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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18 - 여행 5일차(산티아고 순례길 2일차, 아르헨드라 - 아잠부자)

봄베이로스에서 첫 아침

어제 자는데 중간중간 잠에서 깼다. 어제까지와는 다르게 몸을 혹사시켜서 피곤하긴 했지만 일단 일찍 잠을 잔것도 있고, 원래 소방대원들이 머무는 곳이라 이야기를 받지 못한 몇몇 대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려다가 깜짝 놀라고 다시 나가는것도 몇번 보았다. 물론 불을끄고 자고있었지만 문소리에 몇번 깼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면서 다시 자다깨다 하다가 7시쯤 일어나서 갈 준비를 했다.

아직은 양말이 2켤레정도 더 남아있어서 뽀송뽀송한 양말을 신을수가 있었다. 양말은 6켤레 챙겼는데 그냥 여행하면서 신을 3켤레, 순례길을 걸으면서 신을 3켤레를 챙겨서 빨고 말리면서 걸어야한다. 여름이였으면 정말 빨리 말랐겠지만 아무리 따뜻해도 이곳에선 겨울이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하지만 옷은 어제 입은 찝찝한 옷. 그래도 지금은 어제 하루만 입어서 괜찮긴 하지만 나중가면 더 심해지겠지? 그리고 과감히 버려버릴테다. 그래도 나름 노력한다고 바지랑 티는 거꾸로 뒤집어서 말렸는데 별로 효과가 없는것 같다. 어제 빨아둔 양말과 수건은 아직 다 마르지 않아서 일단 따로 비닐봉지로 싸놓고, 어제 걸리적 거렸던 망원렌즈는 당분간 쓸일이 없을것 같아서 가방속으로 넣어두었다.

준비를 전부 마치고 잠자리도 정리하고 길을 나서기전에 아침을 먹었다. 어제 남은 빵과 사과인데 빵은 넘기다가 입이 너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라 차마 다 먹지는 못했다. 그리고 사과 하나를 먹고 하나는 걸으면서 베어물리고 했다. 나가기전에 어제 주유소에서 샀던 페트병에 수돗물을 담았다. 먹어도 죽지않겠지뭐. 어제 물을 산다는걸 깜빡해서 그냥 수돗물을 채워넣었다. 실제로 포르투갈 사람들도 그냥 수돗물을 먹는것 같던데...아닌가? 봄베이로스에서 나와서 두리번 거리는데 따로 나와있는 대원들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냥 인사도 못하고 길을 나섰다.

 

물안개가 낀 거리

살짝 피곤하긴 했지만 뭔가 기분 좋은 아침이다.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날씨. 잠은 많이 잤지만 피곤한거 보니 걷는데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나보다. 오늘도 강옆을 따라 걷는 길이였는데 다행인건 산책로로 꾸며져있어서 아스팔트도 아니고 엄청 편안한 길이 계속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물안개도 피어서 기분좋은 아침공기를 마시며 시작을 했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는게 피곤하고 잘 안되긴해도 아침 새벽에 조용한 분위기와 안개, 그리고 아침공기의 냄새는 정말 기분이 좋아서 가끔씩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

기분좋게 걸으면서 아까 남은 사과 한알을 베어물면서 걸었다. 산책로라 그런지 가끔 산책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순례자는 역시 없었다. 한참을 걸으니 이제 산책로는 끝나고 다시 아스팔트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거의 아스팔트길만 있어서 차라리 편했다. 앞으로 2~3일간은 흙길에 물기가 남아있어서 걷기 힘들것 같았는데 왠만하면 아스팔트길이 펼쳐져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걷다가 첫번째 휴식을 가졌다. LIDI라고 리스본에서 간 콘티난트와 같은 대형마트이다. 그곳 앞에서 뭔가 사서 나올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주차장에 걸터앉아서 쉬기만했다. 보통 하루에 25~30km정도 걷는데 총 걷는시간만 따지면 하루에 6~7시간정도 되는것 같았다. 어제도 3번정도 쉬었는데 지금까지 걸은 느낌상 자주 조금 쉬는것 보다는 가끔 길게 쉬는것이 좋은것 같아서 오늘도 그렇게 걷기로했다. 1시간30분에 한번정도 한번쉴때는 20분가량 쉬고 출발했다.

