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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30111 - 여행 29일차(마드리드, 톨레도)

100년된 츄러스 집

드디어 마드리드에서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준희형과 함께 톨레도를 가기로 했는데 그전에 마드리드를 좀더 둘러보고 가기로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다 챙기고 1층으로 향했다. 오늘 저녁에 야간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이동을 하는데 방은 일단 빼야하고 짐도 리셉션에 맡겨야 하기때문에 짐도 다 꾸리고 키를 반납했다. 일단은 오늘 여행할때 쓸 간단한 짐을 제외하고 가방은 보관소에 맡기고 길을 나섰다. 일단 솔광장에서 또 만나기로해서 솔광장을 향해 걸었다. 오늘은 준희형이 나보다 빨리와있었다. 어제 늦은게 미안해서 일찍 나왔다고했다. 그런데 다시 호스텔로 향했다. 역시나 아직 준비중이기때문에. 호스텔안에 들어가서 귤을 까먹으면서 기다리다가 길을 나섰다. 오늘은 셋다 마드리드를 떠나는날이라 모두 짐을 리셉션에 맡겼다. 나는 바르셀로나로, 준희형은 리스본으로 친구분은 파리였나 아무튼 어디로 갔다.

오늘 첫번째 목적지는 다름아닌 츄러스집. 마드리드에 100년이 훌쩍 넘은 유명한 츄러스집이 있다고해서 찾아갔다. 역시나 이것도 친구분이 찾았다. 확실히 여자와 남자들이 이런데서 차이가 나는것같다. 살짝 길을 헤메서 츄러스집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분위기가 오래된 까페의 느낌이 났다. 입구에도 사람이 많았고 지하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일단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초콜렛 츄러스로 정했다. 이곳의 츄러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츄러스와는 조금 다르다. 놀이동산에서 계피가루가 뿌려지고 바삭바삭한 그런 츄러스가 아니라 촉촉하고 초콜렛을 찍어먹는 츄러스였다. 갓 나온 츄러스에 따뜻한 초콜렛이 담긴 머그잔에 담궈서 찍어먹는맛은 진짜 최고였다. 지금까지 먹은 츄러스는 다 가짜였구나라고 생각될정도. 놀이동산에서 흔하게 먹을수있는 츄러스도 맛있지만 개인적으로 마드리드에서 먹은 이 츄러스가 내 입맛에는 좀더 맞았다. 그리고 남은 초콜렛은 그냥 마셔도 되었다. 조금 찐한 핫초코 맛이랄까? 지하에서 츄러스를 먹는 한무리의 가족들이 있었는데 우리를 엄청 신기하게 쳐다본다.

"혹시 사진좀 찍어도 될까요?"

"네? 아네 카메라 주세요"

"아니 우리를 찍어주는게 아니라 당신들을 찍고싶어요"

"(뭐지..)그..그러세요 그럼"

결국 눈이 마주쳤는데 갑자기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는다. 처음엔 설마 해서 자기들 찍어달라는줄알고 잘못들었는데 우리가 신기했는지 어쨌는지 우리셋을 찍고싶다는 거였다. 그래서 결국 찍혔다. 갑자기 사진도 찍히고 우리도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마드리드에서 또 색다른 경험을 하고 츄러스집에서 나왔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Estadio Santiago Bernabeu)

