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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30 - 여행 17일차(산티아고 순례길 10일차, 바르셀로스 - 루가 두 코고)

마을 외곽에는 맥도날드가?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를하고 문을열고 나가니 이탈리아 커플은 자고있는듯했다. 다행히 비는 안오고 날씨는 흐리지만 좋은것 같았다. 어젯밤에 파스타가 너무 먹고싶어서 렌지에 데워먹는 파스타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는데 아침으로 그걸 먹으려고 꺼내서 렌지에 돌린뒤 다시 먹었다. 비몽사몽이지만 그래도 맛은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냉동 파스타와 비슷한느낌. 배도 채우고 오늘 길을 걷기위해 출발했다.

문을 열고 나서니 안개가 자욱하다. 역시나 아침에도 사람은 없다.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기 시작했다. 어제 점심을 천천히먹고 바르셀로스(Barcelos)에 도착하자마자 마을 구경을 못한게 조금 아쉬웠다. 마을이 참 이뻐보였는데 다음에 올수있으면 다시 와서 구경하고싶다. 마을을 점점 벗어나기 시작하자 맥도날드가 보인다. 어째 포르투갈은 마을 외곽에 다들 맥도날드가 있을까? 리스본은 모르겠고... 지금까지보면 산타렘도, 토마르도, 코임브라도 조금 큰 마을이다 싶은곳 외곽에는 맥드라이브를 겸비한 맥도날드가 있는것 같았다. 배도부르고 아침이라 그런지 문도 안열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돌아다니면 얼마나 편하게 느낄까? 적어도 우리는 해외가서 한식이 먹고싶다고하지만 그 맛이 안나서 별로라고 생각하는적이 많다. 그렇지만 외국애들은 놀러왔는데 자기네 나라 음식들 다있고 아무리 못해도 햄버거라도 있으니... 뭐 그사람들 입장에선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일요일 아침에 예배

열심히 길을 걷는데 점점 사람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개가 끼어서 잘은 안보이지만 교회가 있는것 같았다. 일요일 그러니까 이사람들에게는 주일인 오늘 아침에 다들 미사를 보기위해서 하나둘씩 마을에 있는 교회로 모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만나서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어째 나를 보고 별로 반가워하지는 않는것같았다. 그렇게 그냥 지나가고 8시가 지나자 저 멀리서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까 그 교회에서 종이 울리는것 같았다. 순례길을 걸으며 아침에 종소리를 들으니 뭔가 기분이 묘하면서 힘이 나는것 같았다. 오늘은 종이 나에게 응원을 해주는구나.

조금 더 걷다가 기차건널목을 지나가는데 한무리의 자전거 순례자들이 지나가면서 "부엔 까미노"를 외쳐준다. 오늘의 첫 순례자들이구나. 이제 하루에 한번정도는 순례자들을 만날수 있지 않을까? 종소리도 듣고 순례자들도 만나고 오늘도 왠지 좋은일이 생길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또다시 산길과 흙길이 시작되어서 중간에 앉아서 쉴만한 공간이 없었다. 쉴곳이 나오면 바로 쉬려고 찾으면서 걷고있는데 왠 마을로 접어들면서 아스팔트길이 나올것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마땅히 쉴만한 공간은 없고 그냥 걷고있는데 어떤 가정집 옆에 쉴만한 공간이 있길래 바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앉아서 저 쪽을보니 왠 오렌지나무가 있다. 탱글탱글하게 맛있게 생긴 오렌지들이 나무에 열려있었는데 그중 몇개는 이젠 갈때라고 생각되었는지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나뭇가지가 바깥에까지 있어서 길가에 떨어져 있었는데 한번 주워서 먹어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쉬면서 오렌지 갯수나 세고 차마 먹지는 않았다.

안개가 꽤 오래 지속되었다. 산을 오르고 있어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하루종일 안개같은 구름이 끼어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면서 펼쳐진 시골의 풍경은 또 아름다워서 정말 분위기있게 걸었다. 오늘은 하루종일 안개가 끼어있어도 나쁘지 않을것 같았다.

