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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21215 - 여행 2일차(신트라)

유럽에서의 첫 아침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방은 총 6인실인데 4명이서 자고있었다. 동양인 2명과 서양인 1명. 근데 내 밑에 사람은 어째 밤만되면 나가서 놀다가 아침에 들어와서 잠을자는 바람에 3일동안 지내는 내내 말한마디 건내질 못했다. 그리고 동양인 2명은 자고있어서 말도 못붙였다. 아침식사가 아마 8시부터였나 그랬는데 8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가니 사람들이 거의 없다. 어젯밤에 날 반겨준 스탭하고 인사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부엌으로 가니 핫케이크를 구워주는 분이 따로 있었다. 역시 인사를 하고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은 빵, 쨈, 핫케이크, 시리얼, 오렌지주스, 달걀 1개. 일단 아침을 많이먹고 보자는 셈으로 많이 먹긴했는데 사실 그렇게 많이 먹는것 같지도 않는것 같았다.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 갈 코스를 다시한번 찾아보았다. 포르투갈 자체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많이 여행을 가지는 않는 지역이라서 가이드북도 많지 않아서 주로 인터넷으로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위한 크레덴시알도 오늘 발급을 해야해서 그곳도 한번 보고 아침을 먹고있는데 한두명씩 사람들이 나온다. 아마 어제는 못본 낯선이가 있어서 놀라기는 개뿔 그냥 인사하고 웃고 각자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나서 드디어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스태프가 붙잡는다.

"오늘 저녁에 바베큐파티가 있는데 할래?"

"이따가 사도되?"

"이따가 참가할수도 있는데 지금 표를 미리사두면 2유로 할인해서 8유로에 줄께"

"음..콜!"

"그런데 어디가?"

"오늘은 신트라쪽 가려고 하는데.."

"우리쪽에서 출발하는 신트라 투어도 있는데 그걸로 가는건 어때??"

"개인적으로 볼일도 있고 혼자가고싶어서~ 괜찮아"

"그래 즐거운 여행되~"

이렇게 일단 오늘 저녁은 바베큐파티로 예약을 하고 길을 나섰다.

 

크레덴시알 발급

유럽에서 첫 나들이 풍경은 어두웠다. 전날 비가내려서 그런지 우중충한 하늘. 어젯밤에는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트램선로에도 트램이 다닌다. 내가 묶었던 숙소는 리스본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타는 노란색 28번트램이 지나다니는길. 그런데 나는 한번도 타보질 못했다. 걷는걸 좋아하는것도 있고 리스본 구시가지가 그닥 크지않아서 조금만 걸어도 다닐수가 있다. 가는길에 구경하느라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한쪽다리를 잃고 힘겹게 올라가는 분이 말을건다.

"어디가?"

"리스본 대성당 가려면 어디로가야죠?"

"저기로가면되"

"감사합니다"

"그럼 1유로만.."

"미안해요"

역시나 목적은 길이아니라 구걸이었다. 내가 정말 길을 헤매다가 물어봤으면 고마워서 줬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경우도 아니라서 쌩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바로 도착한 리스본 대성당!! 공식적으로 산티아고길 포르투갈 루트가 시작되는 곳이다. 리스본 대성당부터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약 800km의 여정...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증서라고할수있는 크레덴시알은 리스본 대성당이 아닌 근처의 다른 성당에서 해주어서 그곳까지 걸어갔다. 가는길에 어제 내가 해메었던 길이 여기구나 되새기면서 리스본의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처음 느낌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느낌. 아스팔트 도로도 별로없고 왕복 2차선 도로가 대부분인데다가 구시가지라서 옛 건물들도 보존이 잘 되어있고 마치 대항해시대에 떨어진 느낌이다. 일단은 오늘은 구시가지 탐험이 주가 아니라 눈으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스캔만 하면서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옆에는 책 장터가 열렸다. 잠깐 구경을 했는데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고 성당안으로 들어가서 크레덴시알을 발급받았다.