 

또 다시 시작된 고민

휴식을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 힘들긴 하지만 포기하거나 그런 기분은 아닌데 옆에 철길로 지나가는 기차가 자꾸 유혹을 한다. 길을 걸으면서 생각한건 정말 그것밖에 없다. 역에서 저걸 타고 다시 돌아가면.. 아니 아예 빨리 위로 올라가서 여행을 하는게 편하지 않을까? 어쨌든 1월 9일에 산티아고에서 마드리드로가는 비행기는 예약이 되어 있기때문에 걷는 놀고먹든 1월 8일까지 산티아고까지 가면 되는것이다. 어차피 포기할바에 중간에 애매하게 하기전에 차라리 지금 하는게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잠깐이였는데 오늘은 정말 진지하게 계속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그러면서 떠날때 이야기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런던에서 피디를 하는 굽타, 같이 여행을 한 이리나, 타이키, 히로. 호스텔에서 쪽지를 준 스태프와 여러 사람들... 이제 걷기 시작한다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이미 떠별려놨고.... 지금 여기서 포기하면 쪽팔린것도 있지만 그건 사람들에게 말을 안하면 되는거고, 그것보다는 내가 이것밖에 안되냐는 생각도 들었다. 이럴줄 알면서 온 길인데 왜 그런 나약한 생각을 가지는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지지고 볶고 다했다. 원래 이런저런 생각을 하려고 이길을 걷는거긴 했지만...

 

스위스 할아버지와의 만남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니 조금 지치기도 하고 생각보다 많이 걸었다. 사실은 지도상에 히바테주라는 역에서 쉬려고 했는데 걷다보니 무슨 역이보여서 생각보다 일찍왔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쉬려고했다. 그런데 그게 내가생각했던 역이 아니었다. 내가 쉬려던 역이 아니라 그냥 화물역처럼 역 모양새만 해놓고 역은 아니었다. 어쩐지 너무 빨리 도착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를 해서 그런지 아닌걸 알고 완전 기운이 빠져버렸다. 그곳에서 역까지는 거리상 얼마 되지는 않았는데 체감상 거리는 장난아니었다. 겨우겨우 역에 도착했는데 그냥 텅텅빈 도시에 주차장만 있고 사람도 없고 뭐도 아무것도 없었다. 약간 도시 외곽쪽에 있는 역인것 같은 느낌. 딱히 앉아서 쉴곳은 없고 조금 걷다가 2차휴식을 시작했다.

잠시 휴식후 다시 출발하는데 저 먼곳에서 형광색 조끼를 입은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순례자인가 싶었지만 아무런 장비도 없이 그냥 자켓에 형광조끼만 입었다. 할아버지는 뒤를 안보니 나만 보이는 상황에서 점점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아무리봐도 동네주민처럼은 보이지 않았고 뭔가 호기심이 생겼다. 순례자를 떠나서 어제부터 걷기 시작하면서 동네주민이 아닌 사람은 두번째로 만남인지라 뭔가 설렜다. 안그래도 첫날 순례길을 걷던 노부부에게 말을 걸지 못한게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오늘은 말을 걸기로했다.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할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더니 인사말과 함께 제일 처음 들은말은

"위험하니까 반대쪽으로 넘어와"

나는 차가 가는 방향과 같이 가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차가 가는 반대방향 즉 차를 마주보면서 걷고있었다. 아무래도 뒤에서 차가 오면 오는지도 잘 모르고 위험하지만 차를 마주보고 걸으면 어디로 오는지 알수있기 때문에 조금은 덜 위험하고 예방도 할수 있다고 설명을 해주면서 자기 뒤로 오란다. 그리고 우리 둘은 같이 걸으며 이야기했다. 할아버지는 60세가 훌쩍넘은 스위스 국적을 가진 조세할아버지였다.

"나는 영어를 잘 못해. 혹시 프랑스어나 독일어 할줄알아?"

"아니요... 그런데 영어를 못한다구요? 왜???"

"스위스는 사람들은 4개의 언어를 배우는데 스위스어(로망슈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배워. 보통 영어도 배우긴 하지만 나는 영어는 잘 못해서.."

"그래도 잘하는데요 뭘~"

이러면서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대화를 다 쓰자면 너무 길것같고 참 신기한 할아버지였다. 지금 걷는 이유는 무려!! 로마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산티아고까지 간다음에 산티아고에서 다시 리스본으로 가기위해 자전거를 타고있다는 것이다. 즉 내가 가야할 길을 이미 지나고 온 할아버지였다. 그러면서 어제 근처 도시에서 잤는데 자전거를 세우고 아침에 주변 산책을 하기위해서 그냥 걷고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혹시 누구를 아냐면서 한국사람 이름을 불러주셨다. 당연히 알리가 없지... 왜그러냐고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예전에 같이 일하던 사람이란다. 대우에서 일하던 분이라는데 엄청 친절하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분 성함도 노트에 적어놨는데 그놈의 노트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완전히 까먹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많이 말해주고 스위스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다. 스위스인들중에 스위스에 사는 사람들은 사실 별로 없단다. 일을 하러 주변국인 이탈리아나 독일, 프랑스등으로 가고 스위스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은 약 20% 정도라고 들은것같다. 정말 교과서에는 없는 지식들을 많이 들려주셨다. 북한 이야기, 김정일 이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했다. 아무래도 전역을 하고 바로 여행을 떠나서 의무복무에 관해서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등에 관해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많다보니 항상 이런이야기를 하는것같다. 나도 외국인들이 보는 시선은 어떤지 궁금하기도하고..

