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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31 - 여행 18일차(산티아고 순례길 11일차, 루가 두 코고 - 폰테 데 리마)

아침부터 엄청나게 내리는 비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었다. 일단은 오늘 갈곳이 근처마을인 폰테 데 리마(Ponte de Lima)로 걸어서 10km 남짓한 거리여서 걷는거리에 부담은 없었다. 2012년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고 연말은 그래도 조금 큰 마을에서 지내는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쪽에서 하루를 보내기로했다. 그래서 점심먹고 출발해도 도착할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일단은 아침을 먹으면서 생각해 보기로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날씨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 비가 그칠것 같다고했다. 소나기가 많아서 금새 그칠지도 모른다고 말을해주신다. 주인인 페르난다 아주머니는 우체국에서 일을 하셔서 우체국 옷을입고 출근을 하셨고 아저씨 역시 출근을 하셨다. 이제 집에는 어젯밤 같이보낸 순례자 4명과 딸, 강아지와 고양이만 있었다. 일단은 작별인사를하고 비가 조금 그칠때까지 숙소에서 쉬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도대체 비가 그칠생각을 안한다. 어젯밤 감기가 걸려서 고생하던 이탈리아 아저씨는 점점 지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결국 비가 조금 약해질 기미도 안보여서 집에 남아있던 여자아이에게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서 4명이 다같이 택시를 타고 다음마을로 이동하기로했다.

 

택시타고 순례길 이동

네명이서 나눠서 요금을내고 택시를 탔다. 덕분에 벤츠 택시도 타보고 별 경험을 다해보네. 택시를 타고 폰테 데 리마 알베르게앞에 도착을했다. 그런데 알베르게가 5시에 오픈한다고 쓰여있다. 문이 닫혀있어서 일단 옆에있는 바에서 점심식사겸 몸을 녹이기로했다. 따뜻한 차도시키고 음식도 시키면서 허기를 달래고 조금 쉬고있었다. 그러다가 이탈리아 여자분이 전화해서 혹시 빨리 열수 있냐고 물어보려고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4시까지는 온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4시까지 그곳에서 쉬다가 호스피탈레가 오셔서 드디어 알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탈리아 커플이 뭔가 문제가있는지 이야기를한다. 말인즉슨 이곳 알베르게는 시설만 제공을하고 담요나 베게같은걸 제공을 안한단다. 그냥 침대 하나만 있는데 보통 순례자들은 작은 침낭이라도 가지고 다녀서 시설 유지측면에서 좀더 깔끔할수도 있고 그래서 그런것 같았다. 문제는 이 커플이 침낭이 없다. 바르셀로스에서 처음 만났을때도 그곳에 조금 비위생적으로 보이지만 어쩄든 담요가 있어서 그걸 덮고 잔것같았다. 침낭이 없으면 잘수가 없단말에 둘은 근처 레지덴시알에서 잠을 자기로했다. 산티아고 도착날이 우리와 하루정도 차이가 있었다. 혹시나 만날수 있으면 만나고 싶어서 전화번호를 받고 헤어졌다.

 

2012년의 마지막 파티

우리는 방을 잡고 씻고 옷도 말리고 이런저런 준비를 마쳤다. 작은 라디에이터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꽤나 따뜻했다. 그리고 저녁 꺼리를 사기위해서 근처 마트에 다녀오기로했다. 그래도 마지막날이니 뭔가 특별한걸 만들어 먹자고 이야기를하고 장을보러갔다. 근처에 마트는 생각보다 작아서 혹시 근처에 큰 마트가 없냐고 물으니 좀더 걸으면 대형마트가 있다고해서 좀더 걸었다. 마트를 가며 본 구름에 태양이 지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문제는 카메라를 하나도 안들고와서 그냥 눈에만 그 장면을 담았다.

마트에서 뭘살까 고민을 하다가 작은 맥주 하나씩사고 밥을 하긴 애매해서 냉동 리조또를 사서 나눠먹기로하고 따로 소세지와 요기꺼리를 샀다. 알베르게가 뭔가 해먹을수있는 시설이 제한되어있어서 많이 살수는 없었다. 그냥 분위기만 내는 정도. 그렇게 장을보고 나오는데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순례자들과 만남

장을보고 돌아오니 못보던 순례자 2명이있었다. 러시아와 슬로베니아에서 온 순례자들이었는데 그냥 느낌이 뭔가 게이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왠지모르게 보자마자 그럴것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내가 정말 미안하고... 그렇게 그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먼저 요리를 하고있어서 기다렸다가 우리 식사를 했다. 마지막 식사치고는 조금 부실했지만 그래도 만족. 같이 걷는 은진누나가 문제였다. 집이 독실한 천주교 집안인데 뭐 개인적인 사정도있고 새해가되면 둘째주인가 첫째주 주말까지였나 아무튼 금식을 하는 그런게 있다고한다. 그래도 순례길을 걷는데 그런걸 지켜야 하냐고 물으니 그래도 예외가 없다고했다. 무엇보다 몸이 더 걱정되는데 그렇다고 말을하니... 조촐한 만찬은 그렇게 끝냈다. 그리고 잠시 쉬는동안 혼자서 마을 야경을 찍기위해 잠시 길을 나섰다.

 

안녕 2012년. 안녕! 2013년

내일 길을 걷기위해선 일찍 자야하지만 그래도 2012년의 마지막날인데 오늘은 늦게 자기로했다. 그래도 2013년은 맞이하고 자야지. 오늘 하루종일 걷지도않고 쉬기만했고 내일도 걷는 거리가 그닥 먼 거리가 아니라서 오늘은 늦게 자도 상관없었다. 각자 쉬다가 11시쯤부터 다시 주방에 모여서 러시아 친구와 이야기도하고 음악도 틀고 은진누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보냈다. 마침 연말이라고 호스피탈레가 케이크와 초콧렛, 와인까지 한병 구입해주셔서 다같이 그걸 먹으면서 드디어 새해를 맞이했다.

우리끼리 카운트를 세고 드디어 2013년이 되었다. 하늘에선 폭죽이 펑펑 터지고 막 소리가 들렸지만 도대체 눈에는 보이지가 않았다. 마을에 잔뜩 안개가 끼어서 하나도 보이지도않고 소리만 들렸다. 그냥 우리끼리만 축하를 하고 잠시 그 소리를 들으면서 분위기를 만끽하다가 다시 방으로 내려갔다. 이러나 저러나 어쩄든 내일 아침에는 걸어야 하니까. 한국과 9시간 시차가 나는 이곳에서 먼저 새해를 맞이하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새해인사를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 걸은 길

루가 두 코고(Lugar do Corgo) - 폰테 데 리마(Ponte de Lima)

Today : 0km

Total : 250.3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