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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14 - 여행 1일차(인천-리스본)

프롤로그

군대가기전까지 그런 생각이 없다가 어느날 친구와 전역하고 유럽이나 가자고 이야기 했다가 집에도 이야기를 하게되고 점점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게되었다. 병장이 되면 할게 없는건 아니였지만 적어도 내가 하고싶은 일들은 할수있는 여건이 되었기때문에 루트도 짜고 비행기표도 사고 이런저런 준비를 마쳤다. 그 친구와도 전역일이 일주일 차이밖에 안나서 인트라넷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계획을 짰는데 개인적으로 여행은 혼자하는걸 좋아하는데다가 친구도 사정이 있어서 2달중에 20일 정도만 같이 다니기로하고 나는 먼저 출발을 하기로했다. 그래서 대략적인 계획은 군대에서 휴가중에 다 짜놓고 전역후에는 본격적으로 갈 준비를 마쳤다.

내 여행에 사실 가장 핵심은 산티아고 순례길. 유럽 여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전에 산티아고 순례길만 이라도 걷고싶어서 준비를 했었는데 찾다보니 사람이 많은 프랑스길 보다는 포르투갈 길을 걷고싶었고 따라서 계획도 수정이되어서 유럽여행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준비물이 일반 여행하고는 좀 달랐다. 등산화와 등산복도 필요하고 침낭도 필요하다. 레인커버도 당연히... 침낭을 샀는데 생각보다 큰 사이즈라서 당황했지만 어쩃든 급하게 준비를 하다보니 출발 전날에야 완벽하게 짐을 꾸릴수가 있었다.

 

드디어 출발

14일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는 11시 5분 비행기인데 공항엔 한 8시반쯤 도착한것같다. 그렇게 인천공항에 가서 카운터에서 수속을 마치고 살짝 시간이 남아서 파리바게트에서 크로아상과 커피를 사면서 마지막으로 엄마와 이야기했다. 별 이야기는 안했다. 그냥 잘 다녀오라고, 잘 다녀오겠다고. 그리고 게이트로 향했다. 이제부터는 진짜 시작이다!!!

출입국 심사도 잘 마치고 처음으로 제2터미널로 가는 모노레일을 탑승했다. 가장 최근에 해외나간게 아마도 고2때 중국 수학여행을 간거일텐데 그땐 제2터미널이 없었다. 모노레일이라 조금 기대했는데 그냥 일반적인 지하철하고 다를게 없다. 그렇게 모노레일을 타고 약 5분정도 이동하면 제2터미널에 도착하는데 내려서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충전을 못하니 갤노트도 충전하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주변 사람들한테 전화를 했다. 부대에도 하고 친구한테도 하고 카톡으로도 하고... 그렇게 첫 유럽 여행을 위한 비행기에 탑승했다.

 

첫 장거리 비행

그동안 비행기 타봤자 중국, 일본이 전부였으니까 11시간의 장거리비행은 지루할꺼같아서 이런저런 준비를했다. 그리고 일단 화장실이든 뭐든 자유롭게 움직이려고 통로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왠 커플이 말을건다.

"저기 혹시 이자리 앉으세요?"

"네"

"저희가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자리가 떨어져 있어서요.. 좀 바꿔주실수 있나요?"

"네..?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내 통로쪽 자리를 빼앗겼다. 신혼여행이라는데 안바꿔줄수 없었다.... 그런데 바뀐자리는 가운데!!! 그것도 좌우로 외국인들이 있는 자리였다. 아 망했네 꼼짝없이 앉아만 있다가 가게생겼다. 영국항공이 한국에 14년만에 재취항을 하면서 특별 프로모션으로 유럽 전지역 50만원에 특가이벤트를 해서 그런지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여기저기서 떠드는 소리는 한국어인데 내 옆은 외국인들이구나... 왼쪽 창가에는 독일 할머니가 앉아계셨고 오른쪽엔 런던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앉아있었다. 많은 이야기는 못했는데 그냥 간단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각자 시간을 가지며 런던으로 향했다.