 

처참한 사고현장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마을을 도착하니 가장먼저 알베르게 표지판이 보였다. 알베르게와 그 옆에있는 교회가 인상적이었는데 너무 이른시간에 와서 그런지 문이 닫혀있었다. 일요일인데 이곳은 오늘 안여나보네? 아니면 이미 미사를 끝내고 다들 집으로 가신걸까? 그렇게 알베르게를 지나치고 다시 순례길을 걷는데 표지판이 산산조각이 나있다. 아마 이곳에서 차사고가 난것같은 느낌. 차의 잔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표지판을보니 속도를 주체못하고 혼자 박아버린것 같았다. 아직까지 정리가 안되있는걸보면 그냥 박고 도망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사고현장을 지나서 잠시 앉아서 쉬는데 뭔가 이상하다. 당연히 내가 쉬는쪽은 길이 아니라서 X표시가 되어있는데 한쪽은 또 화살표가 있다. 그래서 저 멀리를 보니 저곳도 화살표가있는데 X표도 있는것같다. 또 이런길이 등장해서 골치아프게 생각하고있는데 그냥 가이드북에 나와있는대로 가는게 가장 속이 편할것같아서 그 길을 따라갔다. 뭐 길이 안나와도 지도가 있으니까 어디로든 가겠지!!

 

시냇물과 함께 걷다

또 다른 마을을 지나는데 이곳 교회도 역시 사람이 없다. 아까 아침에는 있던데 이제는 아침이 지나서 다음 미사시간이 되기전까지는 사람이 없나보다. 그런데 일요일에 다들 교회를 다녀와서 그런가 마을이 뭔가 사람사는 마을같았다. 지금까지 지난 마을들은 이곳에 사람이 사는지 어쩌는지 모습들도 잘 안보이고 그랬는데 이번에 들린 마을은 스쿠터타고 돌아다니는 아주머니도있고 뭔가 마을같은 분위기가 잔뜩 들어서 신났다. 그렇게 마을을 지나 다시 텃밭 사이길로 걷고있는데 옆에서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는 시냇물이 있었다. 지금까지 걸은길중 가장 좋았던 길이라고 말해도 될정도로 너무 좋다. 물이 흐르는 바닷가에서 나는 파도소리가 아니라 자그마한 시냇가에서 들리는 졸졸졸 시냇물소리는 정말 듣기 좋았다. 마치 혼자서 걷고있는 나를 위해서 노래를 불러주는것 같기도 했고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기도 했다. 최근에 비가와서 그런지 더 물소리가 힘차게 들리는것 같았다. 그렇게 계속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느라 힘든줄도 시간가는줄도 몰랐다.

 

비가 장난치나!

시냇물과 함께 걸으며 도착한 다른마을을 지나 또다시 숲길로 들어갔다. 숲길로 들어가는데 뭔가 심상치않다. 하긴 그전에 마을에 도착할무렵 슬슬 어두워지더니 뭔가 비가오는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며 걷는데 숲길을 들어가자 비가 갑자기 많이오기 시작했다. 왠 스카우트 대원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무리지어 숲길에서 나오는데 나를보며 다들 이상한 눈초리를 보낸다. 그러면서 몇몇 아이들은 응원을 해줘서 나도 응원을 해주면서 기를 받았지만 이놈의 비가 오히려 더 많이온다. 사실 옷 자체가 보드복을 입고가서 방수가 되고 가방은 침낭때문에 레인커버를 항상 씌우고 다녀서 방수는 전혀 문제가 안되었다. 그런데 가방끈이 노출이 되어있어서 가방끈이 젖는게 문제였다. 안그래도 한번 끊어져서 수선을 했는데 비까지 맞으면 더 문제가 될것같아서 일단 처마밑에서 비를 피했다. 비가 그치겠지... 생각했는데 그칠 기미가 안보이자 결국 가방에서 우비를 꺼내기로했다. 군대에서 쓰는 간부우의가 꽤 큰사이즈여서 필요할때 입으려고 가지고왔는데 드디어 입을 차례가 되었다.