"저기 크레덴시알 발급은 어디서 하죠?"

"아..여기로오세요..여권 주시구요"

"네"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그리고 2유로"

다 적고나서 부엔 까미노라는 응원과 함께 크레덴시알에 첫 도장을 받았다!

 

유럽의 주말은 한가롭다

이제 1차목표는 마쳤고 신트라(Sintra)로 가기위해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신트라는 도시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될정도로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이다. 꼭 가보고싶었던 페나성과 대서양의 시작점이자 유럽의 가장서쪽인 호까곶까지... 일단 기차역으로 향하면서 100년도 넘은 엘리베이터인 산타주스타 엘리베이터도 보았다. 그리고 리스본 중앙역인 호시우역 앞에있는 호시우광장에선 보이스카우트로 보이는 아이들이 춤을 추면서 놀기 시작했다. 광장에는 자그마한 놀이공원도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들도 굉장히 많아서 평화로운느낌. 일단은 신트라 가는게 가장 중요하니 신트라 역에서 신트라, 호까곶(Cabo da Roca), 까스까이스(Cascais)까지 갈수있는 신트라패스를 구입하고 기차를 기다렸다. 시간표를 보니 금방 출발할꺼 같아서 역에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도대체 열차가 오질않는다. 시간표에는 있는데 왜 오질 않는거니...... 알고보니 내가 본거는 평일시간표이고 주말시간표는 따로있는데 열차가 너무 없다. 아...망했다.

목은 마르고 답답해서 일단 거금 1유로를 주고 자판기에서 물을 한병 뽑았다. 그리고 1시간동안의 기다림..... 시간이 없는데 기차는 가질않고.. 그냥 기차가 안오면 모르겠는데 기차는 와서 탔는데 도대체 출발을 안한다. 언제 출발할지 몰라서 그냥 기차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기차가 드디어 출발했다. 유럽사람들은 주말엔 확실히 쉬는구나를 몸소 느꼈다. 그리고 이건 나중에 한번 더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페나성보다는 무어성!!

신트라에 온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알록달록한 페나성(Palacio da Pena)을 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전에 무어성(Moorish Castle)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무어성 앞에서 내렸다. 사실 무어성 가는 버스가 페나성 가는 버스이지만..ㅋㅋ 무어성과 페나성을 같이 볼수있는 패키지는 좀더 싸서 그걸로 구입하였다. 학생할인은 따로 없어서 그냥 패키지로 만족. 티켓을 사고 무어성으로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마 예전에 요새였던 모습을 정말 잘 간직하고 있는 성 같았다. 중간중간 공사하는곳이 있었는데 복원을 계속 하는것 같았다. 약 10분정도 걸었을까? 무어성 입구에 도착을 했다. 티켓을 내고 성으로 입장!!!

무어성 안쪽도 여전히 보수공사 중이였지만 중요한건 다 볼수가 있었다. 우리나라 남한산성이나 수원화성도 대단하지만 무어성도 정말 대단해보였다. 산꼭대기에 가파른 바위위에다가 이런 성을 짓다니. 이게 가능해?? 라는 생각이 계속 들정도. 무어성은 전체적으로 정문에서 양옆으로 꼭대기가 있었는데 먼저 좌측 꼭대기부터 향했다. 오르면서 신트라 도심도 보니 가슴이 뻥 뚤리는 기분. 사실 신트라에 볼거리가 정말 많은데 그놈의 기차때문에...많은걸 포기했다 ㅠㅠ(크레덴시알 발급도 한몫하지만)

좌측 꼭대기에 오르니 가장먼저 페나성이 눈에 들어온다. 색깔이 알록달록 칠해진 성이라니 빨리가서 보고싶었다. 그리고 성 밑을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 같이 오른 사람이 사진을 찍어달라길래 한컷 찍어주고 나도 페나성 배경으로 한컷 찍었다. 그리고 내려와서 반대쪽 꼭대기로 향했다. 반대쪽에서는 좀더 도심이 잘 보였는데 사실 도심이라기 보다는 작은 마을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는것같다. 그리고 바다도 보인다. 리스본에 꼭 와보고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 바다였다. 대항해시대의 기분을 느낄수있는 도시. 불과 여행한지 이제 하루밖에 안되었지만 벌써부터 너무나 벅찼다. 그리고 이 성을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너무 좋아서 아무생각없이 꼭대기에서 바람을 맞으며 서있었다.

