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writing/유럽여행기....Europe

130125 - 여행 43일차(파리, 베르사유 궁전)

오늘 아침도 시리얼

어김없이 눈을뜨고 씻고 아침을 먹기위해 내려갔다. 어제는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었는데 솔직히 가격대비 별로 좋은선택은 아닌것 같았다. 그래서 어제 마트에 간김에 빵과 시리얼을 사서 우리가 직접 우유에 부어먹었다. 둘이서 시리얼사서 빵먹고 우유부어먹어도 한사람 가격보다 싸게먹힌다. 혹시나 아침을 버젓이 팔고있는데 우리가 따로 먹으면 안되나 싶어서 물어보니 다행히 거기까지는 허용을 해줬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부분에서 민감하게 나온다. 어쨌든 뭐 우리는 무사히 아침을 먹고 오늘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은 떼제베 티켓예약부터

오늘 첫 목적지도 어제와같이 몽파르나스 타워(Tour Montparnasse)였다. 다른점은 타워 지하에 위치한 역으로 가는것.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다가 베르사유까지 가는 RER이 시작하기도 하는 곳이라서 참 편했다. 그리고 떼제베 티켓까지 예약도 할수있고. 내일 스위스로 넘어가야 하는데 아직까지 티켓을 예약을 안했다. 정말 여름 성수기라면 큰일날뻔. 파리로 넘어올때 그렇게 당했어도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보다. 다행히 아침에 정신차려서 내일 스위스가는 티켓을 예매하기위해 창구로 갔다. 처음엔 베른으로 가려고 했는데 이미 아침시간에 베른가는 티켓은 마감이 되었단다. 유레일패스로 예약할수 있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먼저 선택을 해야했는데 결국 늦었다. 그래도 2안으로 마련했던 로잔으로 가는 티켓은 아직 자리가 있다고해서 이상없이 2장을 예약했다. 예약비는 물론 9유로. 이제 내일 스위스까지는 시간만 맞추면 갈수있게되었고 조금은 마음 편하게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베르사유 궁전으로 출발

RER을 타고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했다. 처음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올때도 그랬지만 프랑스 교외선은 은근 시설이 좋다. 2층열차로 되어있고 나름 쾌적한편. 하지만 관리가 안되어서 자세히 들어다보면 엉망이다. 지하철은 뭐 말할것도 없고. 창밖으로 눈덮인 도시를 보고있었더니 기차는 점차 파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나라 양재동의 느낌처럼 불과 몇분전에는 도시로 번잡했던곳이 이제는 밭이있고 시골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저 멀리는 높은 빌딩들이 몇몇개 보이지만 바로 앞은 뭐 시골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닌데 파리에서 이런 풍경을 느끼니 조금 낯선 기분도 들었다. 그렇게 무사히 베르사유에 도착! 베르사유로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RER이 제일 싸게먹힌다. 예전에는 유레일 패스로도 되었지만 지금은 안되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숙소 근처에 역이 있어서 편하게 왔다. 대신에 베르사유 궁전까지는 거리가 조금 되어서 열심히 걸어갔다.

 

베르사유 궁전(Chateau de Versailles)

베르사유 궁전을 멀리서 바라봐도 그 위용이 들어났다. 저 멀리서도 눈에띄는 금색장식때문에 한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비올것같이 꾸리꾸리해서 뭔가 음침한 분위기도 함께 들었다. 여름 성수기때 방문하면 사람들로 북적이고 티켓사는데만 몇시간이 걸리는 곳이지만, 겨울이라는 특성상 일찍 도착한편도 아니었는데 티켓도 금방 샀다. 궁전 앞에 버스 주차장이 있는데 버스의 상당수가 하나투어가 쓰여있다. 안에 들어가면 한국인들이 어마어마하게 많겠구만. 여행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는게 꺼려진다기 보다는 왠지모르게 단체관광객은 시끄럽고 피해를 준다는 편견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알게모르게 한국인 단체관광객과 마주치면 그냥 모른체하고 지나가는 편이다. 내가 나중에 단체로 가도 똑같이 시끄럽겠지?