우비를 꺼내고 가방을 메고 정리를 하고 입으려는데...... 안맞는다. 사실 그냥 맞겠거니 하고 가지고온건데 도저히 안들어간다. 사이즈가 크긴 했지만 가방을 메고 옷을 입을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젠장.... 망했네.. 그냥 이건 베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구나. 그래서 결국 우의를 가장한 베게는 다시 가방안으로 들어가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비가 조금 그치는가 싶었는데 비옷을 넣으니 다시 비가 많이온다. 일단은 조금 괜찮아지면 바로 출발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잠시 더 쉬었다.

비를 피하던 처마앞에 집이 있었는데 이집 할아버지가 내가 막 처마밑에서 쉬고있을때 차를 가지고 어디를 나가셨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다시 돌아왔는데 내가 아직도 있으니 안쓰러워 보였나보다. 마당안에있는 창고밑에서 쉬라면서 집으로 들여보내주셨다. 정말 이게 어디냐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하고 창고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가방정리를 다시한번 제대로하고 너무 쉰것같고 비도 어느정도 그치는것 같아서 출발했다. 출발하면서 당연히 감사하다는 인사도 빼먹지않고 갔다.

 

드디어 만난 돌다리

비가 조금 내리지만 이정도면 걸을수가 있어서 길을 나서고 얼마후에 금방 비가 그쳤다. 이놈의 비가 장난치나.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돌다리를 만났다. 길을 걷기전날 내일 걸을 길이 어디인가 한번 가이드북으로 살펴보고 가는데 오늘은 이 돌다리를 너무너무 보고싶었다. 그렇게 돌다리를 만나니 너무 반가워서 사진을 찍고 다시 길을 나섰다. 평소같으면 의욕적으로 찍고 이래저래 했겠지만 비도와서 지친데다가 언제 비가올지 몰라서 카메라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빨리 길을 나섰다. 안그래도 카메라가 비맞아서 고장나면 큰일나서 거의 껴안다싶이 하면서 걸어서 오늘은 그냥 빨리 숙소에가서 카메라를 말리겠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은것 같았다.

그런데 언제그랬냐는듯 하늘이 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변은 먹구름이 가득한걸로봐선 그냥 일시적인 현상이겠지만 그래도 더이상 비는 안올것 같아서 조금은 안심하고 길을 다시 걸었다.

 

은진누나와 만나다

다음마을에 도착해서 다시 길을 걷는데 또다시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또 비가오나 싶어서 짜증내는데 어째 점점 많이온다. 그래서 일단은 그냥 걷다가 버스정류장이 보이길래 그곳에 바로 들어가서 비를 피했다. 어느정도 내리면 그냥 걷겠지만 이정도로 많이내리면 조금 비가 약해지길 기다렸다가 가는데 맞는것 같아서 잠시 쉬었다. 다음 마을까지 그리 많이 남지도 않았었고. 그렇게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한참을 쉬고있는데 저 멀리 순례자로 보이는사람이 지나간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뭔가 한국인같다. 사실 동양인을 여행하면서 많이 보지만 정말 한국인은 뭔가 보면 한국인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렇게 눈을 마주치자 버스정류장쪽으로 오더니 말을건다. 그렇게 은진누나와 처음 만나며 산티아고에 도착할때까지 같이 걷기 시작했다.

