대체하는 종이쪼가리를 주었는데 나갈때도 꼭 필요하단다

우리에게 주어진 승인된 12시간

물론 그전에 나오긴 할테지만..

 

가장 중심지같은곳에 일단 택시를 세웠다

이제 일해야지

일이지만 관광객인 척도 해야하기때문에

덕분에 휴대폰으로 사진도 좀 남길수있었다

탱크와 승리의 예배당

아마 소련의 승리를 기념해서 만든 조형물인것 같다

 

그곳 앞에는 전쟁중 사망한이들을 기리기 위한 광장이있다

잘은 안보이지만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별 마크에 꺼지지않는 불꽃이라고 불이 계속 나오는데

와... 이건 진짜 러시아도 아니고 소련의 느낌이 가득하다

 

저 멀리 기념벽까지 주욱 늘어선 묘지

아마도 소비에트연방에선 꽤 이름있는 사람들이 아닐지

 

건너편에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정부 건물도 있다

 

1941-1945라고 되어있는거보니

2차세계대전을 기리기위한 조형물이 확실하다

저 남자 동상도 참 특이한 느낌

 

그 옆에있던 또다른 기념벽

1990, 1992가 적혀있는데 검색해보니 이때도 전쟁이 있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가 탄생할수밖에 없었던 전쟁

대충말해서 크름반도 사태와 비슷하다고 말하는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소련체제 내에 몰도바 공화국 내에서 떨어져 나가기위해 전쟁을 했고

결국 러시아의 중재로 92년 정전을하고 미승인 독립국으로 남게 되었다

아마 그때 희생자들을 기리는 벽이 아닐까

 

기념공원 건너편에 뭔가 소련스러운 건물이 있어서 봤더니

트란스니스트리아 정부 건물

근데 진짜 구글없었으면 어쩔뻔했을까

통신이 거의 잡히진 않았지만

간간히 잡히는 통신과 미리 저장된 구글지도로 꽤 많은 정보에 접근할수 있었다

 

그리고 소련 아닐까봐 있는 레닌 동상

엄연히 여기는 몰도바 내에 속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떡하니 러시아 국기와 트란스니스트리아 국기가 같이 정부건물에 걸려있었다

마치 홍콩가면 오성홍기와 홍콩국기가 같이 걸려있는걸 보는 느낌이랄까

 

그 옆에있는 광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로했다

정부건물도있고 아마 가장 이곳에서 큰 광장이 아닐까?

 

수보로프 동상

누군진 잘 모르지만 소련에서는 꽤 유명하고 존경받는 장군인듯하다

 

그 옆에 연방국기들이 걸려있는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동안의 역사적인 국기...는 아닌거같고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속해있는 지역의 국기가 아닐지

루마니아에서 찾아갔던 성곽터에서도 비슷한 문양을 봤었는데

아마 연방국들의 전통이나 뭐 그런게 아닐까

연방국이기 때문에 할수밖에 없는...

 

일단 강 옆에 공원이 있어서 이곳도 좀 둘어봤는데

굉장히 평화로워 보였다

아이들도많고

또 소련느낌이 안났다

 

대충 아이러브뉴욕마냥

트란스니스트리아 어쩌고가 아닐지?

 

건너편으로와서 연방 국기도 좀 둘러보고

공원산책을 했는데 여전히 평화롭다

우리도 그냥 관광하는듯 둘러보고있어서 딱히 신경도 안쓰는것같다

 

근처에 있었던 꽤 큰 규모의 시장

1층은 농산물과 꽃을 위주로 판매했다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동유럽이 뭔가 춥고 팍팍한 느낌때문인지

괜시리 더 꽃같은걸 좋아하는것 같다

그냥 일반화의 오류일까

 

시장을 둘러싸고있는 건물에는 우유/계란같은 유제품도 팔고

옷도팔고 이것저것 팔고있었다

그렇게 시장 구경도 마치고 다음장소

 

옆에 교회가 보이길래 무작정 교회로 향했다

약간 러시아정교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교회

 

날도 좋고 꽤 이뻤다

 

마침 교회문이 열려있어서 살짝 들어가봤는데

 

확실히 뭐가 많다

미묘하게 몰도바정교회랑도 느낌이 살짝 다르다

더 화려한 느낌이랄까..?

 

마침 내가 좋아하는 느낌의 사진도 건질수 있었다

 

대충 동네파악이 끝나서 진짜 일을 시작했다

가장큰건 현지인들이 생각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견을 듣는거였는데

일단 우리가 러시아어를 전혀 못하기때문에

영어를 하던가 몰도바어를 하는 사람을 찾아야했다

여기를 둘러보는데 우리에게 관심있어하는 분이 있어서 살짝 말을 걸어봤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않는데다가

다른 한분은 약간 노숙자느낌이 나서 결국 실패

 

교회를 나와 이동하던도중 왠지 이야기해줄것같은 분에게 말을 걸었는데

다행히 영어를 할수있는 분이어서 대략적인 분위기를 느낄수있었다

일단은 어느정도 파악을했으니 밥부터 먹으러 이동

 

그냥 뭔가 소련느낌의 자동차

 

거리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러시아가 아닌 '소련'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나라였다