그런데 티켓을 사고 입장을 하려는데 왠 거지같은 팻말이 붙어있다.

"오늘 정원과 마리앙뜨와네트 구역은 열지않습니다"

이런 젠장. 눈내린 정원을 걸으면서 여유로운 기분을 좀 만끽하려고 했는데 정원을 열지 않는다. 그러니까 궁전만 볼수있다는 소리였다. 그러면 여기에 온 의미가 전혀 없는데.... 궁전도 궁전이지만 넓은 정원과 앙뜨와네트가 지냈던 지역을 보고싶어서 온것이 더 컸었다. 친구와 함께 쌍욕시전하면서 일단 왔으니 궁전은 들어가야하고 들어갔다. 그러면서 돈은 똑같이 받아먹고있네.

결국 정원은 궁전안에있는 모형을 보는것으로 끝냈다. 궁전도 크기가 어마어마한데 정원에 비하면 그냥 정문정도의 느낌이었다. 가이드북이 있긴했지만 오디오 가이드가 있었기때문에 한국어로 설명을 들으면서 차례차례 둘러봤다. 그냥 전체적인 느낌은 아 돈지랄 엄청했구나. 정도? 중간중간 창문으로 정원을 계속 바라보기만 하다가 궁전을 둘러보고 나왔다.

 

벌써 파리로?

정원을 못들어가서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많이 붕 떠버렸다. 사실 궁전은 대충 둘러보고 정원을 위주로 보려고 했었는데 궁전만 볼수있어서 궁전을 진짜 하나하나 다 둘러보고 오디오가이드도 왠만하면 다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런데 여기서 더이상 할것도 없고 일단 파리로 돌아가기로했다. 돌아가기전 역 앞에있는 슈퍼에서 감자칩 한봉지를 사고 기차안에서 계속 먹었다. 진짜 고작 0.6~8유로정도면 봉지 한가득에 감자칩이 담겨있는데 너무좋다. 과자는 역시 감자칩이지. 아무튼 그렇게 파리에 도착해서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허탈한 마음도있고 오른 저녁에 야경을 보기로 했었는데 아직 시간도 많아서 일단 숙소에서 잉여롭게 쉬기로했다.

 

상젤리제 거리(Avenue des Champs-Elysee)

오늘은 정말 본격적으로 야경을 보기로한날. 게다가 에펠탑과 개선문은 오늘만 보기로해서 귀찮아도 저녁에는 나가야했다. 방에서 조금 쉬다보니 또 나가기가 귀찮아졌지만 일단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발. 어제 여행을 마쳤던 상젤리제 거리에서 부터 시작했다. 확실히 대도시라 그런지 그동안 다른 도시에서 느꼈던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의 차들이 다니고있었다. 우리나라 시내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리스본이나 포르투는 말할것도 없고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서도 이정도의 차는 느낄수가 없었다. 마드리드는 그래도 많은 편이었지만 파리에 비해서는 새발의 피. 수많은 차들이 지나다니고 길가에 명품샵이 즐비한 상젤리제거리로 일단 도착했다. 저 멀리 개선문을 보고 그곳을 향해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명품샵에 들어가봤자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고 중간에 아디다스가 있길래 들어가서 한번 둘러보고 H&M도 한번 들어가보고했는데 막상 살만한것도 세일하는것도 없어서 눈으로만 봤다. 아디다스는 우리나라나 여기나 비슷비슷. 중간에 벤츠 매장이 있었는데 박물관식으로 컨셉카들도 전시해놓고 기념용품도 팔고하는 매장이 있었다. 괜히 그곳도 들어가보고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거리를 지나가는데 왠 람보르기니가 주차되어있고 무슨 푯말이 보인다. 15분인가에 얼마씩받고 람보르기니에 타볼수가 있었다. 외국도 이런건 똑같구나. 우리나라와 다른점이라면 대놓고 장사를 한다는거? 이런저런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개선문에 도착했다.