츄러스집에서 나와서 다시 솔광장까지 향했다. 이곳에서 준희형 친구분과는 헤어지고 준희형과 둘만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일단은 톨레도를 가기전에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부터 가기로했다. 유럽에 왔으니 축구장도 당연히 방문해야지! 그래서 메트로를 타고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향했다. 메트로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와서 본 경기장의 모습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우리나라에서 본 축구장이나 포르투에서 본 에스타디오 다 드라가오와는 차원이 달랐다. 엄청 거대한 빌딩을 한채 지어놓은것 같은 느낌이었다. 일단 경기장을 천천히 한바퀴 둘러보기로했다. 청소때문인지 사이드 문이 살짝 열렸는데 그곳으로 푸르른 피치가 보였다. 저곳에서 뛰면 정말 기분이 어떨까 생각되었다. 준희형이 저기로 한번 들어갔다 와보라고했는데 혹시 걸리면 어떻게될까봐 차마 들어가지는 못했다. 베르나베우 투어도 있었는데 투어가 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러면 오늘 톨레도는 포기를 해야해서 그냥 경기장 주변만 배회하고 팬샵으로 향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디다스 베르나베우 점이라고 하면 맞으려나? 안에있는 샵도 굉장히 컸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팬들도 많았다. 무언가 기념품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아직은 돈을 너무 막쓰면 안될것같아서 결국 눈으로만 구경하고 말았다. 샵에서 나오고 다시 메트로를 타고 이동하기위해 제자리로 돌아왔다. 경기장을 그냥 한바퀴 둘러보는것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경기장이 엄청나게 크다. 제자리로 돌아와서 혹시 아까 본 문이 열려있지 않을까해서 가봤지만 역시나 닫혀있어서 그냥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는 정말 톨레도로 가야할때!

 

톨레도행 버스 탑승

톨레도에 가려면 기차도있고 버스도있지만 우리는 버스로 가기로했다. 마드리드에서 파는 티켓중 톨레도행 버스와 마드리드 메트로를 24시간 이용할수있는 티켓이 있어서 아까 미리 구입을 했었다. 그래서 톨레도를 가는 직행버스를 타기위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는데 구조가 참 신기하게 생겼다. 버스를 타기위해 건물에서 대기를 하는데 3층인가 4층하는 건물의 각 층마다 탑승게이트가 여러개 있었다. 버스터미널이 복층으로 되어있어서 버스가 건물에 올라와서 승객을 데려가게 구조가 되어있었다. 톨레도에 가는 직행버스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게이트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약 1시간정도 걸린다고하니까 버스에서는 잠을 자면 되겠지? 버스가 와서 탑승했는데 우리나라 고속버스 수준의 버스였다. 나름 만족을 하고 버스를 타고 톨레도를 향하는 길을 구경했는데 솔직히 별다를건 없었다. 버스터미널도 외곽에 있어서 그냥 고속도로와 흔히보이는 유럽 마을풍경들. 그래서 얼마 구경 안하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돈키호테의 마을, 톨레도(Toledo)

버스가 드디어 톨레도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갈까 걸어갈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걸어서 가기로했다. 우리가 톨레도에 늦게 도착하기는 했지만 마을 자체가 작은데다가 시간도 어느정도 있었다. 천천히 걸어올라가면서 톨레도를 바라보았다. 성벽으로 둘러쌓인 마을.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옛날 한양의 모습도 저랬겠지? 성안 사람들과 성밖 사람들이 구분되는곳. 지금이야 서울이라는 지명안에 구분없이 되어있지만 그때는 같은 한양이라도 성안과 밖의 차이가 크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입구까지 도착해서 성벽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은 톨레도 여행의 중심지인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향했다.

 

소코도베르 광장(Plaza de Zocodover)

성벽주위를 따라 천천히 올라갔다. 점점 올라가는 지형이라 톨레도의 풍경과 성 바깥 마을의 풍경까지 전부 보였다. 잠시 멈춰서 구경을 하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가기전에 왠 미술관 같은곳도 봤는데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들어가보기로하고 일단 광장으로 향했다. 아침으로 츄러스를 먹어서 그런지 금방 배가 고팠다. 일단 톨레도를 구경하기전에 배부터 채우기로하고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광장에 맥도날드가 보이길래 맥도날드로 향했다. 스페인에서는 처음으로 가는 맥도날드. 여행을 하면서 각 나라의 맥도날드는 어떤 모습일까 보는것도 참 재밌다. 스페인의 맥도날드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가장 충격이었던건 맥주 기계가 있었다. 세트매뉴를 시켜서 콜라대신 맥주를 받을수도 있었다. 맥도날드에서 맥주라니 뭔가 안어울리면서도 재미있었다. 햄버거와 맥주도 참 맛있을텐데. 우리는 가난한 여행객이니 그냥 단품 햄버거 2개를 사서 광장 밖에 자리에 앉았다. 광장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며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톨레도 알카사르(Toledo Alcazar)