 

이제 페나성으로

무어성을 내려오는데 왠 고양이 한마리가 눈에띈다. 도망가지도 않고 자기혼자 몸 청소하기 바쁘다. 나와 아까 꼭대기에서 찍은사람이랑 고양이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기 바빴다. 그러다가 버스시간이 다되어가서 막 뛰어서 정류장까지가니 아직 버스가 오지않았다. 버스타고는 다음정거장이라 채 5분도 안걸리지만 걸어서가면 그 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어차피 몇일뒤면 걷기싫어도 걸어야하는데 일단 버스탈수있으면 버스를 타야지!! 버스는 금새왔고 페나성에도 금방 도착했다.

페나성입구에서 페나성까지 단돈 2유로만 내면 데려다주는 미니버스가 유혹했지만 나는 걸어가기로했다. 걸어가는데 한쪽길에 왠지 성으로 가는 지름길이 보였다. 나무가 쓰려져서 가로막았지만 왠지 그곳이 길이 맞는것 같았다. 길이 정비가 안되고 돌에는 이끼가 껴있지만 왠지 그곳이 맞는것 같았다. 그래서 가보았는데 점점 올라갈수록 성에 가까이 간다. 역시 여기가 뒷문으로 가는길이구나!! 신나서 가는데 길이 막혔다. 뒷문은 맞는데 돌로.. 아니 콘크리트로 막아버렸다. 젠장. 다시 돌아가야겠네

겨우겨우 페나성으로 들어갔는데 낡으면서 화려하지만 소박한느낌? 뭔가 알수없다 그런데 좋다. 생각보다 성이 작았는데 색들이 너무 맘에들었다. 보통 성이라고 하면 단색이든지 벽에는 돌로 되어있어서 색이 잘 안칠해져 있는데 페나성은 타일도있고 노란색, 빨간색이 너무 맘에들었다. 아쉬운점은 역시 흐릿한 날씨 ㅠㅠ 3명이서 여행왔는지 사진을 찍어달라길래 사진도 찍어주고 성 구석구석을 구경했다. 어차피 다른곳 갈수도없고 성이나 열심히 구경하자는 마음으로.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성들은 이렇지 않다는게 아쉬웠다. 성벽은 남아있지만 성은 남아있지 않은 곳들이 많아서...

 

한국에서 밀반입된 스마트폰

페나성 구경을 마치고 다시 신트라 시내로 내려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그런데 어디선가 울리는 '띵 띵 띠리띵' 의 SKT 특유의 소리. 한국인인가? 싶었는데 중국인이다. 그걸 보자마자 아 저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바로들었다. 일단 삼성스마트폰에서 전부 저소리가 나는게 아니라 기종별로 대응하는 통신사가 다르고 통신사별로 특유의 시작음이 내장되어 있는데 이건 바꿀수가없다. 그런데 그 SKT 시작음을 내면서 켜지는 폰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이면 우리나라에서 밀반입 된 폰을 사서 쓰는 중국인이 아니면 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뭐 내가 거기다대고 시비를 걸수도 없고 여기서 이 소리를 들을정도면 확실히 중국으로 아니 전세계로 많이 반출되는구나를 느꼇다.

 

눈으로 구경만 한 호까곶

버스를타고 시내로 다시 내려와서 호까곶을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시간표를 알아봤는데 이것도 장난이 아니다. 1시간이나 남았다. 그래서 엄청 고민하기 시작했다.