 

개선문(Arc de Triomphe)

드디어 개선문에 도착했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과 투톱을 이루는 개선문. 문 가운데는 사람들만 다닐수가 있었고 도로는 로타리 형식으로 되어있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모습에 계속 바라보았다. 오늘밤은 날씨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딱히 개선문에 올라가지는 않았다. 지금생각하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알게모르게 개선문은 날씨 맑은날 올라가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잡고있었다. 에펠탑은 비싸니까 패스. 여행자체가 비싼건 최대한 자제하는게 많아서 이것저것 제약이 상당히 많았다.

개선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이제 에펠탑이나 가기로했다. 사실 길을 건너서 개선문 아랫쪽까지 가고싶었지만 같이간 친구가 별로 내켜하지 않는것같길래 그건 포기. 혼자였으면 가서 난리치다가 왔을텐데 이런건 역시 조금 아쉽다. 개선문 바로앞에있는 상젤리제 거리쪽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가운데에 중앙선이 복선으로 한두사람정도는 가운데 서있을만한 공간이 있었다. 그래서 길을 건너다가 중간에 서서 그 자리에서 개선문을 찍었다. 찍고보니 초점을 수동으로해서 나간걸 나중에야 확인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제대로 사진찍으면 참 잘나올것 같았다. 나는 망쳤지만.

 

에펠탑(Tour Eiffel)

다음 목적지는 에펠탑인데 지도도없고 그냥 방향감각으로 때려맞추면서 가는수밖에 없었다. 중간중간 버스정류장 같은곳에 있는 지도를 참조해서 걸어가는데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바람도 많이불고 점점 추워진다. 확실히 북쪽으로 올라오긴 한것같다. 고작 코트와 넥워머로 버텨야하는데 어딜 들어가는것도 아니고 계속 밖에만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추워졌다. 이 복잡으로 스위스와 독일도 다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추위에 적응부터 하기로했다. 원래 추위를 잘 타는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는 춥다. 그렇게 파리의 밤 골목을 헤매면서 겨우겨우 에펠탑을 찾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그장소와는 조금 달랐지만 어쨌든 에펠탑을 찾았다. 신나서 걸어가면서 세느강 건너편에서도 한컷찍고 여러개 찍었다. 마침 정시가되면 전체적으로 빤짝빤짝 빛나는 조명을 틀어주는 순간에 도착해서 진짜 사진을 잘 건졌다. 에펠탑은 구경을 했고 뒤에있는 사이요 궁(Palais de Chaillot)의 전망대에서 에펠탑을 볼까 생각했는데 추운것도있고 이걸로 봤으니까 그냥 가자라는 생각으로 사이요궁은 패스했다.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긴했고 사실 추운게 진짜 컸다. 길을 헤매는바람에 개선문에서 에펠탑까지 걸어오는데만 30분 이상을 허비한것 같으니까. 당연히 전망대는 안올라갔다. 이건 사실 너무 아쉽다.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서 본 파리의 야경은 어떤모습일까 궁금했는데, 나중에 오면 봐야겠다. 이번엔 전체적으로 느꼈으니 다음엔 좀더 세부적으로 느끼는 여행이 되겠지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겨우겨우 야경 산책(?)을 마쳤다. 거의 4~5시간가량을 밖에서 추위에 맞서며 계속 걸어다녔다. 적어도 파리에서 보고싶은건 다 봤으니 그래도 소정의 목표는 달성. 몽마르뜨 언덕쪽은 아예 가지도 않았는데 뭐 흑인들이 강매하는것도 많다고하고(이건 그냥 무시하면 되긴 하지만) 그냥 별로 안끌렸다. 다음에는 그쪽으로 한번 가봐야지. 내일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스위스로 가는 떼제베를 타야하기때문에 오늘 왠만한 짐을 얼추 싸놨다. 저녁을 먹으면서 역시 맥주한잔하고 그냥 이야기는 별로 안하고 각자 생각을 했다. 사실 별 생각은 없었다. 파리에 대한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걸까? 생각보다 임팩트있는 도시는 아니었다. 아니 그냥 베르사유 궁전가서 정원을 못걸어다녀서 마음이 뒤틀렸나보다. 이럴꺼면 그냥 몽셀미셀갈껄...

 

 

[사진....photo/12-13 유럽여행....Europe] - 130125 - 여행 43일차(파리, 베르사유 궁전)