광장에서 가장먼저 향한곳은 알카사르였다. 이슬람 양식과 서양이 결합된 이 건물은 사실 군사적인 목적으로 쓰이는 건물이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다. 일단 내부가 박물관으로도 쓰이고 있다고해서 궁금해서 들어가봤다. 처음엔 입구를 찾을수가 없었는데 사람들이 몇명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서 따라서 올라가봤다. 그냥 무작정 타서 올라갔는데 마치 도서관같은 느낌이 나는 공간이 있었다. 책들과 잡지들도있고 컴퓨터도 있었다. 위에는 레스토랑인지 뭔가 음식점의 느낌이 나는곳이 있었던것같다. 일단 내부에 뭔가 없을까하고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카사르가 대성당을 제외하고 톨레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기 때문에 톨레도와 주변 자연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창문이 위치한곳이 성당쪽이 아니라 뒷쪽이라 파라도르 호텔쪽을 바라보았다. 톨레도 바깥쪽 언덕에 위치한 파라도르 호텔은 톨레도의 전경을 보기 가장 좋은 장소이다. 문제는 버스가 자주 없어서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는점. 우리가 톨레도에 도착한 시간이 약 3시경이었다. 어쩔수없이 호텔은 못가고 알카사르에서 조금 전경을 바라보기만했다.

도서관에는 신기하게 만화코너가 있었다. '망가'라고 쓰여있는 일본만화 코너와 히어로물들이 취하는 형식인 그래픽 노블코너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망가코너를 보다가 뭔가 낯익은 이름이 있길래 봤더니 우리나라의 '프리스트'도 번역이 되어서 책장에 꽂혀있었다. 프리스트가 머나먼 톨레도 도서관에도 있다니 확실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해외에도 많이 팔렸나보다. 사실 그것보다는 '그래픽 노블'쪽에 좀더 관심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장르인데 빅뱅이론을 보면서 주인공들이 자주가는 comic book store에서 보는 그래픽 노블들을 한번쯤 보고싶었는데 우연히 이곳에서 접하게 되었다. 확실히 우리가 자주 접하는 만화와는 다르고 글도 많지만 그것이 또 색다른 재미도 주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번역본들이 들어오면 좋겠네.

 

톨레도 대성당(Catedral de Toledo)

이제는 톨레도 대성당으로 향했다. 톨레도의 골목길을 걷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마치 내가 중세시대로 되돌아간 느낌이랄까? 톨레도에는 칼을 파는 상점들이 굉장히 많았다. 알고보니 반지의 제왕에서 썼던 칼들이 이곳 톨레도에서 제작을 했다고했다. 실제로 칼 제작으로도 유명한 지역인데 그래서 일부러 제작요청을 했나보다. 그리고 또 다른 상점들은 돈키호테를 소재로 한 상품들을 많이 팔았다. 라만차 지역의 주도인 톨레도는 바로 그 돈키호테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캐릭터가 내가 생각한 그런것과는 차이가 많이난다. 원래 멋있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어색했다. 마치 서양의 인형들을 보면 이상한 느낌이 드는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이곳 톨레도의 골목길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벽돌들 사이사이를 걸으며 걷는 느낌은 정말 너무 좋았다.

골목길을 헤치고 돌아가니 드디어 대성당에 도착했다. 처음엔 대성당 뒷편에 있는 보물실로 향해서 입구를 못찾고 삥 둘러갔다. 대성당 앞에는 간이 스케이트장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 앞에서 사람들도 구경하면서 대성당 외부를 구경했다. 내가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게 왜 성당 안에를 안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대성당 내부에 볼거리도많고 이것저것 많은데 왜 안들어 갔을까? 준희형과 입구를 찾으려고 돌아다녔는데 못들어 간걸로 기억을 하는데 설마 그날따라 문을 안열지는 않았을텐데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너무나 아쉽다.