계속 말을 하면서 걸은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루하지않고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걸으면서도 뭔가 힐링이 되는 느낌이면서 도보여행의 맛은 역시 이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혼자걷기

할아버지와 걷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아잠부자로 가는 분기에 도착했다. 할아버지는 이제 다시 자신이 묶었던 마을로 가야한다면서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이차이는 엄청나게 나고 나라도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전부 다르지만 모든걸 초월하고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물론 다시 볼수 없는 친구지만 그런 친구도 좋지 않을까? 일부러 메일주소도 아무것도 묻지않고 서로의 여행을 격려하면서 헤어졌다. 헤어지기전 사진을 찍는다고하니 잘찍어 달라면서 어색하게 포즈를 취하신다. 같이 걸은 시간이 약 1시간이 채 안되었을텐데 뭔가 헤어짐이 슬프다. 자전거를 타면 아마 다음 목적지는 리스본일텐데 무사히 도착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다시 혼자 걷기 시작했다.

혼자 걷고 얼마 안가서 버스정류장이 보이길래 앉아서 조금 쉬었다. 이제 아잠부자까지 쭉 이어진 도로를 따라서 걸으면 되지만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주요도로라 차들이 빠르게 다니기때문에 위험하기도하다. 그런데 가는 길이 이거밖에 없으니... 버스는 서지않는 버스정류장에서 쉬면서 루트를 보니 얼마 안남았다. 그리고 시간도 얼마 안되었다. 내일 걸을 길이 꽤 먼길인데다가 오늘 시간도 많이 남아서 원래 계획한 도시보다 조금 더 갈까도 생각했는데 중간에 쉴만한 곳이 전혀 없었다. 일찍도착하면 그냥 일찍 쉬는거라는 생각에 적당히 쉬고 다시 출발했다.

아무래도 차들과 마주보고 오면서 걸으니까 역풍이 불어서 걷기가 조금 힘들었다. 게다가 대형 트럭들이 지나가면 몸이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불어서 더 힘들었다. 멀리서 트럭이 보이면 긴장부터 하게되었는데 트럭이 너무 많이 지나갔다. 그리고 걷다보니 첫 로드킬 현장을 보았다. 차에 치였는지 피를 흘리고 쓰러진 고양이를 보게되었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로드킬 현장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던데 그말이 사실인가보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니....

 

아잠부자에 도착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주변에 보이는거라곤 길과 자동차, 가끔보이는 주유소를 지나서 이제 뭔가 마을이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었다. 양떼들이 뛰노는 평원같은것도 보이고, 공동묘지도 보였다. 유럽의 공동묘지는 어떤모습일까 궁금해서 잠시 들어가서 구경을 하면서 묵념을 했다. 사진을 찍는게 예의가 아닌줄은 알지만 입구에서 살짝 한컷을 찍고 누군지도 모르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명복을 빌면서 나왔다. 영화에서만 보던 사진으로만 보던 서양식 공동묘지의 느낌은 뭔가 신기했다. 우리나라의 으스스한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 물론 낮에와서 그런것도 있을테지만

공동묘지를 지나서 조금 걷다보니 오늘 도착마을인 아잠부자 표지판이 나왔다. 드디어 도착인가! 일단은 오늘도 봄베이로스에서 자야하기 때문에 바로 봄베이로스부터 찾기 시작했다. 마을 자체가 그렇게 큰 마을이 아니라 쉽게 찾을수가 있었다. 사무실에 있는 대원에게 말을 하니 엄청 짧은 영어로 간단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적고 기부금으로 3유로를 받았다. 어제는 무료였는데.... 뭐 무료인데도 있고 유료인곳도 있지만 숙박을 하고 샤워도 할수있고 3유로 정도면 감지덕지지. 그렇게 안내를 받고 올라간곳은 3층에 위치한 체육관이었다. 강당 구석에 매트릭스를 알려주면서 꺼내서 자면 된다고한다. 이미 정보를 알고 갔기때문에 새삼 놀랍지는 않았다. 이 넓은 체육관에서 내가 혼자 자는구나.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매트릭스 하나 주면서 샤워실도 1층에있고 3유로나 받는다고? 어제랑 너무 비교되자나!! 라는 생각을 어쩔수없이 하게되었다.