'점심을 못먹어서 배고프긴 했지만 이건 이미 배고픈 시간을 지나서 괜찮고 호까곶을 가면 아마도 구경을 못할꺼 같은데 그냥 기차타고 리스본을 가서 구경하다가 호스텔을 갈까?'

'그래도 호까곶을 보기위해서 온건데 봐야할텐데....'

버스 시간을 계산해가면서 내가 선택할수 있는 루트는 총 4가지가 있었다.

1. 일단 호까곶을 가는 버스를 타고 호까곶은 버스에서 구경만하고 까스까이스까지 가서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돌아온다.

2. 일단 호까곶을 가는 버스를 타고 호까곶에서 내린뒤 다시 신트라로 오는 버스를 타고 신트라에서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돌아온다.

3. 일단 호까곶을 가는 버스를 타고 호까곶에서 내린뒤 구경을 하고 다음버스로 까스까이스까지 가서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돌아온다.

4. 그냥 지금 리스본가는 기차를 타고 리스본에서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간다

이 고민을 하게된 가장 큰이유는 다름아닌 8시에 시작되는 바베큐파티때문!!! 이미 티켓을 사놨기때문에 꼭 가야했다. 그리고 유럽의 겨울은 해가 짧아서 금방 지는것도 문제였고. 고민끝에 1번이나 2번을 택하기로 했다. 둘다 리스본 도착시간은 비슷한데 만약 호까곶을 갔는데 이미 해가 져버리면 큰 의미가 없어서 일단 가고 보기로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동안 신트라 시내를 돌아다녔다. 그냥 조용한 유럽의 시골마을풍경. 이런 한가로움이 너무 맘에들었다. 다음에 날씨좋을때 한번더 와봤으면... 신트라역 앞에 유명한 중국집이 하나 있는데 그곳음식이 맛있다그래서 먹으려고 했지만 문을 안열었다. 역 안에는 피자헛이 있지만 그래도 첫끼인데 피자헛에서 달랠수는 없고... 결국 굶은상태로 버스를 타고 일단 호까곶으로 향했다. 가는데 점점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어둑어둑 해졌다. 그리고 호까곶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떨어져서 어둠이 찾아오기 바로 직전이다. 내려도 아무것도 못볼것같아서 아쉽지만 창문으로 열심히 구경했다. 다음에 꼭 다시올께....ㅠㅠ

 

다시 리스본으로

결국 버스에서 내리지않고 까스까이스까지 향하는데 안개가 잔뜩끼어서 어두운데 밤이라 정말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겨우겨우 까스까이스에 도착했지만 이미 저녁이다. 그래봤자 6시였는데.... 어차피 이곳은 여름 휴향지라 구경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마찬가지이다. 거리에는 큰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분위기있었지만 일단 나는 바베큐파티를 위해서 리스본으로 가야한단말이다. 기차역으로 가서 카이스 데 소드레행 열차를 탔다. 까스까이스에서 기차를 타면 로시우역이 아니라 소드레역에 도착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청량리역하고 서울역의 느낌이랄까?

열차를 타고 가는동안 지루해서 노트로 게임을 하는데 앞에 꼬마아이가 뒤를돌아 쳐다본다. 신기한듯이 계속 쳐다보길래 한번 씩 웃어주고 계속 게임했다. 엄마는 부끄러운지 빨리 똑바로 앉으라고 하는데 애는 계속 뒤를돌아보다가 금방 내렸다. 소드레역에 도착해서 다시 숙소까지 걸었다. 아침에 크레덴시알을 발급받은 성당과 가까이 있어서 길을 이미 알아서 오늘은 절대 헤맬일이 없다!!!

가는 중간에 화려하게 장식한 시청도 보고 지나가는데 피자집이 눈에 들어온다. 아..피자냄새 ㅠㅠ 난 바베큐 먹어야 되니까 참고 가야지. 생각해보니까 점심도 안먹었다. 리스본 개선문을 지나면서 아우구스타 거리를 지나는데 어젯밤에는 느끼지 못한 야간의 기분을 또 느낄수가 있었다. 어제는 조용했는데 또 색다른 느낌. 일단 숙소에 빨리가자

 

바베큐파티!!!