 

산 후안 데 로스 레예스 수도원(Monasterio San Juan de los Reyes)

그다음은 로스 레예스 수도원으로 향했다. 대성당은 분명 못들어간게 아닐까? 그래서 수도권을 향한게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왜 안들어 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도원을 갔을때는 수도원도 문이 닫혀서 입장이 안되었다. 결국 수도권 안에는 못들어가고 수도원 바깥에 전망대에서 돌레도 외곽을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준희형과 사진을 찍는데 한 노부부를 만났다. 두분이서 톨레도에 놀러오셨다고 하면서 사진을 찍어드리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이렇게 자유여행을 오시다니 참 부럽다. 약간 불편한게 있긴하지만 그래도 패키지 여행보다 이런게 더 재밌다고 말씀하신다. 나도 나중에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와이프가 된 사람과 함께 이곳저곳 다니고싶다. 수도원 안쪽으로는 못들어갔지만 수도원 바깥에서 바라본 풍경도 꽤 멋있었다.

 

알칸타라 다리(Puente de Alcantara)

수도원에서 어딜 갈까 보다가 저멀리 보이는 다리로 향했다. 꽤 유서깊은 다리인 알칸타라 다리였는데, 다리를 보자마자 중세 유럽의 전쟁을 떠올렸다. 저 다리를 두고 가운데 강을 두고 얼마나 많은 전투가 벌어졌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다리로 점차 가까이 다가가자 중간에 타호강과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것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지금 이 강이 리스본에서 본 그렇게 큰 강으로 이어진다니 너무나 놀라웠다. 일단은 다리를 한번 건너보기로했다. 천천히 다리를 건너서 왔는데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는 안에 들어오기 힘드니 외곽에 세워둔것같다. 건너가서도 주변을 둘러보기위해서 천천히 돌아다녔는데 버스에 다가가니 엄청나게 익숙한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HANA TOUR' 하나투어의 위엄은 이곳 스페인에서도 느낄수가 있었다. 준희형과 신기해서 웃다가 다시 톨레도 안쪽으로 돌아갔다. 사실 마음같아선 파라도르 호텔도 가보고싶고 다리를 건너왔더니 또 풍경을 볼수있는 포인트가 있는것 같아서 그곳도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없었다. 너무 여유를 부리고 와서 시간이 많이 없는게 너무 아쉬웠다. 결국 다리를 다시 건너고 톨레도 성 안으로 들어왔다.

 

톨레도의 골목길

다리를 다시 건너오니 타호강 아랫쪽에 산책길이 있어서 내려가보았다. 강을 끼고 가는 산책길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짧은 구간이지만 일단 걸어보기로했다. 한 10분정도 왼쪽으로는 절벽을 끼고 오른쪽으로는 타호강을 끼고 산책을 했는데 기분이 색달랐다. 옛날 전쟁을 했을때 이곳에서 저 절벽을 타고 가려는 사람들이 있을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면서 길을 걸었다. 그리고 오랫만에 걸으니 순례길을 다시 걷는 느낌도 나서 기분이 색달랐다. 중간중간 이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사실 꽤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출구가 나오지 않아서 순간 당황했다. 다시 길을 되돌아 가야하나 일단 뭔가 나올테니까 그냥 걸어가볼까 하다가 그냥 직진을 시작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출구가 하나 있어서 그길로 올라갔다.

이제부터는 그냥 골목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미 해는 지기 시작했고 사전에 알아놓은 버스시간도 다가오고 있었다. 약 30분정도 여유시간이 있었는데 그냥 목적지없이 지도없이 톨레도의 골목길을 느꼈다. 대성당도 못들어가고 수도원도 못들어가고 들어간곳은 사실 알카사르밖에 없었지만 톨레토라는 도시는 그냥 도시 자체가 주는 느낌이 너무 편안했다. 그래서 아예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게 아닐까? 동네 골목에 있는 작은 놀이터도 만나고 아이들도 만나고 마치 길을잃은 아이들처럼 골목길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사실 길을 잃은건 맞지않을까? 그냥 저멀리 보이는 알카사르만 바라보며 길을 걸었으니까.

이곳에서 기념품점 한곳을 들어갔다. 온김에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내야하니까 엽서를 몇장 사기로하고 들어갔다. 참 신기한게 기념품점에서 콘돔을 팔고있는 거였다. 신기해서 준희형한테 물으니 유럽에는 각 유명한 도시나 건물을 소재로한 콘돔이 많다고한다. 실제로 기념품점에서도 많이 팔기도하고. 뭔가 문화충격을 잠시 받기도했지만 나름 재밌는 문화라고 생각된다.