 

라면이 먹고싶다.

런던으로 향하면서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기내식도 먹고 나름 시간을 잘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모니터를 뒤적거리는데 영국이라 그런지 역시 축구영상도 몇몇개 있어서 그것도 보다가 음악은 뭐있나 찾아보는데 우리나라 가수는 원더걸스와 싸이가 있었다. 싸이의 6집이 영국항공에 수록되어있다니!! 이걸 발견하고는 비행기에서 내릴때까지 그냥 6집만 주구장창 들었다. 딱히 들을게 없기도했고. 그러다가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라면냄새가 진동했다. 영국항공에서 신라면 작은걸 제공하는데 사람들이 엄청 먹는것 같았다. 아무래도 기내식이 양도 적기도 했고. 그런데 옆에 영국아저씨는 주무신다. 내가 라면먹자고 꺠우기도 뭐해서 참았다. 사실은 먹고싶었는데.....(지금와서 생각하니 왜 승무원을 안불렀는지는 의문이다 ㅋㅋㅋㅋ)

 

친구를 못만났다.

장장 1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런던에 도착했다. 그런데 잠을 많이잤는데 너무 피곤하다. 아무래도 비행기에서 자봤자 얼마나 푹자겠느냐만은 그것보다는 계속 햇빛이 비추어서 그런것같다. 계속 태양하고 같이 움직여서 하늘에서는 그냥 햇빛만 주구장창 봤었다. 그렇게 히드로 5터미널에 도착해서 리스본(Lisboa)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3터미널로 이동했다. 히드로에 도착하니 이제 정말 여행시작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비행기에서만 하더라도 한국말도 들리고 그래서 별 느낌이 없었는데 이제는 정말 혼자다. 영어만 들린다. 젠장....

그렇게 3터미널로 이동해서 일단 급하게 와이파이부터 잡았다. 무료와이파이는 15분.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전에 페이스북 메신저로 내가 런던에 도착하니 만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스탑오버를 하면 나갈수가 있지만 나는 5시간후에 리스본으로 가야해서 터미널로 나갈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랐지만 일단 만나기로했다. 그런데 히드로에 도착하니 역시나 나갈수가 없었다. 일단 이 소식은 전해야해서 와이파이잡고 페이스북 메신저로 메세지만 남겼다. 못나간다고. 그리고 친구들하고 가족들한테 나 잘 도착했다고 소식을 남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무료 와이파이가 끊어져서 다시 혼자가 되었다.

 

카드 비밀번호가 뭐지?

비행기에서 먹은건 과자랑 2번의 기내식. 맥주 2캔, 음료수 2캔이 전부였다. 그래서 진짜 볼일을 다보고 할게 없었는데 배는 고파서 일단 배좀 채우기로 했다. 영국은 EU에는 속해있지만 유로화는 안쓰기 때문에 파운드로 결제해야하는데 이번 여행에 내가 런던은 빼버려서 파운드도 없고 카드로 결제하기로하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샌드위치, 과자, 음료1개 해서 5파운드 정도에 팔아서 고민고민하다가 고르고 계산대로 갔다. 유럽은 카드로 결제할때 사인이 아니라 비밀번호를 쓴다는걸 알아서 비밀번호를 물어보길래 당당하게 입력했다. 그런데 오류가 뜬다. 뭐지? 하고 다른거로 입력을 했는데 또 오류가뜬다. 아....망했다 뭐지... 이러고있는데 점원이 말을건다.

"너 지금 2번틀렸어. 3번틀리면 카드 정지되서 잠금 풀어야되는데 계속할래??"

"아.......그럼 확인좀 해보고 좀있다가 다시올께. 이거(내가고른거)는?"

"이건 내가할테니까 걱정마. 좀있다가 다시와^^"

아...역시 흑형은 착했다....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빈손으로 편의점을 나와서 터미널 의자에 앉아서 멘붕을 경험했다.