은진누나는 이미 프랑스길을 걸었다고했다. 프랑스길을 걷고 산티아고에 도착하면서 쉬다가 뭔가 포르투갈길을 걷고싶다는 생각에 비행기도 연기시키고(엄청난 돈을 내면서 ㅠㅠ) 포르투로 와서 다시 포르투갈길을 걷기 시작했다고했다. 그전에 까미노 까페에서 내가 포르투갈길을 걷고있다는 이야기를 몇번 남겼는데 그걸보고 쪽지를 보냈다고했다. 같이 걸으려고하는데 답장이 있으면 걷고 없으면 그냥 가려고했단다. 그런데 글이 올라오는걸보니 자기가 포르투가서 앞뒤로 한국인은 있는것같고 답장은 없는데 일단 있는것 같으니 만나겠지란 생각을 가지고 그냥 걸었단다. 그러다가 오늘 이 비오는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게 된거다. 나중에 폰테 데 리마에서 확인해보니 진짜 쪽지가 와있었다. 그동안 와이파이가 안통하는 지역에 있어서 쪽지를 확인하지 못했었다..

둘다 출발한 날짜는 같은것 같았는데 내가 해안길을 걸어서 아마 못만난것 같았다. 그나저나 참 신기한게 해안길을 걷고 원래는 바르셀로스가 아니라 안토니오 레스토랑에서 하루 자려고했는데 그냥 밥먹고 열심히 바르셀로스까지 걸어서 자고 오늘은 비온다고 처마밑에서 30분정도 시간을 보내고 버스정류장에서 또 쉬다가 이렇게 누나를 만났다. 이런걸보면 정말 인연이 있구나 싶은게 강하게 또 들었다. 밀하다에서 포르투갈 친구들을 만났을때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비가 조금 그치겠다 싶고 도저히 완전 그칠것같지는 않아서 그냥 비를 맞으며 걷기로했다.

 

친절한 아주머니

비를 맞으며 걷는데 도저히 오늘은 지쳐서 원래 목적지인 폰테 데 리마(Ponte de Lima)까지 못갈꺼 같았다. 중간에 루가 두 코고(Lugar do Corgo)라는 작은 마을에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가정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자려고 마음을 먹었다. 은진누나와 걸으면서 그냥 그곳에서 쉬자고 하고 걷는데 느낌상 지금쯤 나와야하는데 안나오고 더걷는것같아서 그냥 지나친줄 알았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된거 어쩔수없이 폰테데리마까지 열심히 걷자고, 아마 공식 알베르게는 아니고 작은 가정집 같은 곳이라서 우리가 지나친것 같다며 이야기를 하고 걷는데 집을 딱 발견했다!! 주저하지 않고 들어갔는데 왠 아저씨가 바베큐를 하고있었다.

아저씨가 순례객들 이냐면서 반기며 숙소로 안내해주었다. 그러면서 저쪽에서 아주머니가 나왔다. 가이드북에서 본 바로 그 아주머니! 예전에 순례객을 하룻밤 재워준게 계기가 되어서 아예 집 마당에 별채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순례객들을 위해서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게 별채에 짐도내리고 안내도 받고 비에찌든 몸을 씻었다. 씻고 나왔는데 정말 언제 그랬냐는듯 날씨가 맑아졌다. 그래서 빨래를 하려고 물어보니 빨래는 못하고 집에있는 세탁기를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차마 그건 거절하고 어차피 걸으려면 또 입어야되니까 그냥 햇볕에 옷을 말렸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서 쉬고있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오시더니 식사를 하자고한다. 이게뭔가 싶어서 갔는데 아까 굽고계시던 바베큐와 돈까스와 양파 그리고 밥까지있었다!!! 점심식사를 하려던참에 갑자기 끼어들어서 밥을 먹는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 그런데도 계속 더 먹으라면서 권해주시고 게다가 그 밥은 정말 맛있었다. 정말 오랫만에 집밥이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맛있었다.