숙소에 도착하니 시간이 조금 남아서 일단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누워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하고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시차도 있고해서 많은 대화는 못나누고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노트에 정리하고 내일 갈곳을 찾아보았다. 시간이 되어서 거실로 나갔는데 사람들이 많이있다. 알고보니까 내가 묵었던 알파마 파비오 호스텔이 연합되어있는 3개의 호스텔이 있는데 그곳에서 돌아가면서 요일별로 파티를 한단다. 오늘은 내가묵은 숙소에서 바베큐파티를 하는날. 일단 아직은 어색해서 어색어색하게 있었는데 일단 같은방을 쓰는 동양인 2명에게 말을 걸었다. 이 남자 2명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인데 방학이라 놀러왔단다. 둘다 동갑으로 보이는데 21살과 28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같은 테이블을 잡아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필리핀에서 온 친구와도 이야기하고 노르웨이에서 온친구랑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어떻게 왔냐고해서 이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니까 다들 신기해 하기도하고 군대이야기하면 또 신기해하고 나도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듣고 재미있는 시간. 물론 영어가 짧아서 살짝 답답한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통한다 ㅋ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DJ가 강남스타일을 틀기 시작했다. 뭐야 말도안되 강남스타일이 이정도라고? 비행기에서 듣긴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사람들이 전부다 안다. 그리고 갑자기 나온 아저씨 한명이 열심히 강남스타일을 춘다. 사실 밥먹으면서 반대테이블에서 계속 눈에띄던 분이였는데 이제 확실해졌다. 다같이 강남스타일을 추고나서 분위기 이어서 마카레나까지 췄다. 위아더월드~

아까 춤을줬던 분에게 다가가서 한국인이냐고 한국말로 물었더니 맞단다. 긴가민가했는데 내 옆에있던 애들이 일본애들이라 나도 일본인인줄 알았단다. 우리호스텔은 아니고 연합되어있는 다른 호스텔인데 여기가 정말 좋은것 같다면서 내일 하루는 방빼고 여기와서 자야겠다고한다. 그리고 여기가 가격이 좀더 싸니까! 정말 오랫만에(사실 그래봤자 3일인데) 한국말로 대화를 하다가 다시 각자 테이블로 헤어졌다. 바베큐와 상그리아 그리고 음악과 춤까지... 이제 둘째날 밤인데 너무 좋은 경험이다... 그리고 2달간의 여행중에 가장 기억이 또렷한 밤이다.

 

내일은 다같이 함께

어느정도 파티가 끝나고 같은 테이블에 있던 동양인 4명이 모였다. 잠이 안오는 데다가 필리핀에서 온 친구가 내일이면 다시 집으로 가야한다고 해서 같이 놀자고했다. 그렇게 한국인과 일본인2명과 필리핀인 4명이서 카드놀이를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어제 새벽에 내가 헤매고 들어왔을때도 이들은 카드놀이를 하고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친숙한 게임이였는데 방식과 이름이 살짝 달랐다. 지금 생각하려니까 기억은 안나지만 새벽 2시까지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카드놀이를 했다. 그냥 이런저런 별 시덥지않은 이야기 하면서 웃고 떠들고 하다보니 어느새 2시 30분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필리핀 친구가 제안을 했다.

"내일이면 나는 다시 가는데 내일은 뭐해??"

"(3명모두) 별일 없는데 왜??"

"내일 아침에 근처 산조르제 성을 들렸다가 갈 생각인데 같이갈래?"

"그래 좋아좋아!!"

"그럼 내일 아침 10시에 여기서 출발하자"

"이제 마지막판 하고 각자 자고 내일아침에 보자고!"

그렇게 내일은 다같이 다니기로 하고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