'대체 내가아는 비밀번호가 아니라면 뭘까?'

' 한번더 틀리면 카드정지되는데 그럼 유럽에서 어떻게 지내야하나.'

'다른 카드가 또 있는데 거기는 지금 한푼도 없는데....'

이런생각만 계속했다. 사실 가방에 일단 당장 쓸 유로가 200유로정도 들어있었고, 나머지는 필요할때 ATM기에서 그때그때 뽑아쓰기로했다. 그런데 그 유로마저 수화물에 들어있어서 지금 내가 가지고있는건 카드가 전부였다. 그리고 이 계획에서 중요한건 카드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면 말짱 꽝이 되어버린다는점. 먹을려고 했는데 못먹으니까 더 배고픈거 같았다.

 

리스본으로

그렇게 터미널에서 거지아닌 거지가 되어버린 상태에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그러던중 발견한 A380!! 에미레이츠 소속 비행기였는데 눈앞에서 A380은 처음보아서 바로 사진을 찍었다. 크기는 정말 크다고 감탄을 하고 그 앞에서 노트를 충전하면서 게임이나 하고있었다. 그러다가 자다가 게임하다가 화장실갔다가 돌아다니다가 게임하다가 자다가...... 5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리스본가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게이트로 향했다. 가끔 수화물이 다른비행기로 가는경우가 있다길래 일단 카운터에서 내 수화물이 갈아탈 비행기로 잘 갔는지 확인을 해보니 다행히도 잘 옮겨졌단다. 그리고 게이트에서 비행기타려고 줄을서는데 연착이 되는지 1시간이 기다려도 타라는 이야기를 안한다. 그렇게 또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이제 비행기를 타러 이동하는데 TV에 BBC뉴스가 잡히는데 뭔가 속보처럼 계속 뜨고있었다. 자세히보니 미국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서 오바마가 사과하고 난리도 아니였다. 순간 이게뭔가 싶기도 하고 저거 영화가 아니라 뉴스맞지? 이런생각도 하면서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를 타니 한국인은, 아니 동양인은 나밖에 없었다. 1시간 30분 정도만 이동하면 되기때문에 자려고 누워있는데 잠도 잘 안온다. 그러다가 기내식으로 또띠아를 주었는데 반가워서 한입 베어물었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속에서 받질 않는다. 너무 오랫동안 안먹어서 그런건가.. 결국 반밖에 못먹고 음료수만 먹다가 잠이들었다.

 

이것이 유럽인가

여차저차해서 드디어 리스본에 비행기가 도착했다!!!! 짐을 기다리다가 가방을 찾고 출입국 수속을 하러 카운터로 향했다. 순간 되게 긴장했는데 이게 어째 한국 출입국 수속보다 더 빠르다. 여권보고 얼굴보고 도장 쾅! Bye~~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난 출입국 심사에 얼떨떨 하다가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노트를 키고 와이파이를 잡았는데 무료 와이파이가 안된다. 아까 히드로에서 15분 무료 와이파이를 쓴게 Boingo 라는걸 이용했는데 이곳도 역시나 같은 계열이라 중복사용이 안되는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접고 숙소에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밤 11시에 혼자 짐 왕창들고 지하철이라니. 일단 지하철을 탔는데 타자마자 문화충격을 먹었다. 아무리 많이봐도 고등학생. 그냥 보면 중학생인 애들이 우르르 타더니 술냄새 풀풀풍기고 와인은 우리가 보통 술담을때 쓰는 플라스틱 둥그런 통에 한가득 담겨있고 춤추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런데 얼굴은 그냥 하나같이 순수해 보이고. 나참....

그걸보자마자 호날두가 왜 착한섹서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를 해버렸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숙소는 어디지?