치와와 한마리가 있었는데 자꾸 나를 보며 으르렁댄다. 가족들에게는 귀여움을 발사하는데 낯선사람은 경계하나보다. 그래도 처음에는 짖더니 이내 조용하다. 집에 있는 난로앞에 자리를 딱 잡고 앉아서 졸기시작하는데 정말 귀여웠다.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마침 TV에서 미스터빈을 하고있었다. 그런데 미스터빈이 굴을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굴이 귀해서 자기는 지금까지 한번도 못먹어봤단다. 실제로 유럽에선 굴이 되게비싼 음식이란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굴이 정말 싸서 나는 많이 먹었다니 신기해하면서 부러워하기도했다. 그리고 주방 한켠에 작은 페트병으로된 소주가 전시되어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물으니 예전에 묶었던 한국 여행객이 놓고 갔다고한다. 신기해서 먹어봤냐고 물으니 그때 한번 먹어봤는데 너무 쓰다면서 인상을쓴다.

아!! 참 신기한게 밥을 먹는데 음료를 3종류나 물어본다. 그냥 맥주, 따뜻한 와인, 일반 와인. 와인도 그냥 사는게 아니라 집에서 담그는것 같았다. 신기해서 따뜻한 와인을 먹어보겠다고 했는데 정말 달콤하면서 따뜻하니까 은근히 도수도 있는것 같았다. 이곳 포르투갈에 포트와인으로 불리는 포르투갈 와인도 있지만 근처 폰테 데 리마의 와인도 상당히 알아주는 와인이라고한다. 세계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포르투갈에선 꽤나 유명하다고하면서 자랑한다. 그렇게 오늘도 새로운 술을 맛보았다.

 

포르투갈 커플과의 재회

밥을먹고 다시 별채에서 쉬고있는데 누가 들어온다. 어제봤던 그 포르투갈 커플이다. 반가워서 비오는데 잘 걸었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들은 비를 조금만 맞았단다. 걷다가 비가오는데 점심무렵이 되어서 그냥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밥을 먹고 한 2시간정도 시간을 보내고 다시 걷기 시작했는데 그사이 비가내려서 별로 안맞았단다. 나는 비맞고 고생했다니 엄청 웃는다. 하긴 나도 오늘은 비피한다고 여유부리면서 걸었는데 그렇게 도착해서 밥까지먹고 쉬는데 들어왔으니.. 20km정도 되는 거리를 오후 4시가 넘어서 도착했으니 걸음이 느린건지 엄청 여유를 부리는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재회를하고 식사를 물으니 괜찮다고하면서 아저씨가 간단한 요플레와 요기꺼리를 가져다 주셨다. 그걸보면서 그냥 있다가 나도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따뜻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잠이 엄청 잘왔다. 잠에서 깬 이유가 아저씨가 다시 오더니 저녁을 먹으라면서 부른다. 점심먹고 저녁까지 얻어먹을 줄이야.. 저녁을 먹으러 갔더니 또다시 진수성찬이 차려져있다. 잠만 재워주는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얻어먹어도 되려나? 어쨌든 다들 기분좋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을 먹었다. 그러다가 또다시 강남스타일 이야기가 나왔다. 크리스마스때 호주에서 온 여행객들이 집에서 묶었었는데 그때 저녁에 파티를 하면서 자기 딸과 같이 강남스타일을 췄다면서 나에게 자랑을 한다. 한국인도 없는데 머나먼 포르투갈에서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지고 호주인과 포르투갈인이 춤을췄다라... 다시한번 음악의 힘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저녁을 먹고 다들 돌아와서 누워있는데 이탈리아 남자가 몸이 안좋은듯 보였다. 아까 비를 조금 맞은게 문제인듯 기침을 하고 감기에 걸린듯했다. 그래서 아저씨가 또 감기약을 주셔서 먹고 계속 여자분이 간호를 해주었다. 내일 또 걸어야 될텐데 괜찮으려나? 그렇게 밥을먹고 와인도먹고 따뜻한곳에 있으니 금새 잠이 들었다.

 

 

오늘 걸은 길

바르셀로스(Barcelos) - 루가 두 코고(Lugar do Corgo)

Today : 19.1km

Total : 250.3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