그래도 뭐 별수있나 일단 짐을풀고 역시 바로 샤워부터하고 땀에 쩔은 옷부터 널고 어제 빨았지만 안마른 빨래도 다시 널었다. 샤워를 다하고 이제 조금 여유로워 지자 매트릭스를 꺼내서 침낭을 깔았다. 드디어 처음으로 침낭에서 자는구나! 혹시몰라서 와이파이를 잡아보니 와이파이가 약하지만 잡힌다. 그런데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어서 1층 사무실로가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물어봤다. 어떤 수첩을 막 뒤지더니 알려줬는데 다행히 잘 잡힌다. 그래서 내일부터 걸을 정보도 저장해놓고 한국은 막 저녁먹고 쉬고있을 시간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했다.

 

오늘도 칼취침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일기도 쓰고 조금 누워서 쉬다가 배가고파졌다. 하루에 제대로 먹는건 어떻게보면 한끼밖에 안먹는건데 맛있게 잘 먹기로 했다. 계산을 해보니 아침에 걸어서 계속 걷다보면 보통 2~4시 사이에 도착을 할것 같았다. 오늘은 코스도 좀 짧아서 일찍 도착한 경우고. 그런데 중간에 점심을 먹어버리면 1시간이 날아가고 가뜩이나 해도짧고 무엇보다 밥먹으면 쉬다가 배도부르고 걷기때문에 오히려 체력충전이 아니라 늘어져서 퍼지게 되버린다. 그래서 좀 힘들더라도 빡세게 걷고 숙소와서 씻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끼라도 잘 먹기로 했다.

봄베이로스앞에 식당이 있는데 그곳이 싸고 잘나온다길래 나도 그곳으로 향했다. 아주머니는 영어를 잘하신다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없고 아저씨만 있다. 그래도 밥먹고 간다는 시늉을 하니 알아들었는지 자리를 세팅해주었다. 뭐가 있냐고 묻자 비프랑 치킨이 있단다. 오늘은 왠지 치킨이 끌려서 치킨으로하고 밥과 감자튀김이랑 샐러드도 주냐고 묻길래 전부 달라고했다. 메뉴가 나오기전에 샐러드가 나와서 맥주 한병도 시켰다. 힘들게 걷고 난 뒤에 맥주한잔은....크아!!!!!!!!!!! 너무좋다.

그렇게 감격을 하면서 있다보니 메인요리인 닭가슴살 스테이크가 나왔다. 콩이 들어간 밥과 감자튀김, 그리고 닭가슴살 스테이크까지 오늘 저녁은 진수성찬이다. 거기에 맥주는 화룜점정!! 포르투갈의 또 좋은점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이다. 보통 감자와 밀을 주식으로 하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감자와 밀도 먹지만 쌀도 주식처럼 먹는다. 스페인에도 빠에야라는 쌀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요리가 있기는 하지만 태국이나 동남아쪽에서 먹는 쌀처럼 길고 힘없고 흐트러지는 쌀을 소재로 하지만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짧고 오통통한 쌀을 소재로 하는것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밥이 너무 맛있다. 닭가슴살도 맛있고 전부다 맛있다.

밥을 정말 맛있게 먹고 기분좋은 마음으로 계산을 했다. 그리고 주인에게 근처에 슈퍼가 어딨냐고 물으니 길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역시 몸동작으로 알려주어서 잘은 이해를 못했지만 일단은 출발했다. 그러다가 마침 근처에서 마실가는 모녀를 만났다. 엄마와 딸2명이 어디를 가길래 왠지 어린애들은 영어를 할줄 알것같아서 슈퍼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들도 슈퍼를 간다며 따라오란다. 럭키!! 그나저나 포르투갈 사람들은 다 이렇게 친절한가..?

얼마 안가니 바로 슈퍼가 나왔다. 고맙다고 모녀에게 인사를하고 나도 먹을거리를 사기시작했다. 내일 아침에 먹을 빵과 저녁에 먹을 간식거리와 음료를 샀다. 오늘은 빵사는데 실수를 하지 않겠다! 먹을거리도 전부사고 내일 아침에 순례길을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잠시 둘러보았다. 봄베이로스가 순례길에 항상 붙어있지는 않기때문에 미리 사전답사를 해봤는데 마을자체도 작은데다가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금방 찾을수가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숙소에와서 과자도 먹고 혼자 놀다가 잠이들었다. 오늘도 역시 칼취침

 

오늘 걸은 길

(아르헨드라 - 아잠부자)

Today : 23.3km

Total : 52.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