그렇게 문화충격을 겪고 일단 목적지인 역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바보같이 숙소가 어딘지 대충만 알아놓고 길을 자세히 안찾아놓았다. 그것도 지도만 믿고 주소도 안알아보고..... 일단은 맞는것같은 길로 가기로했다. 설상가상으로 비도와서 완전 망했다. 첫날부터 이게 뭔 개고생이냐 싶을정도로 막 길을 가고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곳이 아닌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돌아서 역으로 돌아와서 일단 와이파이부터 잡았다. 중간중간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수있는곳이 있어서 잡아서 위치를 확인해보니 내가 정 반대로 갔었다. 그래서 일단은 확실하게 방향을 잡고 걸어가는데 아무리봐도 밤에 비까지오고 힘들고 지쳐서 상황판단이 제대로 안섰다. 와이파이로 연결해서 숙소예약 컨펌메일을 확인하고 주소를 찾아서 바로 메모했다. 그리고 그냥 주소불러서 택시타고 가기로했다. 길가에 차에서 쉬고있는 택시기사가 있길래 가서 주소를 물어보니 뭐라고 막 말한다. 내 의도는 여기까지 택시타고 갈수있을까?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도 '여기 가려면 어떻게하냐?'로 잘못 알아들은것 같았다. 포르투갈은 유럽중에서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의 비중이 워낙 높아서 그분은 포르투갈어로 이야기하고 나는 영어로 이야기하고 서로 이해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버린거다. 그래도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잘 이해해서 그분이 안내해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뭔가 알수없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 말에서 따뜻함과 친절함을 느껴서 끝까지 내가 직접 찾아보기로 하고 웃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그길은 내가 처음에 갔던 그길이 맞았다 ㅋㅋㅋㅋㅋㅋ

겨우겨우 숙소 근처까지 도착을 했는데 숙소가 보이질 않는다. 와이파이를 잡아서 확인해봐도 이근처라고 보여주는데 도대체가 모르겠다. 물어보고 싶어도 시간이 새벽 1시가 가까워져서 뭘 물어볼수도없고 그냥 계속 헤맸다. 숙소 근처에서만 정말 30분정도 삥삥 돌았던것 같다. 그러다가 불켜진곳에 사람이 안자고 있길래 들어가서 물어봤다. 다행히 그분은 영어를 조금 할수 있었다.

"뭐좀 물어봐도 될까요?"

"들어와 들어와"

"여기가 내가 예약한 숙소인데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다... 어떻게 가는지 알아?"

"음.... 지금 이 도로는 맞는데 조금 떨어져 있네. 입구마다 번호가 쓰여있지? 여기가 28번인데 너는 3번으로 가야하니까 이길로 쭉 가면서 3번으로 들어가면 될꺼야"

"완전 고마워 ㅜㅜ"

"좋은여행해~~"

정말 흑형들은 다 친절한걸까.. 포르투갈에서 처음만난 흑형도 너무나 친절했다. 이때는 내가 유럽 주소체계를 잘 몰라서 주소만 보고 찾아갈 생각을 못하고 지도로 위치만 보고있었는데 흑형이 단번에 이해시켜주었다. 현재 우리나라가 바꾸는 주소체계가 이것과 같은 체계인데 다른건 모르겠지만 주소만 가지고 찾아가기는 정말 쉽다. 그렇게 1시간 반정도를 헤메던 숙소를 흑형의 도움 한방으로 바로 찾았다.

 

드디어 숙소도착

겨우겨우 숙소에 미친듯한 폐인의 모습으로 입장했다. 들어가니 직원이랑 숙소에 묶는 사람들이랑 카드놀이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내 예약을 확읺가ㅗ 키도주고 안내를 해주는데 이미 사람들은 자는 시간이라 조용조용히 말을 해주었다. 그렇게 3일간의 숙박비를 내고 드디어 말은 1일이지만 사실상 2일이 지난 이시점에 새벽 1시반쯤 침대에 누웠다. 잠깐 누워서 감격하다가 비도맞아서 옷을 갈아입고 대충 씻고 잠부터 일단 잤다.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