 

다시 마드리드로

해가 지는 톨레도를 뒤로하고 아쉽지만 다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실제로 톨레도에 머문시간은 약 3시간 남짓. 진짜 너무너무 아쉽다. 아침 일찍은 아니더라도 일찍와서 이 톨레도란 도시를 느낄껄 후회를 했다. 한편으로는 이 짧은 시간에 톨레도란 도시가 너무 좋아졌다. 이런 아쉬움이 있으니 나중에 꼭 다시 가야지란 생각을 가지면서 지내지 않을까? 마드리드에 있었던 2일보다 톨레도에 있던 3시간이 더 재밌고 행복했다. 무엇보다 중세시대의 풍경을 간직하고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재미는 정말 잊지 못할것같다.

버스터미널에서 잠시 버스를 기다리고 다시 마드리드행 버스를 탑승했다. 그래도 3시간동안 계속 걸어서 그런지 버스에 타자마자 그냥 잠들어 버렸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같이 메트로를 타고가다가 준희형과 작별인사를 했다. 이제 저녁에 기차인가 버스를 타고 리스본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간단다. 벤피카의 광팬인 친구와 함께 축구경기를 본다니 너무 부러웠다. 준희형에게 나중에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작별인사를 하고 이제 다시 혼자로 돌아왔다.

 

저녁은 도미노피자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피자가 땡겼다. 사실 첫날 숙소를 찾으면서 돌아다니다가 도미노피자를 발견했는데 피자한판이 고작 6유로 정도밖에 안되었다. 물론 사이즈가 작은 피자겠지만 그래도 도미노피자가 6유로라니!!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가격.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도미노피자로 향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베이컨 피자로 결정했다. 피자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데 일단 가장 무난한거로 구입했다. 우리나라 도미노는 포장과 배달위주인데 이곳에선 간단하게 매장에서 먹을수있는 자리도 마련이 되있었다. 피자냄새를 맡으며 기다리다가 드디어 내 피자가 나오고 한손에 피자를 들고 신나서 호스텔로 향했다. 가기전에 콜라도 한캔하고 다시 호스텔로 들어갔다. 방은 없지만 내 짐도 맡겨져있고 버스시간이 11시59분이라고 말하고 잠시 이곳에 머물다가 갈꺼라고하니 흔쾌히 허락을 맡았다. 식당에서 혼자서 피자한판을 먹는데 진짜 너무 맛있었다. 천천히 결국 피자 한판을 다 해치우고 잠시 쉬었다. 식당에 있는 컴퓨터로 잠시 정보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이놈의 컴퓨터가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한글팩을 설치하기는 너무 귀찮고 그냥 와이파이를 잡아서 노트로 놀다가 10시쯤 버스터미널로 향해서 일어났다.

 

바르셀로나행 버스 탑승

이제 마드리드를 떠나고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위해 길을 나섰다. 참 희한하게 버스시간이 11시59분이었다. 도착시간은 새벽 5시? 6시쯤? 조금 일찍 10시 11시쯤 출발하는 버스는 너무 새벽에 도착해서 메트로도 안다닐것 같았고, 늦게 출발하긴 하지만 그래도 도착해서 다니기 힘들지 않을정도의 시간으로 정하다보니 12시에 출발했다. 아무리 야간버스이고 시설이 잘되어 있더라도 불편할것같아서 그래도 그나마 가장 좋은 버스로 예약을 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문제는 동양인은 나밖에 없는것같아서 괜히 위축되었다. 아직 버스를 타려면 1시간정도가 남았는데 도저히 할게 없었다. 노트로 게임을 해도 별로 재미도없고 그냥 앉아서 밀린 여행기나 계속 작성했다. 그나저나 밤이라 그런지 날씨가 꽤 쌀쌀했다.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에 탑승하려고 줄을 서있었다. 나 말고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 2~3명정도 봤는데 딱히 말을 걸지는 않았다. 이상하게 말을 걸고싶은 사람들이있고 별로 말하고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그냥 왠지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어차피 버스타면 피곤해서 잠만잘꺼같고 옆자리면 몰라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버스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