 

당연히 몰도바화폐를 사용할수 없기때문에

택시기사에게 물어봐서 환전이 될만한 호텔로 향한다음

호텔에서 환전을 하고 호텔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무래도 의심도 덜 받을테고 이래저래 우리도 편하니까

몰도바 화폐를 트란스니스트리아 화폐로 교환한뒤 식사주문했다

 

나름 독립국이고 동유럽 국가들이 맥주에도 일가견이 있기때문에

트란스니스트리아 생맥주가 있을것같아서 주문을 했더니 없단다

그럼 여기맥주 아무거나 추천해달라고 해서 받은 맥주가 두종류인데

대충 검색해보니 바바리안맥주? 라고 나오는 상황

아무튼 러시아쪽 맥주가 아닐까 그냥 추측해본다

맛은 뭐....

 

밥을 먹고 길거리에서 조심스럽게 이런저런 인터뷰를 시도했다

몇몇 사람들은 확실히 말을 하기 꺼리고

몇몇 사람들은 자기는 별생각 없다고하고

그래도 고무적인건 생각보다 수월하게 일을 하고있었는데

역시나 그게 문제였다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 그때...

다시 광장으로 나가서 젊은 대학생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고있었다

그냥 고프로로 여행객처럼 인터뷰를 하던 와중에

갑자기 사복입은 사람들이 스윽 다가온다

인터뷰하던사람은 진짜 기겁하면서 나는 아무것도 안했다고하면서

여자친구 손목을 잡고 그냥 도망쳤다

진심으로 걸리면 죽는다는 표정과 행동으로 그 장소를 도망쳤다

우리는 잡혔고

 

잡히면서 진짜 머릿속으로 별 상상을 다했다

일단 지금까지 찍은걸 걸리면 안된다

일도 일인데 우리 신변이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다행히 우리도 공격적으로 나가지않고 그들도 공격적으로 나가지 않았다

뭐하냐고 묻길래 유튜버인데 여행왔다가 그냥 물어봤다

별거안물어보고 이 나라가 궁금해서 물어봤을뿐이다 이러는 도중

그냥 넘어갈꺼 같은데 다른 한사람이 계속 어디 상부에 전화를 하고 뭘 계속 안넘어가려한다

무서운건 아직도 2g 모토로라 핸드폰을 쓴다는점이었는데

약간 영화에나오는 사복경찰 느낌이 진짜 강하게 들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영상을 보여달라길래 일하기전에 자료화면으로 찍은 공원사진하고 그런것들을 재빨리 넘겨서 보여주고

휴대폰이 2개라 아무것도 안찍은 휴대폰을 보여주며 진짜 없다고 강조하고

마침 호텔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음식사진 찍은거랑 신기해서 찍은 여기 화폐도 있어서

진짜 우리 관광하러 온거라니까? 를 어필하기 괜찮았다

그들도 뭔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확실한 뭔가 증거가 없었기에

방금 인터뷰한거만 지우고 지금 몰도바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와중에 어떻게 왔냐길래 택시타고 왔다고 하는바람에

택시기사 아저씨의 면허까지 고스란히 사복경찰에게 정보가 넘어갔다

지금도 우리때문에 별탈이 없었으면...하고 조심스러울뿐

 

일단 현장에선 무사히 풀려났다

마지막 청년들 인터뷰가 아까웠긴하지만

그들이 도망칠때 눈빛을 보고 도저히 안지울수 없었다

그리고 재빨리 메모리카드를 숨기고

긴장하며 국경으로 향했다

그사이에 국경에 연락이 가고 우리가 빠져나오지 못한채로 감금이 될지도 모르니까

정말 이런저런 별 생각을 다하고 국경에 도착해서

무사히 다시 몰도바로 도착해서야 한시름 놓을수 있었다

참 아이러니 한것은

진짜 이런짓 못하겠다 싶으면서도

이런게 일이지 라는 쾌감을 얻었다는 점이랄까

 

그렇게 잘 마무리하고 다시 돌아온 몰도바

승리의 아치라고 불리는 건물인데 우리가 흔히 잘아는 전쟁 기념물은 아니었다

뒤에는 몰도바 정부 건물

 

이런 올드한 트램도 참 보기 좋다

 

아치가 있는 공원을 잠시 산책하는데

누군가 와서 주섬주섬 나무에 현수막을 걸더니

보이는건

파룬따파....

와 여기서 파룬궁을 볼지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중국인은 어딜가도 있구나

 

공원에 약간 클래식이 나오고 그림도 그리고 차도 한잔 마시는 사람들이

왜인지 여유로워 보이고 부러웠다

 

그냥 시간날때 저기서 와인이나 한잔 하면서 책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행히 무사하게 몰도바도 마무리

 

다시 루마니아로 돌아가는 차 안

그냥 찍은 사진들이 느낌이 좋다

이제 여기다가 말을 잘 만들어서 꾸미면

사진작가가 되는걸까

사실 나름대로의 철학이 담긴 사진이지만

솔직히 지금 제대로 생각나지 않는다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탈출하며 느낌 감정을 담은 사진이었는데

뭐 그냥 각자의 판단으로 남기는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